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4050 고학력 학부모 아이비리그 목매

기사승인 [119호] 2020.03.01  

공유
default_news_ad1

- [FOCUS] 미국의 중국 유학생- ② 중산층의 욕망

 왕쑤 汪蘇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1월29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고교에서 음력 설 맞이 축하 행사가 열려 학생들이 중국 전통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일부 중국 학생의 행동은 미국인을 곤혹스럽게 한다. 뉴욕주립대 버펄로캠퍼스 국제입학관리 담당자 조지프 힌드라완은 “표절이나 부정행위에서 중국 학생의 개념이 미국 학생과 다르다”고 말했다. 어떤 학생은 시험문제지 사진을 몰래 찍어 후배에게 돈을 받고 팔았다. 학교는 신입생 교육 때 특별히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 중국 학생을 보면 부모가 부자인 ‘푸얼다이’(富二代)이거나 버릇이 없거나, 적응력이 부족해 학교를 그만두는 일도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미국 학생과 마찬가지로 훌륭한 학생도 있고, 그렇지 못한 학생도 있다.”
겉으로 보면 샤샤(25)는 언론에서 보도하는 전형적인 ‘엄친딸’이다. 고급 브랜드 옷을 입고 진한 화장에 쇼핑과 노는 걸 좋아한다. 가끔 친구에게 중국 유명 드라마 주인공 같은 삶을 과시한다. 주변에 생계를 걱정하는 친구는 없지만 생활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돈으로 많은 일을 해결할 수 있지만, 해결할 수 없는 일도 많다. 어린 나이에 외국에 나오면 혼자 많은 일을 감당해야 한다. 많이 공부해 최고 대학에 들어갔지만, 진정한 나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충칭이 고향인 샤샤 아버지는 기업을 운영한다. 샤샤는 엄격한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18살 때 미국에 건너가 부모한테 해방됐다는 흥분을 느꼈다. “하지만 수업이 힘들었다. 시작부터 녹음기를 켜고 들어야 했고 부담이 컸다. 친구도 없었다. 외국 수업에선 논리력과 작문, 사고력 비중이 큰데 중국인이 약한 부분이다.” 샤샤는 “중국에 있을 때는 내가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나와보니 세상이 너무 넓고 모두 훌륭했다”며 주변에 실컷 노는 친구도 있지만 ‘열심히 놀고,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도 많다고 했다.

낮은 참여도
중국 학생이 늘면서 교육 방식 차이도 불거지고 있다. 미국 대학은 강의실 토론을 중요하게 생각해, 교수와 학생이 함께 지식을 창조한다. 강의를 듣는 것에 익숙한 중국 학생은 참여도가 낮은 편이다. 시러큐스대 경제학 박사과정에 있는 장인한은 인도계 교수 조교를 맡았다. 소통을 원했지만 중국 학생들이 입을 떼지 않아 교수가 난감해했다고 그는 떠올렸다. 마잉이 부교수는 언어가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학생은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영어 실력을 평가해, 미국 학생과 교류하는 데 스스로 힘들어하고 있다.
또 중국 교육은 학생에게 ‘유일하게 정확한 답’을 고르도록 훈련해 학생이 수업 시간에 입을 열기 어렵게 했다. 미국에서 생물을 전공한 베이징 청년 셩시는 그 어려움을 느껴야 했다. “처음 왔을 때는 언제 토론에 끼어들어야 하는지 몰랐다. 나중에 참여도가 중요한 것을 깨닫고 어쩔 수 없이 발표했다.”
장인한은 미국 유학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초등학교 시절, 미국에서 공부한 아버지를 따라 3년 동안 살았기 때문이다. 미국인 교사는 아이가 자기 생각을 표현하도록 온갖 방법으로 격려했다. 역사 수업 때 한 인물을 정해 1인칭 시점으로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다. “발표를 잘하든 못하든 선생님은 계속 칭찬했다. 다른 사람이 내 관점에 동의하느냐는 상관없었다. 자기 생각을 말하면 훌륭한 발표였다.”
장인한은 “나라마다 교육체계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구미 지역은 비판적 사고를 강조하는데 “어떤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국제학교를 졸업한 친구들 사고가 유연하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특징을 발견했다. 현재 상하이에 있는 국제학교들은 국제바칼로레아(IB) 과정을 채택하고 있다. 비판적 사고력을 기르는 것이 핵심이다. 구훠니는 “해결책을 찾아내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이유를 묻는 사람을 육성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동부 지역 대학 국제입학처 담당자는 “미국 대학은 학생의 능동성을 강조하지만, 중국 학생은 수동적 학습에 익숙하다”고 지적했다.

