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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개발 엔진 상용화 10년 걸려

기사승인 [131호]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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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중국 항공기 국산화- ② 과제

황룽 黃榮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1월 첫 시험비행을 마치고 미국 시애틀 공장에 착륙한 보잉 777X 여객기의 제너럴모터스(GE) 엔진. 중국 업체들은 GE가 만든 엔진으로 항공기를 제작해왔다 REUTERS

저우구이룽 C919 항공전자시스템 부총설계사는 “국내 기업과 합자기업을 포함하면 대형 항공기 C919의 국산화 비율이 50% 이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항공기의 핵심 부품인 엔진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수입해야 한다. 이번 미국의 규제 조처로 수입이 막히면 C919의 양산과 인도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이다.
2020년 초에도 중국상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COMAC)는 엔진 수입의 위기를 겪었다. 2월 여러 해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는 제너럴일렉트릭(GE) 산하 합자기업인 CFM인터내셔널이 중국 C919 항공기에 엔진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두 달 뒤 GE는 미 상무부의 수출허가를 받아냈다.

C919 개발 차질
C919는 중국이 처음 최신 국제표준에 따라 개발한 지선 항공기다. 158~168석 규모로, 보잉 B737과 에어버스 A320의 경쟁 기종이다. 2006년에 개발에 들어간 C919 사업은 2015년 11월 말 항공기 조립을 마치고 감항증명 단계에 진입했다.
감항증명이란 민항기 양산과 상업화의 전제 조건으로, 항공기가 다양한 조건에서 안전한 운항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성능을 인증하는 것이다.
중국은 민간용 항공기 엔진 기술이 부족하다. C919는 CFM인터내셔널이 생산하는 LEAP 1C 엔진을 장착했다. 중국항공엔진그룹유한공사(AECC) 관계자는 “C919의 설계 초기부터 두 가지 엔진을 채택하는 문제를 고려했다”고 말했다.
수입 엔진을 중국산 엔진으로 교체하려면 중국산 엔진에 적합한 나셀(항공기에서 엔진이 장착되거나 실리는 부분)만 바꾸면 되고 항공기 기체의 다른 부분은 변경할 필요가 없다.
AECC가 C919를 위해 개발한 CJ-1000 엔진은 2017년 말에 조립을 마치고 지금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엔진이 공식 상용화하기까지 적어도 10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리웨이 인민대학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LEAP 엔진을 사용할 수 없다면 “COMAC가 기술 노선을 조정해 엔진과 관련 보조시스템을 교체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C919 상용화가 적어도 7~8년 늦어지고 10년 이상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COMAC는 C919 시험 항공기 6대를 생산해 적항증명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말까지 C919 적항증명을 완료하고 2021년에 첫 항공기를 인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C919 적항증명이 끝나지 않았다.
군사최종사용자 명단과 관련한 신규 규정은 추진시스템도 규제 품목에 포함했다. 미국 기업이 명단에 있는 기업에 엔진을 수출하려면 수출허가증을 신청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GE가 2020년 4월에 받은 수출허가증은 여전히 유효할까? 이에 대해 GE는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고 “모든 국가에서 현지 법률과 법규를 준수한다”고 밝혔다. COMAC도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왕펑 변호사는 “이번에 수정된 군사최종사용자 규정에서 관련 기업이 이미 취득한 허가증을 폐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명단에 올라간 기업이 현재 유효한 허가증을 이용해 제한받는 품목을 사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허가증에서 허용한 한도와 유효기간에 유의해야 한다.

