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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기로 품귀 주가 고공행진

기사승인 [130호] 2021.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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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마오타이가 왜 이래?- ① 시장 현황

바오쉐 薄雪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경찰이 충칭 지역 매립지에서 단속으로 압수한 가짜 마오타이주를 땅에 부어버리고 있다. 중국 대표 전통술인 마오타이주는 최근 공급이 달려 가격이 급등했다. REUTERS

19개 상장사가 2020년 3분기 보고서를 발표한 뒤 중국 전통술 바이주(白酒)의 주가가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위안화로 거래되는 중국 A주 시장에 ‘취기가 올랐다’. 마오타이(茅台)가 2조위안(약 334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우량예(五糧液)는 바이주 종목에서 두 번째로 시가총액 1조위안을 넘겼다. 루저우라오자오(瀘州老窖)·펀주(汾酒)·주구이주(酒鬼酒)도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여러 바이주 주가가 2020년 들어 100% 이상 올랐다.
선두에 있는 마오타이의 3분기 매출액은 672억위안, 영업이익은 338억위안(약 5조640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과 주가, 제품가격 등 모든 지표가 상승했다. 지난 3년 동안 가격을 억제했지만 주력 제품인 페이톈(飛天)마오타이의 소매지도가격(한국의 권장소비자가와 비슷-편집자) 1499위안은 지켜지지 않았다. 중앙규율위원회와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비판에도 실제 판매가격이 3천위안(약 50만원)까지 급등했다.
마오타이는 제품의 시장 공급을 늘리고 대리점을 통하지 않는 직영 공급을 강화하는 등 가격 억제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수박 겉 핥기’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페이톈마오타이의 수요는 영원히 메워지지 않는 블랙홀 같아 제품을 구할 수도, 너무 비싸 살 수도 없어 소비자 불만이 쌓였다.

주가 2배로
페이톈마오타이의 실제 판매가격이 3천위안까지 오르자 소매가격이 마오타이와 비슷했던 우량예 등 다른 바이주도 가격을 올려 고급 바이주 대오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시장에서 제품이 팔리지 않았다. 여러 바이주 업체는 ‘생산 확대’와 ‘가격 인상’이라는 상반된 시장 전략 사이에서 오락가락했다. 매출을 안정적으로 늘리면서 이익률을 올리기 위해 대리점에 제품을 강매하고 도매가를 인상하는 등 다양한 조처를 동시에 시도했다.
바이주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가 동반 상승한 것은 지난 5년간 바이주 시장의 수요 변화에 부합한다. 2016년부터 바이주 판매량이 줄었는데 매출액은 늘어나는 소비의 고도화 경향이 나타났다. 고가 제품이 소비자에게 환영받았고, 저가 제품은 환영받지 못했다. 업계 이익이 선두 기업에 집중됐다. 반면 지역 업체와 소형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줄었다.
상장사의 2020년 1~3분기 실적을 보면 이런 추세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마오타이와 우량예를 뒤쫓는 고급 바이주 업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지역 주류 업체는 하락 구간에 머물렀다. 바이주 업계 상장사의 주가는 실적과 상관없이 상승세를 보였다. 기관투자자들이 마오타이와 우량예 등 상위 기업의 주식 보유를 늘리자 개인투자자도 따라서 시장에 진입했다.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낙관적이다.

