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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에 수출 급증이 뒷받침

기사승인 [129호] 2021.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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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SUE] 위안의 새 도전- ① 거침없는 절상

펑친친 彭骎骎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상하이의 환전소에서 고객이 중국 위안을 외국 돈으로 바꾸고 있다. 최근 6개월 동안 달러 대비 중국 위안의 가치는 가파르게 올랐다. REUTERS

2020년 5월 말 중국에서 1만달러를 환전하려면 7만위안 넘게 필요했다. 11월 초가 되자 6만6천위안이면 바꿀 수 있었다. 지난 반 년 사이에 역내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은 5월27일 최저점(7.1765위안)에서 가파르게 상승했고, 11월9일 한때 6.60위안을 돌파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달러당 6.50위안을 회복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외환시장의 성숙
지난번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이 6.60위안을 돌파한 때는 2017년 12월이었다. 그때 상황을 살펴보면, 2015년 ‘8·11 환율제도 개혁’ 이후 환율이 계속 떨어졌고 2017년 초 7.0위안에 근접했다. 2017년 5월, 중앙은행은 환율 결정 모형에서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한 ‘역주기 요소’를 도입해 시장 전망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조정했다. 이후 위안은 평가절하 기조에서 벗어나 점차 가치가 상승해 2017년 한 해 동안 5.7% 절상됐다.
3년간 두 차례 역할을 수행한 역주기 요소는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0월 말 역주기 요소를 배제하고 다시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매우 극단적인 상황이 나타나지 않는 한 3년 넘게 유지했던 이 과도기적 체제의 사명을 끝내고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진다는 뜻이다.
이번 정책 조정에 대해, 한 전문가는 위안 절상을 관찰할 때 기초경제 여건인 펀더멘털이 주도하는 것인지 투기 또는 거품에 따른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제 여건 개선에 따른 절상이라면 화폐 가치 상승은 합리적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평가절상을 막으면 그 압력이 누적되어 환율 전망이 한쪽으로 쏠리게 된다.
현재 중국 외환시장의 성숙도와 환율 변동을 견디는 내성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다. 외환시장에서 언제든지 외환의 수요와 공급을 ‘청산’할 수 있다. 화폐 가치를 높이려는 압력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환율이 단기적으로 ‘과잉 조정’돼 변동 폭이 커지더라도 과거 전철을 밟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잉 조정이 심각하지 않다면 시장 스스로 조정하도록 맡겨야 한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위안 환율 탄력성이 커지고 자본시장이 개방된 상황에서 환율 변동성을 받아들이고 정책 연속성을 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밍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부소장은 말했다. “환율 변동에 끌려다니면 정책 변동성이 커진다. 환율 시장화와 자본계정 개방을 통합하는 새로운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미래를 예측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해 지속 개방하는 정책이 단칼에 해결하려는 획일적 정책보다 낫다.”
위안화가 절상되면 위안 표시 자산 가치가 올라가 위안의 국제화에 유리하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2020년 10월 말 상하이에서 열린 제2회 와이탄금융포럼에서 위안의 국제화는 시장에서 주도해야 하고 감독당국은 위안의 국경 간 이동 제한을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저우청쥔 중앙은행 금융연구소 소장은 개방형 국가와 성숙한 시장의 통화정책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미래의 위안 환율은 중앙은행에서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 있는 위안 외환시장거래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안의 국제화가 추진되고 비거주 외국인 투자자가 위안 자산을 대량 보유한 상황에서 역외 위안 거래량이 역내 거래량을 크게 앞질렀다. 세계에서 하루 평균 수조, 수십조 위안이 거래되고 역외 시장의 위안 외환거래소에서 위안 환율이 결정되는 것이다.
관타오 중인증권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환율 시장화를 추진하면 환율이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할 것이다. 일방적으로 오르거나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 사실을 믿어야 한다”며 “우리가 시장을 믿지 않으면 이 길을 영원히 완주할 수 없다”고 말했다.

   
▲ 휴대전화에 표시된 200위안짜리 디지털위안(왼쪽)과 100위안짜리 지폐. 최근 위안 가치가 크게 오른 배경으로 중국의 빠른 코로나19 회복과 수출 급증을 꼽는다. REUTERS

3단계 위안 강세
중정성 핑안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 5월부터 시작된 위안 강세를 3단계로 구분한다고 말했다. 1단계는 6~7월이다. 미국 달러 약세로 위안이 상대적 강세를 보였다. 이 기간에 환율은 달러당 7위안 밑으로 내려가 2.4% 절상됐다. 하지만 통화바스켓(기준 환율을 산정할 때 적정한 가중치에 의해 선정되는 구성 통화 꾸러미) 대비 위안 환율의 변동은 크지 않았다.
2단계는 8~9월이다. 달러 대비 위안 환율의 ‘보상적 절상’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 기간에도 달러 약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전 단계에서 중-미 무역전쟁으로 달러에 대한 위안 절상 폭이 적었다. 양국 갈등이 완화되면서 달러당 위안 환율이 9월 말에 6.81위안을 기록해 다시 2.4% 절상됐다. 동시에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 환율도 올라 CFETS 위안지수(중국 인민은행 외환거래센터에서 13개국 통화에 교역 비중에 따른 가중치를 부여한 뒤 평균해 산출한 환율지수)가 7월 말 91.4에서 94.4로 3.0% 올랐다.
세 번째는 10월 말부터 시작된 급격한 절상 단계다. 중정성 이코노미스트는 이 단계의 절상은 시장에서 이해한 ‘보상적 절상’ 범주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달러는 물론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 가치가 계속 올라갔다. CFETS 위안지수는 9월 말 94.4에서 10월22일 95.6로 상승했다. 3월23일 달러 급등 시기에 기록했던 고점에 근접했고, 2018년 하반기에 시작된 중-미 무역충돌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위안의 절상 속도가 너무 빠른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나왔다.
이번 위안 강세는 여러 보조적 요인도 있었다. 먼저 달러지수가 계속해서 저조했다. 달러지수가 5월 말 99.376을 기록한 뒤 꾸준히 하락했고 지금은 92.5~93에 머물러 있다. 이 영향으로 달러 이외의 다른 나라 화폐 가치도 어느 정도 절상됐다.
다음은 중국의 수출 증가세다. 중국 세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8%, 수입은 3.2% 증가했다. 2분기에 1547억달러였던 상품무역 흑자가 1583억달러(약 173조1800억원)로 늘었다. 국가외환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상품무역 흑자는 155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6.8% 늘었고, 10월 수출 증가율은 최고치를 경신해 무역흑자 폭이 커졌다.
그 밖에도 중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상 통화정책을 유지해 중국과 다른 주요 국가의 금리 차가 더 벌어졌고, 이것이 위안 가치를 뒷받침했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보면, 중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뒤 체계적으로 경제활동을 했고 남다른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도 위안 절상의 기반이 되었다.

