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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승객 마스크 잘 착용”

기사승인 [126호] 202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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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기획] 마스크 논쟁 ③ 일상

콜랴 루트치오 Kolja Rudzio <차이트> 기자

   
▲ 열차는 마스크를 써야 하는 대표적인 장소다. 마스크를 쓴 한 독일 여성이 베를린의 열차 안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REUTERS

이 글은 열차 승무원 마르티나 외렌트(49) 이야기다.
나는 “건강하게 사세요!”라는 글이 쓰인 하얀 면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멋진 메시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내 직장인 독일 철도회사에서 직원에게 제공하는 마스크를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여동생이 준 선물인 이 마스크가 왠지 더 마음에 든다.
오늘 내가 담당하는 첫 기차는 새벽 5시7분 로슈토크에서 함부르크로 떠나는 지방 특급열차다. 새벽근무를 하기 위해 3시 전에 일어났다. 열차 여성 승무원으로서 교대근무를 한 지 벌써 30년이 넘은 만큼, 나는 이 근무가 몸에 배어 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면서 일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다. 기온이 올라가거나 기차 안에 사람이 꼭 차면 특히 힘들다.
만약 마스크를 온종일 쓰고 있어야 한다면 나는 아마 이 근무를 견뎌내지 못할 것이다. 승무원 교대근무 시간표에는 중간중간 휴식 시간이 배정돼 있다. 나는 휴식 시간에 다음 기차를 타기 전 30분 동안 역으로 나가 햇볕을 쐬고 신선한 공기도 마신다. 열차 안에서 근무할 때도 간간이 승무원 칸에 가서 무얼 먹거나 마실 수 있는데, 거기서 잠깐 마스크를 벗는다. 이런 근무 조건 덕에 견딜 만하다. 무엇보다 건강이 최우선이니까. 마스크 착용은 승무원뿐만 아니라 열차 승객도 다 지켜야 하는 의무 아닌가.
대부분 승객은 마스크 착용 의무를 지키는 편이다. 하지만 근무하면서 보면 이 규칙이 엄수되는 정도는 개인별로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자주 타는 로슈토크~베를린 노선에선 승객 마스크 착용이 항상 잘 지켜진다. 반면 함부르크~로슈토크 노선은 사정이 좋지 않다. 심지어 언젠가 2시간30분 걸리는 이 구간에서 승객 40~50명에게 일일이 주의를 주기도 했다. 마스크를 아예 쓰지 않거나, 설사 착용했어도 제대로 입과 코를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승객을 보면 나는 언제나 지적한다. 간혹 마스크 착용 의무를 면제한다는 의사 증명서를 제시하는 승객도 있다. 하지만 그건 예외적인 상황이다.

ⓒ Die Zeit 2020년 34호
Der Reizstoff
번역 장현숙 위원

* 2020년 10월호 종이잡지 23쪽에 실렸습니다.

콜랴 루트치오 economyinsight@hani.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미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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