애증 섞인 대리점
9월 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처음 맞는 명절을 앞두고 마오타이는 직영 공급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표시된 가격이 1499위안인 페이톈마오타이 30만 병을 시장에 공급했다. 그러나 일반 소비자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고 시장에 공급된 마오타이는 순식간에 동났다.
페이톈마오타이를 누가 샀을까. 회사 쪽은 제품 사재기를 하지 말고 시장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대리점에 경고했다. 마오타이그룹 관계자는 말했다. “회의에 참여한 대리점 사람들은 저마다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회의실 문을 나서면 누가 관리하겠나.”
30만 병을 공급했는데도 국경절(1949년 중국 정부 수립을 기념하는 날로 10월1일임) 연휴 기간 페이톈마오타이의 소매가격이 3천위안을 돌파했다. 일부 지역에선 3499위안까지 치솟았다. 한 달 가까이 이렇게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10월 말부터 약간 떨어졌지만 여전히 2800위안이 넘는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가격을 억제하고 시장을 안정시킨다.” 마오타이그룹이 내부 부정부패를 단속한 뒤 가장 중요하게 추진하는 정책이다. 2018년부터 마오타이그룹은 대대적으로 경영진을 교체하고 대리점을 정비했다. 전체 3분의 1인 630개 대리점의 자격을 박탈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마오타이 대리점 단속이 기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마오타이그룹 관계자는 마오타이 판매 체계의 병폐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긴 어렵지만 대리점을 버리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리점 체계가 안정적이고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실제 판매를 촉진하는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오타이는 의리를 지키는 기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마오타이는 많은 대리점과 오랜 세월 거래했다. 2015년 마오타이의 도매가와 소매가가 역전된 시기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제품을 가져가고 대금을 결제해 “마오타이와 힘든 시기를 같이 보낸 전우”가 되었다.
시장이 폭주하자 마오타이는 ‘환난을 함께 겪은’ 대리점이 가격을 높여 이익을 얻는 행태를 막지 못했다.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제품을 직접 공급했다. 잠정 통계에 따르면 톈마오와 쑤닝, 화룬완자, 다룬파, 우메이 등 67개 유통업체에 제품을 공급했다. 2020년 1~3분기 마오타이가 직접 공급한 제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8.57% 늘어난 32억8천만위안이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1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 마오타이주 생산으로 유명한 중국 구이저우성 남서부의 묘족 마을. 생산지인 마오타이진에서 이름을 딴 ‘구이저우 마오타이’는 최고급 바이주다. REUTERS

부족한 공급 능력
핑안증권은 연구보고서에서 페이톈마오타이가 대형마트에 공급하는 출고가가 1병에 1299위안으로 대리점 출고가(969위안)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직영 공급으로 페이톈마오타이 1톤을 판매하면 매출액 70만위안이 추가로 발생한다는 의미다.
직영 공급을 계속 늘렸지만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는 미미했다. 싱예증권은 그 이유로 두 가지를 들었다. 첫째, 직영 공급을 늘리면 대리점 공급량이 줄어든다. 대리점은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어 수급 불균형이 더 악화할 수 있다. 둘째, 1499위안에 사서 3천위안에 팔 수 있어 직영 공급은 웃돈을 받아 상품을 되파는 ‘황뉴’(黃牛)를 양산하게 된다.
중국 베이징 시내 마오타이 대리점 관계자는 가격이 상승하는 근본 원인이 수급 불균형인데 유통체계를 탓하는 건 본말이 전도됐다고 지적했다. “가격을 낮추고 싶으면 먼저 제품을 충분하게 공급해야 한다.” 그는 제품 사재기를 하지 않았고 할 수도 없다며 “소매점에서 제품이 부족해 자꾸 독촉하는데 확보한 물건은 이것밖에 없다. 제품을 어디에서 구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공급을 늘리기 위해 마오타이는 꾸준히 생산능력을 확충했다. 2017년부터 마오타이의 밑술이 되는 기주(基酒) 생산능력을 4만2700톤에서 5만200톤으로 17% 늘렸다. 마오타이그룹은 10월15일 열린 ‘2021년도 생산·품질대회’에서 “내년에 마오타이 기주 생산능력을 5만5300톤으로 2020년보다 10%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리바오팡 전 마오타이 회장은 생산능력의 한계를 직접 시장에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앞으로 생산능력을 5만6천 톤까지 늘리고 더는 확장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페이톈마오타이의 생산주기는 5년이다. 현재 시장에 공급되는 물량이 2015~2016년 생산량에 따라 결정된다는 뜻이다. 마오타이 기주 생산량은 2015년 3만8700톤에서 3만2100톤으로 줄어든 뒤 2016년 3만9200톤으로 늘었다. 2014~2016년 3년간 생산능력을 늘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2019년부터 마오타이의 공급이 달리고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때 예측이 현실이 돼 마오타이 가격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누가, 어떻게 시장 공백을 메울 것인가.