엇갈리는 전망
그렇다면 앞으로 위안 가치는 얼마나 더 상승할까? 위안이 절상 주기에 진입했다고 봐야 할까? 시장 판단은 엇갈렸다. 지금 상황을 보면 저조한 달러지수가 지속해서 위안의 절상을 지원하는 중요한 요소다. “위안의 단기적 변동은 단기 수급 영향을 받지만, 전반적인 방향은 달러지수의 제약을 받는다. 달러지수가 상승 주기에 있다면 위안은 평가절하 압력을 받을 것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가 명확해지면서 시장에서는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 다음에도 달러지수는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브라이언 마틴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바이든 당선인이 밝힌 시정 방침을 보면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의 최종 결과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나온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공화당 역시 1천억달러 규모의 부양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리류양 자오상은행 수석 외환 애널리스트는 바이든이 대통령에 취임하면 교역국과 관계를 개선해 다른 화폐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달러지수가 4~5%까지 하락해 2017∼2018년에 기록한 저점인 88 근처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경험에 비춰 보면 달러가 절하되면 위안은 2~2.5% 절상할 가능성이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최근에 알려진 달러 평가절하 주기설에 따르면 달러가 1년 안에 15~20% 절하된다고 하지만 현재 달러지수 동향을 보면 절하 폭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말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 달러가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3월에도 달러가 유동성 위기를 겪었지만 곧 강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달러가 평가절하 주기에 진입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그는 말했다.
중정성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지수 동향에 불확실성이 커 미국 대선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선 결과 불복이 계속되거나 순조로운 인수인계가 되지 못하면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져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재확산 현상이 나타났고, 채무 부담이 커지고 각국이 화폐 발행을 늘리는 상황을 고려하면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달러는 강세로 돌아설 것이다.
기초경제 여건을 보면 중국 수출이 얼마나 오랫동안 호조를 유지할지도 불확실하다. 노무라증권은 연구보고서에서 최근 중국 수출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방역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몇 개월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겠지만 외국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이런 강점이 사라지기 때문에 중국의 향후 수출 전망을 너무 높게 평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강세를 보인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 환율이 얼마나 더 절상될 것인지는 중국 경제 상황에 달렸다. 리류양 외환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해외에서 백신 개발에 성공해 조업을 재개하고 경제가 원활하게 돌아가면 중국이 지금의 강점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2021년 어느 시점이 되어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하면 통화바스켓 대비 위안 환율도 과거 평균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위안이 강세를 유지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중국 경제와 금융 개혁을 완료하기 전까지 위안의 추세적 절상을 추구해선 안 된다.” 밍밍 중신증권(中信證券) 연구소 부소장은 말했다.

   
▲ 2019년 6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한 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오른쪽)이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REUTERS

절상 속도 논란
최근 위안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자 일부 시장관계자는 환율이 수출에 가져오는 영향을 우려했다. 환율의 과잉 조정은 아닌지, 중앙은행이 절상 속도를 통제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란이 생겼다. 관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까지 위안의 다자간 환율이 안정적이어서 중국의 수출 경쟁력에 끼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수출 기업이 위안 절상에 따른 부담을 느끼는 것은 무역 결제에서 달러화를 90% 이상 사용하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말부터 지금까지 기업이 수출대금을 받을 때 환율 리스크(위험 요소)를 전혀 관리하지 않았다면, 이번 위안 절상으로 수출 기업의 이익이 거의 없을 수 있다. 하지만 환리스크(환율이 변동됨에 따라 발생하는 환차손) 회피를 한 기업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다.
2005년 이후 위안 환율과 수출 증가율의 상관성을 연구한 중정성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17년 하반기부터 위안 명목유효환율과 수출 증가율 사이의 상관성이 안정적이지 않았다. 수출이 외부 수요 회복(2017년), 중-미 무역충돌(2018~2019년), 코로나19(2020년) 영향을 받아 양쪽의 상관 관계가 차단된 것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따라서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전까지 위안 절상이 수출에 끼치는 영향은 명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종식된 뒤 달러지수가 크게 조정되면 위안 명목유효환율도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위안 환율이 다시 수출에 영향을 주는 주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 財新週刊 2020년 제44호
人民币的新挑战
번역 유인영 위원

펑친친 economyinsight@hani.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미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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