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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변화 반영해 낡은 규칙 바꿀 듯

기사승인 [132호] 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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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게임스톱 사태가 남긴 것- ② 전망

웨웨 岳躍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1월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세계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 AMC 영화관의 매표소일대가 텅 비어 있다. 개미투자자들은 공매도 비율이 높았던 AMC엔터테인먼트 주식도 대거 사들였다. REUTERS

일반적인 공매도 방법은 이렇다. 멜빈캐피털은 게임스톱 주식을 빌려 주가가 높을 때 팔았다가 주가가 내려가면 다시 사서 빌린 주식을 갚고 중간 차액을 가져간다. 하지만 일반투자자의 견인으로 게임스톱 주가가 계속 올라 멜빈캐피털은 더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사서 갚아야 했다. 이론적으로, 게임스톱 주가가 계속 오르면 공매도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는 한 멜빈캐피털의 손실은 무한대로 늘어난다.
이번 게임스톱 사태에서 공매도 세력은 일반적인 공매도 외에 풋옵션을 대량 매입했다. 반대로 상승을 예상한 세력은 주식을 사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한편 콜옵션을 사들였다. 미국 증시를 주목해온 관계자는 “숏 스퀴즈는 자주 일어나는 현상이고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번 사태가 다른 점은 옵션이 개입해 레버리지를 크게 일으킨 것”이라고 말했다. 여러 시장 관계자들도 주식거래의 몇십 배에 이르는 레버리지 효과를 내는 옵션이 ‘진짜 전쟁터’라고 강조했다.

옵션의 공격
옵션은 투자자가 미래의 정해진 시기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 등을 매입(콜옵션)하거나 매도(풋옵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계약이다. 보통 주가 흐름에 투자하거나 투자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사용한다. 아마추어 투자자에게 옵션은 거래 위험이 크지만 최근 거래가 많이 늘었다. 도이체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1년 1월 개인투자자의 옵션 거래량이 기관투자자의 2배에 이르렀다.
멜빈캐피털은 다량의 게임스톱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었다. 게임스톱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게임스톱 주가가 100달러였다면 주가가 50달러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판단한 멜빈캐피털은 일정액의 옵션가격(프리미엄)을 주고 시장조성자로부터 권리행사가격이 50달러인 풋옵션을 사들인 것이다. 게임스톱 주가가 50달러 아래로 내려가도 50달러에 주식을 팔 수 있다.
반대로 게임스톱 주가가 50달러보다 높으면 이 풋옵션은 가치가 없어진다. 거래 가격이 51달러 이상인 주식을 50달러에 팔면 손해이기 때문이다. 멜빈캐피털이 미 증권거래위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2020년 11월 게임스톱의 풋옵션 5만4천 개(약 540만 주에 해당)를 보유하고 있었다. 시가총액으로 계산하면 5500만달러가 넘는다.
주가가 오를 때 풋옵션의 손실은 옵션가격을 포기하는 것에 그친다. 멜빈캐피털의 진짜 손실은 공매도한 주식을 반환하기 위해 급등한 가격으로 현물을 사야 할 때 발생한다. 이번 주가 밀어올리기의 핵심은 개인투자자가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이면서 콜옵션도 같이 매입한 것이었다.
콜옵션은 주가 상승에 투자하는 것이다. 옵션 보유자가 가격이 오른 주식을 낮은 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어 레버리지를 끌어올리는 것과 같다. 콜옵션을 판매한 시장조성자도 게임스톱 주식을 사게 하여 개인투자자와 함께 게임스톱 주가를 끌어올리는 구실을 했다.
모든 위험회피(헤징) 도구는 롱포지션(매수)과 숏포지션(매도)을 동시에 구축한다. 옵션 시장조성자는 투자자에게 콜옵션을 팔면 그것에 맞게 현물 주식을 매입해 주가 상승 위험에 대비한다. 또한 주가 급락으로 인한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풋옵션을 팔면 같은 주식을 공매도한다. 게임스톱 주가가 계속 상승하자 옵션 시장조성자는 어쩔 수 없이 주식을 대량 매입했고 주가는 더욱 상승했다. “광기의 개인투자자와 주식을 매입해 공매도를 청산해야 하는 공매도기관, 콜옵션을 매도한 뒤 주식을 매입해 위험을 회피해야 하는 시장조성자가 3단 공격을 날렸다.” 시장 관계자의 말이다.

