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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 발판, 전기차 선두 굳혀

기사승인 [131호] 2021.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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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테슬라 따라잡기- ① 독주

전기자동차 전성시대다. 테슬라 몸값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치솟았다. 테슬라는 2020년 중국 시장에서 50만 대를 판매하면서 전기차 업계 1위를 굳혔다. 차량이라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로 떼돈을 번다. 중국의 웨이라이 등 전기차 스타트업도 상종가를 치고 있다. 정보기술 업계 거물인 애플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 채비를 하는 한편, 현대와 벤츠를 비롯한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반격도 본격화하고 있다. _편집자

안리민 安麗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1월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3전기차가 출고를 앞두고 있다. 모델3는 중국에서 11만대 이상 팔려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구도를 바꿔놓았다. REUTERS

2021년 1월1일, 테슬라가 폭탄을 투하했다. 중국에서 생산한 모델Y를 예약 판매가보다 10만위안 내린 33만9900위안과 36만9900위안(약 6300만원)에 팔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시장은 술렁였고, 테슬라 매장은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2020년 1년 동안 테슬라의 모델3는 중국 신에너지 자동차산업 구도를 바꿔놓았다.
전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11월 중국산 모델3 판매량은 모두 11만4천 대로 경쟁 차종을 훨씬 앞질렀다. 중국 시장 덕택에 테슬라는 2020년에 50만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 이런 판매실적은 테슬라 주가를 견인했다. 2021년 1월7일에 주당 816.04달러로 마감해 시가총액이 7700억달러(850조원)를 넘어섰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의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테슬라를 따라 궤도에 올라섰다. 2020년 웨이라이자동차(蔚來汽車)와 샤오펑(小鵬)자동차, 리샹(理想)자동차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심지어 웨이라이차 시가총액이 미국 지엠(GM)을 추월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제품 품질 문제가 여러 차례 불거져 리빈 웨이라이차 회장은 ‘2019년 가장 비참한 인물’이라는 놀림을 받기도 했다.
2020년에 테슬라가 이끄는 스마트전기자동차가 놀라운 반전에 성공하자 공급망을 구성하는 협력사 주가도 따라서 급등했다. 배터리 제조업체 CATL(寧德時代) 시가총액이 9500억위안에 근접해 전통 석유기업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를 추월했다.

