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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부족에 WTO 패소로 ‘한계’

기사승인 [113호] 201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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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기획] 중국 희토류 산업 ① 미국 압박 카드?

희토류는 가장 주목받는 물질이다.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같은 첨단기술 제품에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계 매장량의 30~40%,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희토류 대국’이 중국이다. 무역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중국은 희토류 원료로 생산한 소자, 부품, 반도체 등을 선진국에 의존한다. 희토류를 ‘무기화’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더욱이 자체 소비량이 많아 중국은 2018년 희토류 순수입국으로 바뀌었다.  _편집자

리류첸 黎柳茜 뤄궈핑 羅國平 <차이신주간>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가운데)이 2019년 5월20일 장시성 간저우시의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업체 진리영구자석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 희토류 산업에 관심이 쏠렸다. 북방희토그룹이 발표한 2019년 7월 희토제품 가격을 보면, 프라세오디뮴+네오디뮴 산화물과 네오디뮴산화물 가격이 5월 대비 t당 8.27위안(약 30%)씩 올랐다. 남방희토그룹이 7월9일 발표한 중(重)희토 가격도 마찬가지다. 5월20일과 비교해, 디스프로슘산화물은 t당 172만위안에서 200만위안, 테르븀은 t당 340만위안에서 410만위안(약 7억원)으로 올랐다. 
 
5월7일부터 6월 말까지 희토류 영구자석 주가도 30% 넘게 올랐다. 진리영구자석(金力永磁) 주가는 두 달 사이 4배나 폭등했다. 자본시장의 뜨거운 관심은 5월 중국 정부가 잇달아 희토류 산업을 언급한 것에서 비롯했다. 중-미 무역갈등에서 희토류 위상이 복잡해졌다.
 
세지 않은 발언권
중국 희토류 연간 생산 규모는 1천억위안(약 17조원) 수준이다. 비철금속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각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희토류는 재생할 수 없는 중요한 전략자원이다. 광전자기 등 물리적 특성이 우수해 ‘공업용 황금’이라 한다. 컴퓨터와 전기자동차, 풍력발전기, 발광다이오드(LED) 부품, 로봇, 군수장비 등 여러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쓰인다. 중국이 세계 매장량의 30~40%를 보유하고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중-미 무역갈등에서 희토류가 왜 중국의 ‘비장의 카드’가 됐을까? 미국은 희토류 자원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미 지질조사국이 2월 발표한 ‘2019 광물자원 개요’를 보면 미국의 희토류 화합물과 금속의 수입 의존도가 100%였다. 2014~2017년 미국은 주로 중국, 에스토니아, 프랑스, 일본에서 희토류를 수입했다. 그 가운데 중국이 80%를 차지했다.
 
두 나라 무역전쟁은 대부분 ‘쌍방 손실’로 끝난다. 일부에서는 희토류를 무기로 삼아 미국을 억제하자는 주장을 편다. 하지만 2010년 중국과 일본 사이에 비슷한 상황이 일어났는데 경제 관점에서만 보면 중국은 흡족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6월29일 중국과 미국 정상이 일본 오사카에서 만났다. 미국은 더 이상 중국 상품에 추가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두 나라는 다시 무역협상을 시작했다. 그러자 자본시장에 불었던 ‘희토류 열풍’은 곧 사그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상황이 또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30년 동안 중국 희토류 산업은 국제분업에 편입됐다. 중국은 희토류 채굴·선별·분리·정제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했지만 첨단기술과 응용은 여전히 취약하다. 핵심 제조 기술을 갖춘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중국에서 희토류 원료를 수입해 첨단제품을 가공했다.
 
장안원 중국희토학회 부사무국장은 “지금 중국은 ‘희토류 대국’이지 ‘희토류 강국’은 아니다”라며 “특히 응용 분야 핵심기술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세계 희토류 원료의 70~80%를 공급하지만 여전히 발언권이 약하다. 특히 희토류 원료로 생산한 소자, 부품, 반도체부터 완성품까지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희토류 전방산업의 핵심기술과 제조업을 육성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출 통제 어려워
5월9일, 미국 정부는 5월10일부터 2천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상품에 추가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희토류 제품은 추가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5월13일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6월1일부터 미국산 일부 수입상품에 추가관세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미국산 희토류 관련 상품에도 5~25% 관세를 매겼다. 
 
겉으로는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수입한 희토류 제품 원가를 올린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으로 다시 수출할 제품이기 때문에 미국 기업 원가 부담이 커졌다.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희토류 제품은 수량이 많지 않다. 선완훙위안 증권 분석가는 2018년 중국이 수입한 미국산 희토류 산화물은 1.3만~1.4만t으로 중국 연간 수요의 9%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쥔 무역보복 카드는 희토류 제품의 미국 수출을 직접 제한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희토류 카드’가 단기적으로 미국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중(中)희토류와 중(重)희토류에서 중국은 강점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득보다 실이 크다.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하면 중국 기업이 타격을 받는다. 중국은 희토류 수출 대국이기 때문이다. 
 