고급 브랜드 전쟁
마오타이의 날아오르는 가격을 잡으려고 해도 잡지 못하는 사이 ‘제2의 마오타이’를 꿈꾸는 준고급 브랜드들은 권장 소비자가격을 올렸지만 시장가격이 따라 올라가지 않았다. 2020년 랑주(郎酒)와 루저우라오자오는 여러 제품의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시펑주(西鳳酒)는 알코올 도수 52도 훙시펑(紅西風)의 권장 소비자가격을 1099위안에서 1299위안으로 올렸다. 젠난춘(劍南春)은 고급형 바이주 둥팡훙(東方紅)의 모든 제품 가격을 100위안씩 인상했다. 양허(洋河)도 멍즈란(夢之藍)M3의 가격을 올렸다.
하지만 중국 베이징 시내 주류 판매점과 도매 점포의 판매가격은 업체에서 제시한 권장 소비자가격보다 훨씬 낮았다. 같은 제품이라도 세 가지 가격이 있었다. 권장 소비자가격과 판매가가 각각 진열대에 표시돼 있고, 판매원은 더 낮은 금액을 불렀다. 예를 들어 권장 소비자가격이 1499위안인 랑주 ‘칭화랑’(青花郎)의 판매가는 1199위안이라고 적혔지만, 판매원은 실제 가격이 980위안이라며 많이 사면 더 할인해준다고 말했다.
“가격을 올리는 건 업체의 결정이지만, 제품을 얼마에 팔지는 우리 매장에서 결정한다.” 베이징에 있는 바이주 도매점 책임자는 권장 소비자가격의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 바이주 시장이 약간 회복세를 보였다. 국경절과 중추절(추석)에 수요가 늘었지만 2020년 전체 판매이익이 2019년을 따라잡기 힘들었다. 바이주 판매가 양극화해 중간 제품의 판매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선물하기 좋은 고급형 바이주와 100위안 이하의 저렴한 술은 인기가 좋았던 반면, 대다수 ‘중고급 브랜드’의 판매 실적이 저조했다.
“실제 1천위안에 팔리지 않더라도 1천위안이 넘는 주력 제품이 있어야 한다.” 차이쉐페이 바이주 애널리스트는 바이주의 최근 가격 인상에 대해 “진짜 가격을 올린 게 아니라 가격대를 점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브랜드와 제품의 고급화를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업체가 제시한 소매지도가격과 실제 거래 가격의 차이 때문에 전반적인 유통가격은 올라가지 않았다.
주단펑 식품산업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페이톈마오타이는 ‘초고가’ 제품이 돼 다른 업체에 1천위안대 고급 제품의 자리를 넘겨줬다. 이 때문에 우량예와 루저우라오자오, 랑주 등이 가격을 올려 고급 브랜드의 자리를 차지했다.
가격 인상 소식이 들리자, 대리점에서 서둘러 제품을 사들였고 소비자도 미리 제품을 구매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해 바이주 소비가 침체됐다. “많은 제품이 가격을 올렸고 판촉행사도 많이 했지만, 마오타이를 제외한 다른 업체의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지 않았다.”
“이는 장기적인 문제다. 모두 페이톈마오타이가 될 순 없다.” 베이징 시내 마오타이 대리점 관계자는 “저마다 마오타이 다음이 되길 원하지만 가격대를 올리는 것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코로나19로 판매량이 줄었기 때문에 기업이 매출을 늘리려면 출고가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직접 출고가를 올린 업체는 많지 않다. 젠난춘과 양허, 루저우라오자오가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소폭 인상한 데 그쳤다. 주단펑 애널리스트는 2019년 3분기부터 업체가 출고가를 올리거나 대리점이 출하가를 올리는 현상을 보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많은 업체의 재고가 늘었다. 이럴 때 출고가를 올리면 제품 출하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바이주 브랜드 대리점 관계자에 따르면, 생산업체에서 보통 권장 소비자가격을 올리면 출고가도 같이 올린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시장이 타격받았고 소비자의 구매력이 떨어져 모든 가격대에서 경쟁이 치열했다. 이 때문에 업체들이 권장 소비자가격을 올리면서 조만간 출고가도 올릴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 대리점이 제품을 사재기하도록 자극했다. 하지만 출고가를 올리진 않았다.
대리점의 제품 사재기를 유도하는 것은 주류업체가 경쟁사를 압박하고 단기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수법이다. 하지만 대리점과 유통의 수용 능력에도 한계가 있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면 가격 혼란과 판매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중소형 주류업체가 항상 대기업과 동등한 발언권을 갖는 건 아니다. 소형 업체와 대리점이 서로를 선택할 때도 있다. 브랜드가 너무 많아 제품을 확보하지 못할 걱정은 없다.” 대리점 관계자의 말이다.

ⓒ 財新週刊 2020년 제43호
飛天的白酒
번역 유인영 위원

바오쉐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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