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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국, 수출 늘어 환호 육류 소비구조 변화도

기사승인 [115호] 201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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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UE] 돼지열병 휩쓴 중국- ② 파장

 두차이차이 杜偲偲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2월 중국의 전통 명절인 춘제가 지난 뒤 저장성 타이저우에서 열린 ‘돼지 선발 대회’에 출품된 돼지들이 붉은 천에 덮여 진열돼 있다. REUTERS
2019년 1~7월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예년보다 현저하게 늘어 100만t에 이르렀다. 농업농촌부 자료에 따르면 7월 수입량은 18만2200t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67% 늘었다. 최근 10여 년 동안 월별 수입량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왕지민 농업과학원 농업경제연구소 교수는 최대 150만t이던 연간 수입량이 올해 200만t을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육류 공급이 부족하면 수입육 가격이 오르는데 거래 체결이 아니라 가격만 문의해도 일주일마다 가격이 달라졌다. 너무 자주 물어보면 가격이 무섭게 올라갈 것이다.” 
중국 가격정보 사이트 ‘줘촹즈쉰’의 리징 분석가는 “돼지고기 수입육을 저장하는 무역업체들 냉동창고가 가득 차서 추가로 냉동창고를 빌린 업체도 있다”며 “돼지고기 비축량이 너무 많아 대다수 무역업체가 자금 압박을 받을 정도”라고 밝혔다. 돼지시장 정보제공업체 ‘소우주왕’ 펑융후이 수석분석가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 돼지고기 생산업체와 무역업체가 흥분제를 맞은 것 같다. 중국의 돼지고기 공급이 많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바쁘게 움직이며 가격을 올렸고 중국 수입업체를 찾았다. 중국 수입 수요가 너무 커서 세계 육류 무역이 활발해졌다.”
 