   
▲ 2018년 3월 중국 랴오닝성 선양 공장에서 중국 기업이 자체 개발한 C919 여객기의 엔진 조립 작업을 하고있다. REUTERS

수출제한 범위 방대
군사최종사용자 규정은 ‘항법·항공전자학’ 분야 제품도 제한 품목에 추가해 중국산 항공기 항공전자장비의 수입에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C919의 항공전자장비 공급업체에는 GE와 하니웰, 이튼 등 미국 항공업계 대기업이 포함됐다.
이들은 주로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C919에 필요한 부품을 공급한다. 예를 들어 항공공업그룹유한공사(AVIC)와 GE가 각각 지분의 50%를 보유한 에비에이지시스템(昂際航電)이 C919의 일부 항공전자시스템솔루션을 제공한다.
군사최종사용자 명단에 포함된 상하이항공기제조유한공사(SAMC)와 시안항공기공업유한책임공사(시페이)의 민항기도 미국 기업이 생산한 엔진을 사용한다.
SAMC의 ARJ21은 GE의 CF34-10A 엔진을 채택했고, 시페이의 신저우시리즈 기종 가운데 신저우60과 신저우600은 미국 프랫앤드휘트니의 PW127J 엔진, 신저우700은 PW150C 엔진을 각각 채택했다. 이들 엔진의 수출은 허가증 제도를 따라야 한다.
ARJ21은 중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중단거리 신형 터보팬엔진 지선 항공기로, 좌석 수가 C919보다 적은 78~90석 규모다. 2002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2007년 말 처음 항공기를 생산했다. 8년 동안 적항검사 과정을 거쳤다. 2015년 11월 청두항공에 상업용으로 쓰일 첫 ARJ21 항공기를 인도했다. 2020년 말까지 모두 42대의 ARJ21 항공기를 생산했다. 에어차이나와 동방항공, 남방항공 등 8개 중국 항공사에서 이 기종을 운항하고 있다.
신저우시리즈는 시페이가 개발하고 생산한 중국산 지선 항공기로, 60~70석 규모다. 신저우60은 1998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2000년 8월 첫 항공기를 사천항공에 인도했다. 신저우60을 개선한 기종인 신저우600은 2005년부터 개발했다. 첫 항공기를 2010년 12월 중국민간용항공비행대학에 인도했다. 신저우700은 2013년부터 연구개발에 들어간 상태다.
시페이는 신저우시리즈의 최신 인도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종합하면, 2019년 11월까지 신저우시리즈 항공기를 모두 109대 인도했다. 주로 AVIC 산하 조이에어(幸福航空)와 동남아, 아프리카 지역 항공사에서 운항한다.
중국산 항공기를 운항하는 항공사의 항공기 운항과 정비도 군사최종사용자 명단의 영향을 받을까? 국유 항공사 소속 항공기 정비사에 따르면, 항공사가 부품을 포함한 항공 기자재를 구매할 때 제3의 항공 기자재 공급업체와 항공기 제조사, 부품 제조사, 중국항공기자재그룹유한공사(CASC) 가운데서 선택한다.
여러 업체를 비교한 뒤 구매를 결정하며, 반드시 항공기 제조사에서 사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군사최종사용자 명단에는 항공기 제조사만 포함돼 항공사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산 수륙양용항공기 AG600의 제조사 퉁페이화난도 군사최종사용자 명단에 들어 있다. 하지만 AG600은 군사용 항공기 수이훙(水轟)-5를 개조한 것이다. 군사용 비행기의 WJ-6 터보프롭 엔진을 채택해 국산화 비율이 높다. 미국 수출제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G600은 중국 민항 적항규범에 따라 개발한 대형 특수용도 항공기다. 산림지역 화재 진압과 수상구조에 투입된다. 200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2016년 7월에 생산했다. 육상과 수상, 해상 시험비행을 완료했고 지금은 적항증명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자력갱생은?
보잉과 에어버스를 비롯한 외국의 주요 항공기 제조사도 ‘주요 제조사+공급업체’ 방식을 채택한다. 보잉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만 대 넘는 보잉 항공기가 중국에서 제조한 부품과 모듈을 사용했다. AVIC 청두항공공업민간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가 생산한 B787 방향타와 AVIC 선양항공공업민간용항공기유한책임공사가 생산한 B787 수직꼬리날개 모듈 등이다.
“주요 제조사와 공급업체의 협력 방식은 항공기 제조사가 부품 생산 부담을 줄이고 시스템통합과 설계, 적항증명 등 다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군수산업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에 비해 중국은 민간용 항공기 산업의 체계가 빈약해 일부 핵심 제품의 대외 의존도가 높다며, 국산 제품으로 대체하기 어려워 국산 항공기 제조가 수동적으로 끌려다닐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항공기 엔진은 항공기 제조기술 가운데 가장 어려운 분야로 첨단산업 기술력을 대표한다.
현재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이 체계적인 연구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중국은 군사 분야에서 중국산 엔진을 사용할 뿐, 민간용 항공기 엔진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다.
2016년 8월, 국무원과 베이징시인민정부, AVIC, COMAC가 공동 출자해 AECC를 설립했다. 중국 항공기 엔진의 설계와 개발, 생산 능력을 통합해 중국 고유의 군사·민간용 엔진과 가스터빈을 개발한다는 기대를 모았다. 민간용 엔진 분야에서 AECC는 ARJ에 적용된 CJ-500 터보팬엔진과 C919에 적용되는 CJ-1000, CR929에 적용된 CJ-2000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 CJ-500은 개념설계 단계고, CJ-2000은 핵심기술 개발과 기술 검증을 하고 있다.
CJ-1000은 중국 최초의 상업용 항공엔진이다. 배기가스를 내뿜어 비행체를 앞으로 미는 추력정격이 1만~1만9999킬로그램힘(kgf)이다. 1kgf은 1kg의 물체가 받는 중력 크기를 말한다(편집자). 2017년 말에 첫 제품 조립을 마치고 2018년부터 점화시험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큰 진전이 없었다. 처음 발표한 일정대로라면 CJ-1000 엔진을 2022년부터 C919 여객기에 장착해야 하는데 계획대로 될지 알 수 없다.

