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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만능 배터리를 찾고 있다”

기사승인 [127호] 2020.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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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슈퍼배터리 경쟁 ①

그동안 배터리 전문업체와 협력해온 지구촌의 주요 전기차 업체들이 아예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전기차 생산 1위를 달리는 테슬라다.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1위인 한국의 LG화학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의 배터리 업체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기차 분야 개척자인 일본 도요타는 ‘안티 테슬라’를 표방하며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미래를 건다. 바야흐로 전기차와 수소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차세대 배터리, 일명 ‘슈퍼배터리’ 경쟁도 더 가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_편집자

필리프 베트게 Philip Bethge <슈피겔> 기자

   
▲ 테슬라 회장 일론 머스크는 2020년 9월 초 ‘배터리 데이’가 시작됐을 때 화재로 붉은빛에 휩싸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사진을 보여주며 기후위기에 처한 지구를 전기배터리로 구하겠다고 선언했다. REUTERS

테슬라 회장 일론 머스크에게 비전은 언제나 크면 클수록 좋다. 많은 기대를 모은 ‘배터리 데이’가 시작됐을 때, 그는 먼저 2020년 9월 초 화재로 붉은빛에 휩싸인 샌프란시스코의 사진을 보여준 뒤, 이어서 급격히 올라가는 지구 온도 그래프를 화면에 띄웠다.
머스크는 세계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해결책도 이미 마련돼 있었다. 답은 배터리다. 그는 이렇게 계산했다.
“대략 말하자면, 세계가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는 데 성공하려면 앞으로 15~25년 사이에 연간 20~25테라와트시(TWh)의 배터리 생산이 필요하다.” 현재 전세계 배터리 생산 능력의 100배 이상이다. 누가 이 기술을 개발할까? 당연히 머스크 본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의 테슬라 공장 터에서 수석엔지니어 드루 배글리노와 함께 전기 비전가 머스크는 “우리는 광석 채굴에서 완성된 배터리까지 배터리 생산의 모든 측면을 재창조하려 한다”고 말하며 관중에게 계획을 선포했다.
머스크와 배글리노는 검은색 커플룩을 입고 나타나, 코로나19 때문에 야외에서 자신들의 자동차 안에 머물러야 했던 약 200명의 선별된 테슬라 주주 앞에서 이야기했다. 무대 위에서 두 사람이 청소년 발명대회에 나온 학생처럼 행동하는 동안, 테슬라 팬들은 동의를 표하는 경적 소리로 머스크의 발표를 승인했다.

테슬라, 한·중·일 배터리 전사로 부상
프리몬트 자동차 극장에서 머스크는 명확한 메시지를 발송해야 했다. 테슬라가 슈퍼배터리 경쟁에서 최선두 그룹에 합류한다. 하지만 이 프레젠테이션으로 테슬라 주가는 급락했다. 많은 투자자가 이보다 훨씬 더 큰 소식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확실한 것은 테슬라의 제조 기술과, 머스크가 발표한 자체 배터리 공장으로 테슬라가 현재 압도적인 위치에 선 중국·일본·한국의 배터리 기업에 만만찮은 경쟁자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급속 충전 기능, 높은 에너지밀도, 수백만 마일을 주행하는 수명을 가진 기적의 배터리를 처음 개발하는 회사는 수십억달러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배터리 회사는 화석연료 시대의 석유 생산 업체와 같다. 기술 선도 기업은 원료에서 배터리부터 전기자동차까지 전체 공급망을 제어한다.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도 도로 위에서 결판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은 테슬라가 선도적 위치에 있어도 지금까지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구성비가 8% 정도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한다. 중국은 28%, 유럽은 26%다.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글로벌 배터리 생산 능력의 70% 이상을 통제한다. 전기화의 이점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조건이다.
다가오는 포스트 화석연료 시대에 화물차와 버스는 물론 단거리 항공기까지 전기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2019년 450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전세계 도로를 달렸다. 2030년에는 1억5천만 대가 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추정한다. 급속히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려면, 더 빠르게 충전하고, 남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하고, 더 오래가고, 더 안전하고, 더 저렴한 배터리가 필요하다.
kWh(키로와트시)당 100달러의 전기요금(현재는 약 160달러)이 마법의 경계다. 이 가격부터 전기차가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저렴해진다. 그렇게 되면 전세계 120억 대에 이르는 개인 승용차가 전기차로 대체되는 건 시간문제다.
울름 헬름홀츠연구소 고체화학 연구그룹의 배터리 전문가 막시밀리안 피히트너는 기술의 높은 효율을 칭찬하며 이렇게 말했다. “수소기관은 투입된 에너지의 15~30%만 실제로 바퀴에 전달되지만, 전기배터리의 경우에는 70~75%다. 고성능 배터리 없이 에너지, 이동성 전환은 불가능하다.”
오늘날 전기차 배터리는 이른바 리튬이온셀로 구성돼 있다. 1991년 소니에서 이 유형의 배터리를 출시했다. 이 셀이 방전되면 리튬이온은 액체 전해질과 분리막을 통해 배터리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한다. 양극에서 방출된 전자도 음극으로 이동하지만, 배터리를 통하지 않고 연결된 전기회로로 이동한다. 배터리가 충전되면 과정이 반대로 진행된다.

작은 공간의 최대 에너지 배터리 경쟁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볍고 저장 용량이 커서 자동차산업뿐만 아니라 휴대전화, 전동식 잔디 깎는 기계 분야에서도 자리잡았다. 양극, 음극, 전해질의 화학적 구성이 배터리 성능을 결정한다. 화학자와 엔지니어들은 망간, 코발트, 마그네슘, 흑연, 황, 철, 니켈, 실리콘, 액체·고체 전해질을 이용해 다양한 실험을 한다. 기술은 최대한 작은 공간에 최대한 많은 에너지가 저장되도록 재료를 조합하는 것이다.
“우리는 만능 조합을 찾고 있다.” 뮌스터대학 배터리연구센터(MEET) 센터장이자 뮌스터 헬름홀츠연구소 소장 마르틴 빈터는 말했다. 빈터와 약 250명의 연구원은 전해질 혼합물의 전도성과 온도 안정성을 연구한다. 인공기후실에서 배터리 수백 개가 시제작되고 있다.

ⓒ Der Supigel 2020년 제40호
Wettlauf um den Super-Akku
번역 황수경 위원

필리프 베트게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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