무역마찰 여파
국제시장에서 유럽연합(EU)과 미국, 캐나다가 주요 수출국이다. 화촹(華創)증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세계 돼지고기 수출 총량은 845만t으로, 유럽연합 27개국(293만t·34.7%), 미국(266만t·31.5%), 캐나다(133만t·15.7%), 브라질(73만t·8.6%) 차례였다. 중국도 이들 국가에서 돼지고기를 수입했다. 하지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폴란드·우크라이나·루마니아·헝가리·라트비아 등 동유럽에서 기승을 부리고 서유럽 돼지고기 생산지로 확산됐다. 독일, 스페인, 덴마크 등 중국이 수입하는 돼지고기 생산지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다음으로 돼지를 많이 사육하는 양돈국이다. 2018년 중국이 수입한 돼지고기 가운데 미국산 비중이 세 번째로 많았다. 그런데 미-중 무역마찰이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에 차질을 빚었다. 중국은 여러 차례 미국산 돼지고기에 추가 관세를 부과해 누적 관세율이 60%까지 치솟아 미국산 수입을 억제했다. 
펑융후이는 말했다. “미국산 돼지고기는 유럽연합산과 가격이 비슷하다. 정상적 상황이라면 대량으로 수입했을 텐데 지금은 유럽의 돼지고기를 쓸어오고 있다. 추가 관세가 사라지면 중국 최대 육류가공기업 솽후이 혼자 미국산 수십만t을 수입할 수 있다.”
중국의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미-중 무역마찰에서 “좋은 수단이 아니라고 할 순 없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이 많으면 좋다. 중국에서 돼지고기가 부족한 상황은 일반적이지 않다.”
2018년 중국이 브라질에서 수입한 돼지고기 물량이 갑자기 늘었다. 세관에 따르면 2018년 브라질산은 15만t으로, 전체 수입량의 12.5%를 차지했다. 2019년 돼지고기 수입 대상국이 하나 더 늘었다. 리징은 “아르헨티나산 돼지고기 300t이 10월 초 상하이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아르헨티나 돼지고기 수출업체 회장에 따르면 올해 1만8천t이 중국에 수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소고기
국제시장에서 돼지고기 공급량이 부족해지자 소고기를 비롯한 대체품 수입이 현저하게 늘었다. 2012년부터 중국의 소고기 수입량이 늘어 2018년에는 103만9천t에 이르렀다. 돼지고기 수입량과 비슷해졌다. 2019년 1월부터 소고기 수입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농업농촌부에 따르면 상반기 소고기 수입량은 69.77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9% 늘었다. 수입액은 32억5600만달러(약 3조8600억원)로 53.9% 늘었다. 주요 수입 대상국은 아르헨티나(21.7%), 브라질(21.4%), 우크라이나(20.3%), 오스트레일리아(18.1%)였다. 7월까지 수입한 소고기는 84만9천t이었다. 
세관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에 오스트레일리아산 소고기 수입이 62% 늘어나 12만6천t에 이르렀다. 냉장 유통 1만t, 냉동 유통 11만6천t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산 수입이 급증하자 관세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중국 해관총서는 8월15일 현재 오스트레일리아산 냉동 소고기 수입 신청량이 2019년 수입 허용량을 초과했다며 최혜국 관세율을 회복한다고 밝혔다. 관세를 6%에서 12.5%로 올린다는 뜻이다. 
베이징홍루이(泓睿)국제무역공사가 발표한 ‘세계 소고기 주간보고’에 따르면, 2019년 7월 중국이 처음으로 오스트레일리아의 주요 소고기 수출국 명단에 올랐다. 모두 2만8천t을 수입해 전년보다 배가 늘었다. 중국의 소고기 수입량이 우크라이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커졌다. 1~4월 52%, 6~7월 59%를 차지했다. 상반기에 아르헨티나산 소고기의 중국 수출도 전년 대비 108% 늘었다. 아르헨티나 전체 수출량 22만5700t의 72%를 차지했다.
왕지민 교수는 “올해 소고기 수입이 2018년보다 20만~40만t 늘어도 큰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업과학원 전문가는 2019년 수입량이 150만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브라질이 오스트레일리아를 대신해 소고기와 닭고기의 주요 수입 대상국이 됐다. 브라질은 소고기 생산량이 풍부해 몇십만t 정도 늘려도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 전문가는 현재 국제시장에서 소고기 가격이 최고가를 경신했다며, 수입 소고기와 중국산 소고기 가격이 모두 올랐다고 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국의 수입 소고기 가격 상승폭은 크지 않다. 판천쥔 네덜란드합작은행 농업식품연구자문 담당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올해 가뭄이 심해 축산농가가 소고기 사육을 포기하고 도축을 서두르면서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소고기 수출국인 남미 국가는 통화가치가 하락해 소고기 가격이 조금 내려갔다. 현재 남미공동시장 소고기 가격지수는 ㎏당 2.6~2.7달러, 브라질 비육우 가격은 ㎏당 2.4달러(약 2800원)까지 내려갔다. 본라이성훠(本來生活), 메이르신셴(每日新鮮), 허마셴성(盒馬鮮生) 등 인터넷 식품판매 기업은 시도 때도 없이 ㎏당 50위안(약 8300원) 이하인 수입 소고기 특가 행사를 열어 소비자 관심을 끌었다.
서양에서 주로 소비하는 육류인 소고기는 국제무역에서 항상 민감한 상품이다. 한국과 일본은 소고기 수입 문제로 미국과 무역갈등을 빚기도 했다. 사람에게 전염돼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광우병 문제로 논란도 많았다. 중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광우병이 발견된 나라의 소고기는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중국의 소고기 수요가 늘자 점차 제한을 풀었다.
2017년 미-중 소고기 무역이 재개됐다. 아일랜드,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등의 소고기 수입 제한도 풀었다. 2019년 6월17일 중국과 영국 정부는 제10차 경제금융대화를 열었다. 중국 재정부는 “양국은 영국산 소고기 수출 협정서 체결을 환영하며 2019년 말까지 영국 소고기의 중국 수출이 비준을 통과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국은 5년 안에 영국산 소고기의 중국 수출액을 2억3천만파운드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 2018년 11월 베이징 팡산구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자, 주변 농가 일대에 치사율이 높은 이 가축 전염병에 관한 안내문을 붙였다. REUTERS
달라진 육류 소비
소고기 수입이 계속 늘어나면 중국도 언젠가 한국이나 일본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국제시장 가격이 중국산보다 낮기 때문에 소고기 수입으로 중국 시장 가격이 하락하고 자국 축산농가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
“몇 달째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나 양고기를 먹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뒤 주변에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늘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영향으로 양돈업 구조가 재편되는 것은 물론, 돼지고기가 중심인 중국인의 육류 소비구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중국에서 돼지고기는 전체 육류 소비의 62.6%를 차지한다. 가금류가 22%, 소고기와 양고기가 13%에 불과하다. 
펑융후이는 “이런 소비 습관은 세계에서 보기 드문 사례”라며 “중국의 육류 소비구조와 산업구조가 불평등하고 불균형해 돼지고기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충격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닭고기, 돼지고기, 소고기가 각각 3분의 1씩 차지해 어느 한 종류의 공급이 부족해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비계와 살코기가 골고루 있는 돼지고기는 식감과 육질이 소고기나 양고기보다 중국인 기호에 더 맞는다. 하지만 영양성분을 보면 다른 고기보다 지방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고 단백질 함량은 낮다. 돼지고기를 너무 많이 먹으면 비만이나 심혈관 질환을 초래하기 쉽다. 판천쥔은 “건강한 식습관을 고려하고 이번 돼지열병을 계기로 다른 육류로 대체하는 습관이 굳어지면 앞으로 돼지고기 소비가 줄고 닭고기 소비가 늘 것”이라며 “돼지고기 공급이 회복되더라도 육류 소비는 원래 구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합작은행은 이번 돼지고기 가격 급등 이전에도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가 10~15%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판천쥔은 “돼지열병 때문에 소비자가 돼지고기 안전성을 우려해 소비를 줄였고, 가격이 오른 뒤부터는 가격이 소비를 억제하는 주요 요소였다”고 말했다. 
농업과학원 전문가에 따르면, 돼지고기 판매업자는 가격이 근(500g)당 15위안(약 2500원)을 넘어서면 가격 상승이 소비를 억제하는 효과가 뚜렷한 것으로 본다. 현재 대부분 지역에서 돼지고기 가격은 근당 20위안이 넘었다. 소고기와 양고기 가격이 근당 30위안 수준이어서 돼지고기 가격경쟁력이 사라졌다. 소고기와 양고기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은 돼지열병 영향도 있지만 소비구조 변화를 어느 정도 반영한다.
 