점수 부풀리기
이런 문화 충돌은 신청 단계부터 시작된다. 많은 중국 학부모와 학생은 미국 종합평가 방식에 당황한다. 미국 대학은 성적을 고려하지만 입학생 선발에서 유일한 기준은 아니다. 독서기록과 추천서, 과외활동 등으로 개성과 지도력, 창의력, 사고력 같은 다양한 요소를 평가한다. 구훠니는 “미국처럼 시민 참여도가 높은 사회에선 적극적인 사람을 높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중국 학생은 점수 부풀리기 경쟁에 빠져 입학 성적이 올라간다. 개인 독서기록이나 추천서처럼 중국에서 낯선 것을 중개기관에 맡긴 학부모도 있다. 미국 대학은 이런 상황을 곤혹스러워한다. 중개기관이 자료를 위조해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미시간주립대에서 국제학생부를 맡았던 피터 브릭스의 책 <미국 대학의 아시아계 유학생>에도 관련 내용이 있다. 미시간주립대에서 ‘많은 중국 유학생을 가르칠 준비가 돼 있다’고 응답한 교수는 24%에 불과하다고 쓰여 있다.
“만약 경영대학원 강의실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학생이 침묵을 지킨다면 교수는 어떻게 강의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고 중국 학생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마잉이 부교수는 미국 대학은 외국 학생이 스스로 융화하고 적응하길 바라는데 그런 특성은 단방향이고 미국 위주의 학습 과정에서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적응 과정이 양방향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대학이 자신의 교육 기대치를 바꿀 필요는 없지만 학생 구성원 변화에 맞게 중국 학생을 이해하고 교원에게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 학생이 즉흥적 발표를 부담스러워하면 교수가 1~2분 정도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주거나, 중국 학생이 낯선 미국 학생과 팀을 만들지 못해 자기들끼리 모이면 교수가 임의로 팀을 나눠서 서로 다른 배경의 학생들이 협력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신입생 모집 단계에서도 중국 신청자의 일부 행태를 지적하지만 말고 중국 학생과 학부모가 종합평가 체제를 잘 이해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렇게 하면 미국 대학도 중국 학생들을 통해 재원을 마련하는 것 외에 더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충돌은 중국 학생과 학부모가 유학을 선택한 목적이기도 하다. 그들은 양쪽 교육체계의 장점을 취합하기 바란다. 2019년 10월 말 베이징국제교육전에 수많은 학부모가 참여했다. 장난은 아이와 함께 국제교육전을 찾았다. 그의 아이는 사립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베이징 교육특구로 유명한 하이뎬구 중점 중고등학교 실험반에 입학했다. 국제교육전에서 학생을 면접한 미국 고등학교 면접관은 “정말 똑똑하다”며 만족해했다.

   
▲ 중국 베이징교통대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하는 학생이 2019년 9월

중산층 갈등
장난은 아이가 대학을 졸업하면 유학을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하이뎬구 아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하이톈구에는 왜 아이들이 많을까?” 그의 아이는 초등학생 때 전교에서 유일하게 학원에 다니지 않았다. “지금은 전교생이 학원에 다닌다. 수학올림피아드는 재능이 있어야 나갈 수 있지만, 문제를 풀어봐야 속도를 낼 수 있다. 많은 학부모가 점수를 높이려고 자기 아이를 다른 아이보다 많이 학원을 보낸다. 아이는 자정에도 수학문제를 풀었다. 이런 상황이 싫었다. 높은 점수를 받으려 경쟁하다보니 아이 재능은 생각하지 않았다. 과열경쟁에서 압박을 느꼈고, 다른 아이가 내 아이보다 우수하다고 판단되면 부모는 아이를 위해 다른 방법을 찾게 된다.”
장난의 아이는 초등학생 때 숙제를 안 해도 성적이 좋았고, 학교에서 과학상도 여러 번 받았다. 하지만 중점 중고등학교에선 숙제를 안 할 수 없었다. “아이는 엄마가 변했다고 생각했다. 나도 아이를 강압적으로 대했다.”
외국 고등학교에 진학하기로 결정하자 고민이 더 깊어졌다. 1년에 수십만위안이나 드는 학비는 차치하고 기왕 유학을 간다면 평범하게 보내기는 싫었다. “기대치가 더 높아졌다. 그렇지 않으면 국내에 남는 것만 못했다. 목표가 아이비리그라면 계획을 세워 중학교와 고교를 선택해야 한다. 아이비리그 대학은 정말 합격하기 힘들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으로 건너간 중국 유학생이 급증했지만, ‘아이비리그 대학’(미국 북동부 8개 명문 사립대학)에 들어간 중국 학생 수는 늘지 않았다. “하버드대학과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스탠퍼드대학은 물론이고 상위 30대 대학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 신둥팡유학센터 미국학부유학부 책임자 밍레이가 말했다.

