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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의 시대인류가 지향한 가치 ‘공감’

기사승인 [126호] 202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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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최정미 21세기북스 편집자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
최배근 지음 | 21세기북스 펴냄 | 1만6천원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연대였고, 어리석음의 연대였다. 믿음의 시대였고, 불신의 시대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것도 없었다.”
찰스 디킨스가 쓴 소설 <두 도시 이야기>에 나오는 구절이다.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를 만난 것은 바로 이 혼란한 시대의 격변기를 지나고 있었을 때다. 2020년 1월 중국에서 촉발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강타했고,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국민의 자발적 참여와 협조로 성공한 K-방역은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았지만 그것도 잠시, 2월19일 대구 집단감염 사태를 초월하는 ‘8월15일 광화문 집단 감염’으로 모두가 공들여 쌓아온 탑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렸다.
세계가 예찬하던 K-방역, 이 탄탄해 보이던 울타리가 속수무책으로 붕괴된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를 위협하는 대규모 위기 앞에 인류는 왜 무기력할 수밖에 없는가? 위기 앞에서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는 2000년대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2008),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2011), 6개월간 지속된 오스트레일리아 산불 사태(2019), 코로나19(2020) 같은 대재앙이 자주 일어나고 전세계에 피해가 속출하는 이유를 말한다. 근대 산업문명의 가치관이 정보기술(IT) 혁명이 촉발한 연결의 세계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IT 혁명으로 모든 것이 연결됐음에도, 모든 것이 분리돼 독립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보는 과거의 사고방식으로 대응한 결과 ‘재앙이 일상화’했다는 주장이다.
한 예로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프랑스에서 감염자 추적 시스템 도입을 가로막은 건 사생활 침해 등 자유와 관련된 이슈였다. 서구 국가는 초연결 시대에도 근대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접근한 결과 코로나19 대처에 실패하고 말았다.
생필품과 총기 사재기 등 코로나19 이후 서유럽과 미국에서 일어난 혼란스러운 상황이 과거 사고방식으로 대응한 결과라고 보는 저자의 견해는 한마디로 신선한 충격이었다. 대재앙이 일어난 원인과 대안을 날카롭게 분석한 저자의 명쾌한 진단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혼란의 시대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현재 우리가 겪는 대재앙과 앞으로 다가올 대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까? 공감을 통한 이익 공유와 협력만이 초연결 세계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예를 들어 구글은 전자우편, 검색엔진, 구글 어스, 유튜브, 구글 독스 등 오픈소스와 무료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해 사용자와 연결되는 매력적인 플랫폼을 만들 수 있었다. 구글처럼 ‘사용자 중심’이 플랫폼 사업모델의 핵심 가치 중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한 초기 닷컴 기업 아마존은 ‘지구에서 가장 고객 중심적인 회사’를 비전으로 내걸었고, 사람이 많이 모이는 매력적인 플랫폼을 만들어 고속 성장했다.
반면 ‘인터넷 검색의 개척자’로 창업 초반 승승장구한 야후는 검색이나 전자우편 서비스의 유료화, 번잡한 광고, 일방적인 문어발식 콘텐츠 등으로 점차 외면받아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는 데 실패했다. 사용자와 이익을 함께한 구글과 자기 이익만을 챙긴 야후의 운명이 뒤바뀐 것이다.
<호모 엠파티쿠스가 온다>는 IT 혁명 이후 거대한 분기점 앞에 선 인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최배근 교수의 대담하고도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최 교수는 거대한 분기점에서 길을 잃은 현대인에게 현시대가 위기에 놓인 이유를 명쾌하게 들려준다. ‘모두를 위한 자유’ ‘모두를 위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가치로 ‘공감’과 ‘호혜’를 강조하며, 초연결 세계에 살아남을 수 있는 인간형으로 ‘호모 엠파티쿠스’를 제시한다.
경제사학자 저자의 전문성이 여지없이 발휘되는 내용인데다, 장기전으로 돌입한 코로나19 시대에 국제관계, 사회, 문화, 정치를 아울러 현대인에게 방향을 제시해주는 의미 있는 책이기에 더더욱 그러했다.
대전환의 시대, 인류와 한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궁금해하는 독자에게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책을 추천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말처럼, “불확실하지만 피할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코로나 0년 초회복의 시작
LAB2050기획 | 이원재·최영준 외 지음 ㅣ 어크로스 펴냄 | 1만7800원
기본소득 전문가 이원재 LAB2050 대표, 공공보건정책 전문가 정혜주 고려대 교수, 디지털 칼럼니스트 박상현 사단법인 코드 이사, 카카오모빌리티 디지털경제연구소 김건우 수석이코노미스트, 윤형중 정책 연구자 등 전문가 19명이 ‘코로나 0년’을 맞은 한국의 노동·경제·교육 등을 냉철하게 진단하고 대담한 변화를 위한 제언을 제시한다.





 

   
 

K-이노베이션
홍종학 지음 | 이콘 펴냄 | 1만8천원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맡은 저자는 세계 각국의 혁신 생태계 비교를 통해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민간이 모험을 감수하도록 정부가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대기업, 대학, 연구소, 벤처캐피털, 창업자가 협업하도록 유도하는 혁신 촉진자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혁신 촉진자로 기능할 때 혁신은 활성화된다는 얘기다.




 

   
 

슈퍼펌프드
마이크 아이작 지음 | 박세연 옮김 | 인플루엔셜 펴냄 | 2만2천원
<뉴욕타임스> IT 전문기자 마이크 아이작이 비공개 문서와 전·현직 임원 200여 명과 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유니콘기업 우버를 취재하며 쓴 책이다. 천재적 CEO의 흥망성쇠와 한 기업의 연대기를 실감 나게 그려낸 기업 르포르타주로, 실리콘밸리 기업문화와 스타트업이 놓인 극한 경쟁을 고발한다.





 

   
 

관통하는 마음
전우진 지음 | 마카롱 펴냄 | 1만3800원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7회 대상작.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아줌마 이정숙에겐 비밀이 있다. 송곳 같은 날카로운 것이 손을 관통하면 15분 과거로 갈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정숙은 이 능력을 고작 네 번밖에 쓰지 못했다. 죽을 만큼 고통이 엄청나서다. 게다가 임신했을 때 생긴 능력이라 딸도 통증을 함께 느낀다. 그런 그가 편의점 알바생을 구할 때 손을 찔렀다. 20대 성재를 보는 순간 가슴이 마구 뛰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0년 10월호 

최정미 choij123@nate.com

<저작권자 © 이코노미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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