   
▲ 2016년 6월 중국에서 처음 자체 제작한 소형 제트기 ARJ21-700이 청두~상하이 노선의 첫 비행을 마치고 상하이 훙차오공항에 착륙했다. REUTERS

민간용 개발의 어려움
중국산 민간용 엔진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군수산업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 민간용 항공기 제조업의 출발이 늦었다. 군사용 엔진에 비해 안전성과 신뢰성, 정비 용이성, 경제성 등 여러 요소를 강조하는 바람에 어려움이 많다.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려면 수많은 시험을 거쳐야 한다. 부품 검증과 하위 시스템 검증, 조립 뒤 시험, 비행시험 등 단계마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개발 기간이 보통 10~20년이다. 이 때문에 단기간에 민간용 항공기 엔진의 국산화를 실현하긴 어렵다.
AECC의 전문가는 현재 엔진 설계와 제조, 기자재 조달 분야에선 중국과 외국 기업의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기자재에선 중국산이 수입품보다 무겁다. 제품 신뢰성도 국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군수산업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가 첨단기술 분야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 항공산업에 대한 수출을 제한해 중국산 항공기 제조사의 거래비용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예측할 수 없는 거래 위험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황쥔 베이징항공우주대학교 항공과학엔지니어링대학 교수는 ‘주요 제조사+공급업체’ 방식은 세계에서 통용되는 항공기 제조 방식인데 미국 정부가 민간용 항공기를 생산하는 COMAC를 압박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면서도 “한편으로 중국 항공산업이 자력갱생을 서둘러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정부가 군사최종사용자 명단을 포함한 항공기 분야 중국 제재를 유지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왕펑 변호사는 “중국의 굴기를 억제하는 것이 미국의 장기적인 국가 전략”이라며 이런 전략에서 중국에 대한 수출제한이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집행 강도는 다소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후이예변호사사무소 준법감시팀 책임자 양제는 “미국에서 어느 정당이 정권을 쥐든 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은 없다”며 “미국의 수출제한이 중국 기업에 가져오는 준법 감시 부담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2호
國產飛機的懸念
번역 유인영 위원

황룽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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