아이비리그 스펙 쌓기
경쟁이 과열되자 신둥팡유학센터는 2019년부터 미국 학부 유학 전략을 조정했다. 예전에는 고2 때부터 학생을 포장해 장점을 극대화함으로써 ‘참새를 봉황으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이런 단순한 포장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미국 유학 주체가 일반 고교 졸업생에서 국제학교 학생으로 옮겨가면서 초등학교 3학년 때 국제학교로 옮긴 뒤 유학을 준비한다. 신둥팡도 계획을 앞당겨 3학년 여름방학부터 아이들 ‘스펙’을 만들기 시작한다. 칭화대학이나 베이징대학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힘든 길이다.
신둥팡유학센터는 ‘2019 미국학부계획백서’에서 목표를 ‘아이비리그 상위 30개 대학’과 ‘상위 50개 대학’, ‘상위 70개 대학’ 세 가지로 나눴다. 성적은 기본이다. 아이비리그를 목표로 하면 초3 여름방학부터 고2 여름방학까지 토플 4회, SAT(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 2회 응시한다. 최종 목표는 토플 115점, SAT 1550점 이상을 받는 것이다.
미국 대학 ‘종합평가’ 요건에 따라 스펙 쌓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전방위 경쟁에 나선다. 공학 분야 아이비리그가 목표라면 신둥팡은 학부모에게 2개 서머스쿨 , 3개 국제대회, 3~5개 발명, 자원봉사 위주로 과외활동을 설계해준다. 밍레이는 말했다. “중국 대학입시에선 수학올림피아드가 중요하지 않지만, 미국 유명 학교는 학생의 국제대회 참가 경력을 높게 평가한다. 추청퉁 과학상이나 화학올림피아드도 마찬가지다. 토론과 공개강연 능력, 과외활동을 통한 응용력 등을 중시한다. 우리는 이것을 글로벌 경쟁력이라고 한다.”
신둥팡의 종합서비스에 드는 비용은 40만~50만위안(약 8600만원)이다. 밍레이는 “미국 대학에 지원한 학생을 보면 교육 계층화가 심각하다”며 “지난 몇 년 사이 교육비가 급증했는데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아이비리그 상위 30개 대학에 지원하는 가정은 대부분 교육특구에 거주한다. 학군이 좋은 지역에 집을 마련해 아이가 어릴 때부터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들이 스펙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력군이 된다. 3·4선 지방도시나 1·2선 대도시에 사는 부모가 고학력자가 아닌 가정은 시험준비나 자원봉사활동 지원을 원한다. 이들은 유학을 위해 10만위안 정도를 지출하고 미국 50~100위권 대학에 진학한다. 마잉이 부교수가 연구한 표본을 보면 유학생의 90%가 도시에서 왔다.
마잉이 부교수는 “미국 대학은 중국 학생이 SAT나 토플에 반복적으로 응시해 점수를 올리는 걸 바라지 않는다”며 “많은 학생이 이미 합격 기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미국 학생과 학부모도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애쓰지만 수험생이 느끼는 부담은 크지 않다. 대학에서 신입생에게 바라는 요건이 교육체계에 녹아 있다. 학부모와 학생은 이런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응해, 중국 학생과 학부모보다 덜 초조하다. 일부 중국 학생은 마지막 2년 동안 중개기관의 설계에 따라 승마와 양궁도 해야 한다.

불평등 고착화
상펑 중국 유학중개업협회 회장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의 신입생 선발 기준이 반대로 중국 교육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는 유치원 때부터 아이를 위해 준비한다. 로버트 퍼트넘 전 하버드대학 케네디행정대학원장이 낸 책 <우리 아이들>에서 묘사한 미국 사회의 계급 고착화와 불평등 현상이 중국에서도 현실이 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태어난 아이가 계층을 뛰어넘고 삶과 직업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든다.
구훠니는 40~50대 부모가 유학 시장 주체가 돼 비판적 사고와 인본주의적이고 다채로운 교육을 위해 기꺼이 비용을 낸다고 말했다. “이런 가치는 일상 습관에 위배된다. 질서를 지키고 경쟁하는 데 익숙하다. 중국 경제성장은 모두가 노력해 일군 것이다. 특히 유학 비용을 감당하는 이가 많이 고생했는데, 그들은 중산층 지위에서 미끄러지지 않으려는 욕망이 강하다.” 구훠니는 중산층이 사이에 끼었다고 말했다. “돈이 많은 사람은 무엇이든 최고급으로 하고 기부도 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은 유학보다는 장학금을 노린다. 가장 힘든 건 중간에 낀 사람이다. 학비를 부담할 만큼 재산은 있지만, 유학의 위험을 감내하려면 마음을 졸일 수밖에 없다.”
“우리 집안에서 유학은 이 아이가 처음이다. 조부모가 대학교수였다. 우리 부부도 대학을 졸업했다. 아이가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길 바란다.” 미국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부모 글이다. 온 가족이 4년 동안 매달린 결과 아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형 대학인 에머리대학에 합격했다.

ⓒ 財新週刊 2019년 제46호
全球化張力下: 新留學一代
번역 유인영 위원

왕쑤 economyinsight@hani.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미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