판매 부진 가시화
아시아 최대 농산물 도매시장인 베이징신파디(新發地)시장의 류퉁 통계부 경리는 최근 돼지고기의 하루 평균 출시량이 7월보다 9.3% 줄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매일 시장으로 운반된 돼지고기 일부는 팔리지 않아 다시 수송차량에 실려 도축장으로 돌아간다. 8월 내내 익숙한 광경이었다. 8월 초에는 도축장으로 돌아가는 비율이 10% 미만이었는데 8월 말에는 15~20%까지 올라갔다. 이 현상은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돼지고기가 팔리지 않는 이유는 가격이 너무 비싸서다.
류퉁은 “시장에서 돼지고기를 직접 사는 기업 구내식당이 8월 하순 이후 주문량을 월 초 대비 25~30% 줄였다”고 밝혔다. 대형 요식업체 구매량과 주문량도 25~33% 줄었고, 자영업자 구매량도 비슷한 비율로 줄었다. 반면 개인 소비자 구매는 얼마 줄지 않았다.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싼 도매시장을 찾는 일반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9월10일 국무원 판공청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뒤 생돈 생산 문제점이 드러났고 생산 안정화와 공급 확보 어려움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판공청은 돼지고기 자급률을 95%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2022년까지 산업의 구조전환과 고도화를 진전하겠다며 축산농장의 대형화 비율을 58%까지 올리겠다고 밝혔다. 2025년까지 산업의 전체 수준을 개선하고 대형화 비율을 65%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위캉전 농업농촌부 부부장은 9월11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중국의 돼지고기 수입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수입량이 가장 많던 해에도 중국 돼지고기 공급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에 불과했다며 “중국 국민이 먹는 고기는 원칙적으로 자급자족 방침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36호
豬少了,國人吃什麼?
번역 유인영 위원

두차이차이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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