   
▲ 공매도 공방으로 급등락을 거듭한 게임스톱의 주가 그래프가 미국 최대 온라인증권사 로빈후드의 애플리케이션에 표시돼 있다. REUTERS

헤지펀드 사이의 힘겨루기
게임스톱 주가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자 멜빈캐피털은 2021년 1월 들어 3주 만에 30% 손실을 기록했다. 업계에 도움을 요청해 시타델과 포인트72로부터 27억5천만달러(약 3조1천억원)를 지원받았다. 멜빈캐피털은 1월27일 <CNBC>를 통해,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고 1월26일 오후 게임스톱에 대한 숏포지션을 청산했다고 밝혔다.
결국 멜빈캐피털의 수익은 2021년 1월 마이너스 53%를 기록했다. 운용 자산 규모도 45억달러로 줄었다. 2020년 말까지만 해도 125억달러였다. 시장에서는 곧 파산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멜빈캐피털은 “파산 신청을 할 것이란 추측은 틀렸다”고 반박했다. 2014년 설립된 이 회사는 주로 과학기술과 소비 분야 주식에 투자했다. 2020년에는 실적이 52% 늘어 미국 시장에서 실적이 양호한 헤지펀드 가운데 하나였다.
멜빈캐피털과 함께 공격받았던 유명한 공매도기관 시트론리서치는 1월29일 공매도 리포트를 중단하고 롱포지션에 집중해 개인투자자에게 장기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는 말했다. “시트론리서치와 멜빈캐피털이 공개 투항하고 공매도를 청산하겠다고 밝혔다. 개인투자자의 목표는 공매도를 막는 것이었기에 청산이 마무리되면 이 게임은 롱포지션 사이에서 누가 더 빨리 뛰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다.”
덩후 선완훙위안(申萬宏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과도한 공매도가 가져온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볼 때 공매도 비중이 합리적 수준을 초과하면 위험이 커진다. 개인이나 기관 모두 콜옵션을 매입해 현물 수요가 급증하거나, 상장사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보이거나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가 오르면 공매도한 투자자는 추가 증거금을 내야 하고 강제 청산으로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그는 “온라인에서 벌어진 논의는 사태의 도화선일 뿐”이라며 “과도한 공매도로 인한 숏 스퀴즈가 그 원인인데 그 과정에는 여러 기관이 참여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디워터스 창업자 카슨 블록은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포물선을 그리는 주가 동향을 보면, 토론방 게시글에 선동된 개인투자자의 매입이 낳은 결과물이 아니라 헤지펀드와 헤지펀드의 힘겨루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가조작 조사
1월27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주식과 옵션 시장의 변동성에 주목하고 “다른 감독기관과 협력해 사태를 평가하고 감독 대상과 중개기관, 시장참여자의 행동을 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앨리슨 헤런 리 SEC 의장대행은 1월29일 공동성명에서 “극단적 주가 변동은 투자자에게 단기간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하고 시장심리에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연방증권법 위반과 시장 조종 행위가 발견되면 개인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조사에 적어도 몇 개월, 어쩌면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시장에서는 본다. 사용자 IP주소와 중개업체의 거래기록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스티브 커틀러 ‘심슨 대처 앤드 바틀릿’ 파트너는 “주식 추천글을 게시한 사용자가 관련 주식 발행사로부터 비용을 받았는지와 고의로 주가를 올리려는 조직에 고용됐는지를 SEC가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피 미국 컬럼비아대학 법학대학원 교수는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주가를 황당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고 해도 불법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만약 누군가 인터넷에서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시장 조작으로 간주되면 불법이다. 하지만 인터넷 토론방에서 시장을 조작한 증거를 찾기란 그야말로 사막에서 바늘 찾기다.”
SEC가 2019~2020년 벌인 활동에서 시장 조작 사건은 5%에 불과했다. 과거 비슷한 사례로 2001년 SEC가 당시 15살이던 뉴저지주 고등학생 조너선 레베드를 기소한 사건이 유일하다. 레베드는 인기 없는 주식을 산 뒤 여러 사용자 이름으로 야후 파이낸스 게시판에 게시물을 수백 개 올렸고, 이 주식을 추천해 수십만달러의 이익을 챙겼다. 레베드는 SEC로부터 기소당한 첫 번째 미성년자로, 결국 소송까지 가지 않고 합의했다. SEC는 그가 불법으로 얻은 소득의 일부인 28만5천달러를 몰수했다.
최근 있었던 소송은 주로 미국 최대 온라인증권사 로빈후드가 게임스톱 주식거래를 중단시킨 행동을 개인투자자가 문제 삼은 것이다. 한 원고는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할 때 매입 기회를 놓쳤다”며 “월가에서 인터넷 회선을 뽑고 코드를 삭제했다는 소문도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증권시장은 ‘T+2’ 청산 제도를 시행한다. 거래가 발생한 뒤 영업일 기준으로 2일이 지나야 결제가 끝난다. 이 과정은 미 중앙예탁청산기관(DTCC)에서 처리한다. 중개업체인 로빈후드에는 청산 기능이 없다. 중개업체의 신용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DTCC의 자회사 증권청산소(NSCC)는 중개업체에 청산결제 증거금을 내도록 요구한다.
청산결제 증거금의 계산 공식은 복잡하다. 주식거래량, 주가와 관련 있다. 증거금이 부족해지면 금액을 보충하거나 증거금에 따라 거래량을 제한한다. 로빈후드 고객이 반드시 서명해야 하는 동의서를 보면 ‘로빈후드가 별도의 통보 없이 언제든지 증권거래를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는 조항이 있다.
2월18일 게임스톱 주식 급등과 폭락에 관한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가 예정된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다른 주요 주식시장과 달리 미국 증시에는 열성적인 개인투자자가 있긴 하지만, 그들이 시장 전체를 교란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개인투자자가 이끌어낸 특정 주식의 변동성은 위험을 감수하고 공매도를 했던 세력에 파괴력을 발휘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고 미국 자본시장 운영을 파괴하지 않았다.”