희토류 자원과 분리·정제 기술을 중국만 보유한 것이 아니다. 세계 여러 지역에 희토류 광산이 있다. 외국에서는 희토류 분리·정제 공정이 환경오염 때문에 제약을 받는다. 생산원가도 중국과 경쟁이 안 된다. 하지만 선진국은 희토류 첨단제품에서 강세를 보인다. 중국이 원료 수출을 금지하면, 외국이 희토류가 함유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 “원료를 주지 않으면 우리도 제품을 주지 않겠다.”
 
2010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사건’으로 중-일 관계가 악화하자,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줄였고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다. 2012년 3월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이 희토류·텅스텐·몰리브덴 3종을 놓고 중국의 원자재 수출 관리 조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2014년 8월 WTO는 중국 조처가 세계무역규칙과 중국이 WTO 가입 때 한 약속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결국 중국은 2015년 희토류 수출할당 조처와 수출관세를 철회했다. 
 
WTO 규칙에 따라 자원과 환경 보호,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 투신취안 대외경제무역대학 중국WTO연구원 원장은 “중국이 희토류에 대해 재생할 수 없는 귀중한 자원이고 생산과 가공 과정에서 환경을 오염시킨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더 좋은 환경보호 방법을 찾을 수 없을 때, 정부가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 “중국은 이 조건을 증명하기 힘들었고 결국 패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WTO 분쟁에서 패소한 뒤 중국은 산업정책으로 희토류 수출을 통제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만을 겨냥해 수출을 통제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은 어쨌든 원료를 다른 나라로 수출해야 하고 미국이 그 나라에서 원료를 수입하면 되기 때문이다.

각국 대응
다른 국가도 위험 대비에 들어갔다. 일부 국가는 자체 희토류 공급망을 구축했다. 시장정보 제공업체 루이다오(瑞道)금속 분석가는 “2009년부터 30여 개국 200여 기업이 400건 넘는 희토류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미국도 몇 년 전부터 희토류 광산 채굴을 다시 시작했다. 2010년 말 몰리코프가 거액을 투자해 마운틴패스광산의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 광산은 계속 적자를 냈고, 2015년 몰리코프는 파산했다. 2017년 MP마인오퍼레이션(MPMO)이 이 광산을 인수해 조업을 재개했다. MPMO는 미국 자본인 JHL캐피털, QVT파이낸셜과 중국 성허(盛和)자원이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다. MPMO의 우선주 지분 9.99%를 보유한 성허는 MPMO와 전매계약해 해당 광산에서 채굴한 정광을 모두 사들였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채굴·선별·분리·정제 단계에선 중국이 기술과 원가경쟁력을 갖고 있다. 미국은 희토류 광산만 있고 분리·정련 공장이 부족하다. 마운틴패스광산에선 지분을 가진 중국 회사가 채굴한 희토류 광석을 중국으로 운반해 분리와 정제 작업을 했다.
 
미국 정부와 업계는 희토류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2019년 4월 미 국방부는 조달 규칙을 수정해 중국산 희토류 영구자석 구매를 금지했다. 미국 희토류 업계 전문가는 이것이 미국 희토류 산업을 재건하는 전환점이라고 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필수 광물질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하기 위한 연방 전략’이라는 대통령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를 근거로, 2018년 5월 미 내무부가 발표한 35가지 필수 광물질 최종 명단에 희토류도 포함됐다. 미국 에너지부 국가에너지기술실험실(NETL)은 2014년부터 석탄에서 희토류 원소를 회수하는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을 연구했다.
 
오스트레일리아도 희토류 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2011년 라이너스는 마운트웰드광산 채굴을 시작했다. 희토류 제품을 일본·중국·유럽·북미에 팔고, 말레이시아에 분리·정제 공장을 세웠다. 중국 외 지역에 있는 대형 희토류 가공공장이다. 2019년 5월 라이너스는 미국 화학기업 블루라인과 공동으로 미 텍사스주에 희토류 분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8년 오스트레일리아 노던미네랄스는 브라운스 레인지의 희토류 사업을 시작했다. 중국 기업 이외의 주요 디스프로슘 생산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다. 디스프로슘은 신에너지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간접적으로 쓰인다. 서부 지역 얀기바나의 희토류 사업을 준비하는 헤이스팅스는 2021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일본은 희토류 자원이 빈약하지만 소비는 많은 국가다. 일본 정부는 일련의 정책으로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 노력했다. 2006년 일본은 ‘국가에너지자원전략 신계획’을 발표하고 희토류, 백금, 인듐을 비축 대상에 추가했다. 일본은 희토류 재활용, 대체재 개발, 심해자원 탐사에도 집중하고 있다. 
 
* 2019년 9월호 종이잡지 17쪽에 실렸습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27호
博弈稀土
번역 유인영 위원
 

리류첸 등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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