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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된 임상치료 효과 입증 한계

기사승인 [122호]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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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중단- ② 논란

 디닝 邸寧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5월14일 코로나19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양쯔강 다리 아래에서 주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춤추고 있다. 우한 병원들이 참여한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은 참여 환자가 부족해 중단됐다. REUTERS

임상시험 환자 모집의 어려움은 진행 과정에서 그 조짐이 보였다. 2월15일, 과학기술부는 중증환자 168명과 경증환자 17명이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2월26일 토머스 실러 길리어드사이언스 부사장은 임상시험에 참여한 중증환자가 예상 인원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사이 대상자 모집에 진전이 없었다는 뜻이다. 3월1일, 차오빈 부원장은 화상 인터뷰에서 중증환자가 23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3월30일 임상시험을 종료할 때까지 더 모집된 환자가 7명에 지나지 않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환자 모집이 왜 어려웠을까. 물론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신규 확진자가 줄고 임상시험에 참여할 환자도 줄었다. 2월19일부터 중국 전체에서, 21일부터는 우한에서 중증환자가 줄었다. 3월19일에는 후베이성 신규 확진자가 0명을 기록했다. 중증환자 역시 한 달 전에 최고치인 9600명을 기록한 뒤 2062명으로 줄었다.

임상자원 경쟁과 기준
렘데시비르 임상시험이 임상자원 확보 경쟁에 휘말렸다는 소식이 들렸다. 중국임상시험등록센터 자료에 따르면, 2월 중국에서 약 270건의 코로나19 임상시험이 동시에 등록됐다. 잠재적인 항바이러스 약물 연구는 물론 여러 중의약과 중의약 주사제의 검증시험이 포함됐다. 임상시험 설계 수준이 낮은 연구도 많았다. 이런 연구는 환자 이익을 침해하고 임상자원을 차지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임상자원을 둘러싼 경쟁이란 표현은 논란을 불렀다. 두빈 베이징셰허병원(北京協和醫院) 내과ICU 주임은 표준 과정과 정규 심사를 거쳤다면 규범에 맞는 임상시험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기관에서 진행하는 여러 임상시험 대상이 비슷하다면 대상자를 모집하는 경쟁 상황을 피해야 한다. 최적 해결책은 이런 상황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는 것이다. 동시에 진행한 임상시험이 모두 규범에 맞다면 특정 시험이 환자를 우선 선택할 권리는 없다. 기준에 들어맞는 환자를 확보하려는 경쟁은 예견할 수 있다. 다른 임상시험과 연구자를 무조건 질책할 순 없다.
환자 모집은 참여기관 협력과 대상자 선정 기준 영향도 받는다고 두빈 주임은 말했다. “예를 들어 해당 연구에서 100개 병원 가운데 10곳과 협력하면 나머지 병원은 환자 모집에 협조할 의무가 없다. 연구에 참여한 병원에 있는 환자가 모집에 협조하지 않은 건지, 임상시험 요건에 맞지 않은 건지는 구분해야 한다.”
또 다른 가능성은 임상시험 계획에서 설정한 기준이 엄격해 요건에 맞는 환자가 적은 상황이다. 중증환자 임상시험의 대상자 모집 기준을 보면, 환자가 발병한 지 12일 미만이어야 하고, 심사 전 30일 동안 코로나19에 대한 다른 임상시험 치료를 받지 않았어야 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대다수 환자가 제외된다.” 치료법이 적어 대다수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기 전에 항인플루엔자 약물이나 국가의료 방안에서 추천한 치료법을 시도한다고 한 연구원은 지적했다. 리란쥐안 중국공정원 원사 겸 저장대학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발병 뒤 2주가 관건인데 일부 환자는 이때 중증 또는 위중으로 악화한다”고 말했다.
두빈 주임은 연구기획자가 모집 기준을 처음부터 까다롭게 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준이 엄격해 모집이 순조롭지 못하면 계획을 보완할 수 있다. “하지만 변동폭이 크면 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변경 전후 계획을 비교해 약물평가 결과에 끼치는 실질적 차이를 분석해야 한다.” 두빈 주임은 계획을 수정하면 결론의 설득력이 영향받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계획도 조정 여지가 있었다. 차오빈 부원장에 따르면, 렘데시비르 중증 임상시험에 중간결과 보고 단계를 설정했다. 국내외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데이터감독위원회가 독립적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평가한다. 이들은 중간단계는 물론 연구 진행 속도에 따라 실험군과 대조군의 치료 효과 차이를 실시간 비교할 수 있다. 차오빈 부원장은 중증환자 230명을 모집해 중간결과 보고에 필요한 표본을 확보했지만 필요한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수도의대 부속 푸싱병원(復興醫院) 시시우밍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중간결과 보고를 통해 임상시험을 사전에 종료하는 상황을 세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 시험약물 부작용이 너무 많을 때 환자 안전을 고려해서다. 둘째, 약물 효과가 대조군보다 탁월해 더 많은 표본으로 증명할 필요가 없을 때다. 셋째, 효과가 분명하지 않아 임상시험을 완료해도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고 예상할 때다.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대조군 임상시험은 검증의 황금 기준이고 가장 유력한 증거다. 하지만 위약 대조가 필요하고 시험 과정에서 연구자가 약물 치료 효과를 파악할 수 없어 임상연구 유연성이 부족하다.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길리어드사이언스가 계획한 임상시험은 적응적 설계 임상시험과 개방형 표지 방식이어서 진행 상황에 따라 시험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중국에서 임상시험을 다시 진행하면 임상계획을 조정할까? 4월12일 차오빈 부원장은 공개 토론회에서 약물 유효성을 검증하려면 위약 대조가 필수라며 “다시 계획한다고 해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상시험 초기에 제약 분야 전문가가 임상계획 조정에 참여하는 것과 동정적 사용 허가에 관련한 의견을 거절했다.