   
▲ 2021년 2월18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온라인 청문회에서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허프먼이 게임스톱 사태에 관해 증언하고 있다. REUTERS

결말은 어떻게?
진이 궈하이(國海)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1970년부터 점차 기관투자자 위주로 변했다. 개인투자자가 들고일어난 사건이 두 번 있었다. 1987년 블랙 먼데이 사태 직전과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 직전이다. 그는 “이번에 개인투자자가 기관을 공격한 사태의 발단을 돌아보니 과거와 마찬가지로 자본시장의 과열 현상이 있었다”며 “그 원인을 추적하면 미국의 강력한 부양 정책과도 관련 있다”고 말했다.
미국 투자은행 스티펠의 수석투자전략가 배리 배니스터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미 시장에 쏟아부은 4조달러(약 4500조원)는 상당한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사교생활이 위축됐기 때문에 여윳돈이 생긴 사람들이 주식투자를 시작했을 것이다. 돈이 있고 시간이 남게 된 개인투자자가 시장에 진입해 일시적인 과열을 가져왔겠지만 장기적으로 거품이 누적될 정도는 아니다.”
진이 애널리스트는 개인투자자들이 같은 의견을 조성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개인투자자들이 △거래하는 상품이 다양해지고 △구조화된 금융상품이 늘고 △레버리지가 올라가고 위험이 커지며 △특히 인터넷 발달로 극단적인 사고의 전파가 쉬워진 점을 들었다.
그들의 투자 의견이 기업의 펀더멘털과 상당히 괴리가 있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투자 지식이 부족하다. 시장이 하락할 가능성이 커지면 개인투자자의 위험 선호도가 다르기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 기관투자자 비중이 높은 미국에서 개인투자자의 자금력은 기관과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시장과 상품이 다양해졌기 때문에 개별 주식과 일부 분야에서 거래 과열과 상품 구조화로 인한 시스템 위험의 발생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SEC가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어떤 조처를 하지는 않겠지만 낡은 규칙을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규칙은 대부분 거래 수수료가 무료인 중개업체와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달하기 전에 만들어진 것이어서 감독기관 대응이 필요하다. 홍콩 증권사 관계자는 말했다. “저금리 환경에서 자산 거품이 생겼을 때 구시대 공매도 전략은 적절하지 않다. SNS와 젊은 세대가 만난 뒤 비트코인과 테슬라 사례에서 세대 갈등과 변화가 나타났다. 시간은 그들 편이다. 펀드매니저들도 시대 변화에 순응하고 이길 수 없으면 합류해야 한다.”

ⓒ 財新週刊 2021년 제6호
散戶大戰華爾街
번역 유인영 위원

웨웨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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