스마트한 전기차 열풍
이런 이야기 앞에서 누구나 마음이 흔들렸고 ‘자동차 제조’ 열기가 다시 불었다. 2020년 12월22일 영국 <로이터통신>은 애플이 2024년 자동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트위터에서 모델3 사업이 위기였을 때 애플에 매각을 제안했는데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만나주지 않았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때 테슬라 시가총액은 지금의 10분의 1에 불과했다. 애플은 <로이터통신> 보도와 머스크 트위터에 대응하지 않았다.
중국의 전통 자동차기업도 테슬라를 겨냥했다.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의 자회사 베이징신에너지자동차는 고급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를 공개하고 2020년 10월24일에 처음 제품을 출시했다. 11월14일에는 창안(長安)자동차가 화웨이, CATL과 공동으로 고급 스마트차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11월26일, 중국 최대 자동차기업 상하이자동차그룹이 상하이 푸둥신구 정부, 알리바바그룹과 협력해 고급 순수 전기차 브랜드인 IM모터스(智己汽車) 개발 계획을 내놓았다. 12월18일에는 둥펑(東風)자동차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 란투(嵐圖)의 스포츠실용차(SUV) 프리가 예약 구매를 시작했다. 창청(長城)자동차도 새 브랜드 SL(沙龍)을 만들 계획이다. 신규 브랜드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전기차’와 ‘스마트’였다.
UBS증권은 중국 자동차기업의 사업 방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020년 12월11일 발표한 장문의 보고서는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에는 중국 자동차가 세계시장의 10분의 1을 차지하는 데 그치고, 중국 이외 지역에서 영향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승용차의 60%가 외국 브랜드였다. 하지만 전기차 분야에서는 중국이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UBS증권은 상황이 긍정적으로 전개된다면 2030년에는 중국 자동차 제조사와 협력업체가 세계를 선도하고 세계 전기차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12월1일, 머스크는 독일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폴크스바겐이 신속하게 전환하고 있지만,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사는 중국 기업에서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달리는 중국산 테슬라
테슬라가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게 된 과정은 비상한 행군 같았다. 2018년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차 분야의 외국자본 지분 제한을 완화해 외국기업이 중국에 독자적으로 공장을 지을 수 있도록 허가하자 테슬라가 첫 번째 입장권을 받아냈다. 2019년 1월 착공해 그해 완공된 상하이공장에서 곧바로 조업을 시작했다. 2020년 1월7일, 테슬라는 중국에서 생산한 첫 번째 모델3 자동차를 고객에게 인도했다.
주로 기업고객을 겨냥했던 중국 신에너지차가 개인 판매로 전환하는 과도기를 테슬라는 포착했다. 그전까지 중국 정부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별도로 지원금을 마련해 신에너지차의 성장을 지원했다. 2015년 중국은 세계 최대 신에너지차 시장이 되었다. 보조금은 양날의 검 같았다. ‘지휘봉’인 보조금 지급 기준에 따라 제품을 기획했고, 주로 렌터카나 차량 호출 서비스 회사 등 기업고객에 판매했다.
정부 주관 부처는 보조금이 이끌던 신에너지차산업을 시장이 주도하길 바라며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보조금을 줄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2019년 6월 이후 보조금이 사실상 8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2019년 7월부터 신에너지차 판매량이 연속 감소했다. 2019년에는 누적 판매량이 처음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전기자동차는 일반 소비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테슬라의 중국산 모델3가 시장 공백을 채웠다. 테슬라는 다른 시장 환경에서 성장했고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였다. 2020년 1~2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해 자동차시장이 정체 상태였지만 테슬라는 영향받지 않았다. 3월에는 모델3의 중국 국내 월간 판매량이 처음으로 1만 대를 돌파했다.
중국 기업들은 긴장했다. 일부 기업인은 산업정책을 성급하게 조정하는 바람에 테슬라가 일찍 중국 국내에 진입했다며, 중국 정부가 육성한 신에너지차 시장의 성과를 머스크가 차지했다고 한탄했다.
4월이 되자 중국 재정부는 신에너자동차 지원정책을 수정했다. 30만위안이 넘는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게 했다. 그때 테슬라 자동차 가격이 모두 30만위안 이상이었다.
테슬라는 유연성을 발휘해 신속하게 가격을 내렸다. 중국산 모델3는 여러 차례 가격을 조정했다. 2020년 10월1일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에 보조금을 적용한 판매가격이 24만9900위안까지 내려갔다. CATL의 LFP(리튬·철·인산)배터리를 장착해 원가를 낮췄다.
테슬라는 중국 생산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입지를 굳혔다. 2020년 10월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한 모델3 전기차 7천 대를 유럽으로 수출했다. 11월에는 모델3의 중국 판매량 2만 대를 달성했다. 테슬라와 유일하게 경쟁한 우링훙광(五菱宏光)의 초소형 전기차 미니EV의 기본 차량가격은 2만8800위안이다.

테슬라의 대약진
모델Y를 출시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경쟁력은 한층 강화됐다. 모델Y와 모델3는 동일 플랫폼에서 생산하고 부품의 70%를 같이 사용한다. 지난 1년 동안 테슬라 부품의 중국산 비율도 높아졌다. 모델Y의 매출 총이익률이 더 높고 가격을 내릴 여지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신증권이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산 모델Y 롱레인지는 기본 차량가격이 33만9900위안이고, 생산원가는 23만7930위안으로 매출 총이익률이 30%에 이른다. 국신증권은 중국산 모델Y의 가격을 26만위안(약 4400만원)까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테슬라는 모델Y의 롱레인지 버전과 퍼포먼스 버전만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산능력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 2기 공장이 완공되면 스탠더드 레인지를 추가해 구매 문턱을 낮추고 판매 규모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 테슬라의 계획에 따르면, 1기 공장의 생산능력이 15만 대였고 공장 전체가 완공되면 연간 5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다.
2021년 1월2일 테슬라는 2020년 한 해 동안 49만9550대를 인도했다며, 목표였던 50만 대에서 450대 부족했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보수적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최종 인도한 차량 대수에 미세한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1월5일, 도이체은행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2021년도 판매 목표를 80만 대로 늘리고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상향 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810달러로 올렸다. 미국 월가 애널리스트가 제시한 최고 기록이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의 2030년도 예상 판매량을 380만 대에서 520만 대로 늘렸다.
테슬라는 최대한 생산원가를 낮춰 가격이 저렴한 제품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이다. 2020년 9월에 열린 ‘배터리 데이’에서 머스크는 3년 안에 판매가격이 2만5천달러(약 2700만원)인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저우리쥔 이처(易車)연구원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자동차 소비 수준의 고도화 경향이 명확하다”며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종 가격이 15만~25만위안 구간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고급차 제조사와 테슬라 모두 판매량이 가장 많은 이 시장을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 테슬라는 이미 전기차 분야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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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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