미국은 접근성 확대
반면 중국 이외 지역에선 연구 성과는 잇따랐다. 4월11일 의학저널 <NEJM>에 게재된 연구논문을 보면, 렘데시비르 복용 뒤 코로나19 중증·위중 환자 68%의 증상이 완화됐고, 인공호흡기를 쓰던 환자 30명 가운데 17명(57%)이 삽관을 제거했다. 전체 사망률(13%)은 중국의 초기 중증환자 사망률(17~78%)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동정적 사용허가 조건에서 진행됐다. 동정적 사용허가란 약물 접근성을 확대하는 방안이다. 특수한 상황에서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은 환자에게 시험 약물을 투약하는 특수한 사례에 해당한다.
이후 차오빈 부원장을 비롯한 연구자들은 연구 데이터와 렘데시비르 사용이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란커이 우한대학 바이러스학과 국가중점실험실 주임도 각국 입원 기준과 치료 절차, 의료설비 등이 달라 사망률은 더 엄격히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는 대조군이 부족해 렘데시비르와 환자의 증상 개선에 직접적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견해가 나왔지만, 렘데시비르의 치료 효과를 보여주는 증거가 됐다. 션인중 상하이시 공중보건임상센터 감염면역과 주임 의사는 렘데시비르가 중증환자의 병세를 개선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데 일정 역할을 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왕위거 미국 하버드대 의과대학 박사후 연구원(면역학)은 “이 연구에서 렘데시비르가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론적으로 볼 때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가 중증환자에게 직접 작용하지 않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삽관 제거율과 사망률을 보면 치료 효과를 낙관할 수 있고 조기에 쓰면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1월 말부터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동정적 사용허가 방식으로 환자에게 약물을 제공했고 4월까지 1800명 넘는 환자가 치료받았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 규정을 활용해 3월 말 길리어드사이언스는 더 많은 중증환자에게 렘데시비르를 제공했고, 환자가 약물을 받을 수 있는 누리집을 미국과 유럽 각국에 구축했다. 얼마 뒤 길리어드사이언스는 경증·중등증 환자 600명에서 1600명, 중증환자 400명에서 2400명으로 임상시험 2건의 대상자를 크게 늘렸다. 모두 4천 명인데 처음 계획한 규모의 4배다.
이 조처는 상반된 추측을 불렀다. 한쪽에선 임상시험이 개방형 표지 방식이라서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이미 렘데시비르의 유효성을 확인했다는 신호이며, 환자의 약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딩셩 칭화대학 약대 학장은 임상시험 효과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더 많은 환자를 통해 더 작은 변화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 대상자 조건을 상세하게 구분해 더욱 정확한 환자군을 찾으려면 더 많은 환자를 모아 분류해야 한다. 대니얼 오데이 길리어드사이언스 최고경영자는 중증환자는 처음 계획한 인원을 채웠다며 이제 연구 범위를 넓혀 에크모(환자 몸 밖으로 혈액을 빼낸 뒤 산소를 공급해 다시 몸 안에 투입하는 의료장비) 사용 환자를 포함한 더 많은 환자가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렘데시비르 치료효과를 증명할 확실한 것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미 종료된 중국의 임상시험 2건 외에 임상연구 5건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주도하는 다국적 임상시험으로, 렘데시비르는 4가지 시험약물 중 하나다. 중국과 미국을 제외한 45개국이 참여했다.

ⓒ 財新週刊 2020년 제15호
瑞德西韋臨床試驗為何戛然而止
번역 유인영 위원

디닝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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