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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과 품질규격 문턱 여전히 높아

기사승인 [132호] 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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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정리춘 鄭麗純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 전기차 신생 벤처기업 샤오펑자동차의 스포츠실용차 G3.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의 길을 따라온 샤오펑차는 2021년 7월 출시될 신차에 라이다를 장착하기로 했다. 샤오펑자동차 누리집

2020년 11월 중국 자동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샤오펑자동차(小鵬汽車)가 신차에 라이다(LiDAR)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라이다는 레이저 신호를 이용해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거리를 측정하는 기술이다. 이 신차는 2021년 7월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지금까지 추종했던 테슬라에 대한 ‘배신’이었다.
자율주행 기술의 목표는 인간이 하는 운전을 대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조합해야 한다. 인지체계는 인간의 눈, 판단체계는 뇌, 제어체계는 손과 발을 대신한다. 인지 분야에서 중요한 하드웨어는 카메라와 밀리미터파 레이더, 라이다 등이 있다. 대부분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은 카메라와 밀리미터파 레이더를 중심으로 여러 센서를 조합한다.

샤오펑의 배신
라이다를 기준으로 업계는 두 진영으로 나뉘었다. 한쪽은 테슬라가 카메라를 사용한 시각 인지 기술을 고집하며 외롭게 싸우고 있다. 다수인 다른 쪽은 라이다를 적극 지지한다. 라이다가 없으면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을 실현할 수 없고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의 안전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샤오펑차의 자율주행 기술은 테슬라를 따라갔고 테슬라로부터 표절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그랬던 샤오펑차가 라이다를 선택한 것은 다른 노선을 시도했다는 의미다.
일부 교통사고를 통해 시각인지 기술의 결함이 드러났다. 2020년 6월1일 대만 자이시에서 대형 화물차가 도로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른 차들은 속도를 줄여 넘어진 화물차를 피해 지나갔다. 하지만 자율주행 오토파일럿 모드로 주행한 테슬라 모델3는 그대로 화물차를 들이받았다. 차주는 언론 인터뷰에서 화물차와 충돌하기 2초 전에야 위험을 인지하고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말했다.
궈지순 광저우자동차연구원 첨단운전기술부 부장은 기고문에서 오토파일럿을 가동했더라도 차주가 주의력을 분산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차량시스템 반응을 볼 때 넘어진 화물차 지붕에서 반사된 빛이 카메라 인식을 방해했고, 테슬라 자율주행 알고리즘이 차량 지붕을 인식하도록 훈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밀리미터파 레이더는 주로 거리와 속도를 측정하는 데 쓰인다. 금속 물체에 민감하고 해상도가 높지 않으며 판단체계에서 가중치가 낮다. 밀리미터파 레이더가 보내는 경고를 무시하고 ‘불필요한 자동 긴급제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리샹자동차(理想汽車) 최고경영자인 리샹은 카메라와 밀리미터파 레이더의 조합을 개구리 눈에 비유했다. “움직이는 물체를 민감하게 찾아내지만 정지 상태 물체에 대한 반응은 느리다”고 설명했다.
라이다가 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라이다는 레이저 광선을 외부로 쏘아 레이저가 물체에 도달한 뒤 돌아오는 시간을 계산해 주변 물체에 대한 입체 정보를 확보하고 3차원(3D) 모형으로 만들어낸다. 카메라와 밀리미터파 레이더보다 라이다의 데이터가 더 정확하다.
최근 여러 중국 완성차 제조업체에서 라이다 도입을 예고했다. 2021년 1월20일 창청자동차(長城汽車) 웨이 브랜드에서 “신차 모카(摩卡)에 독일 아이베오가 생산한 고정형 라이다 3대를 장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신에너지자동차의 전기차 브랜드 아크폭스와 웨이라이자동차도 라이다를 사용해 자율주행 기술을 지원한다.
화타이(華泰)증권은 2020년 12월 공개한 연구보고서에서 라이다가 대규모 상업화를 앞둔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달 화웨이는 라이다 제품을 출시하고 중국 광둥성 둥관시에 10만 대 규모의 라이다 생산공장을 건설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가 가세하면서 차원이 다른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화웨이가 강력한 제조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업계도 라이다 제조사를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상장된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가운데 라이다 분야 최대 기업인 벨로다인이 포함됐다. 중국에서는 허사이테크놀로지(禾赛科技)가 스타트업 전용 주식시장인 커촹반 상장을 신청해, 최초의 라이다 분야 상장사가 될 전망이다. 웨이라이차는 스타트업 이노비전(圖達通)을 선택했고, 샤오펑차의 협력사는 드론 제조업체 DJI(大疆)의 자회사 라이복스(覽沃科技)다.
궈지순 부장은 “라이다와 자율주행 상업화가 긴밀히 연결됐다”고 말했다. 최근 기능이 복잡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과 3단계(L3) 이상의 자율주행기능을 갖춘 자동차가 출시됐고, 여기에는 라이다가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라이다를 자동차에 달기 위해선 자동차 품질규격에 부합하고 엄격한 검증을 통과해야 한다. 생산비용이 비싼 것도 도전 과제다.
테슬라는 기존 노선을 바꾸지 않았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라이다를 ‘지팡이’에 비유하면서 “자율주행이 지팡이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며 2020년 12월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슬라가 2021년 5단계(L5) 자율주행을 실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시스템에 라이다를 포함하지 않았다.

   
▲ 벨로다인의 라이다 센서가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자동차용 소프트웨어 업체 블랙베리 QNX 본부의 자율주행차에 장착돼 있다. REUTERS

라이다의 출발점
라이다는 오래전부터 자율주행에 응용됐다. 군사용 첨단기술을 연구하는 미국 국방부 국방고등기획국(DARPA)은 2004년부터 무인자동차경주대회 다르파그랜드챌린지를 개최하는 등 기술 발전에 큰 파급력을 발휘했다. 1983년 설립된 라이다 분야의 선도 기업 벨로다인은 음향기기 회사로 시작했다. 벨로다인은 센서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2004년 첫 챌린지에 참가했다. 그해 참가한 자동차 중 한 대도 완주하지 못했다. 2005년 데이비드 홀 벨로라인 창업자가 실시간 3D 라이다를 발명했다. 2005년 챌린지에서 우승한 스탠퍼드대학팀의 스탠리 차량 지붕에 라이다 5대를 설치했다.
2010년 구글이 벨로다인의 라이다를 이용한 자율주행차 주행시험을 했다. 자동차 지붕 중앙에 회전식 라이다를 설치했고, 이런 모양은 자율주행 기술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2016년 구글의 알파고가 세계 정상 바둑기사 이세돌과 대국에서 승리하자 인공지능 열풍이 불었고 자율주행차도 관심받았다. 가격이 수십만위안에 이르는 벨로다인의 64채널 라이다에 수요가 몰려 한때 원활하게 제품 공급을 못할 정도였다. 2016년 8월 포드와 바이두는 벨로다인에 1억5천만달러(약 1700억원)를 투자해 제품 공급 우선권을 확보했다.
벨로다인이 초기에 개발한 라이다는 ‘기계회전식’이었다. 360도 수평으로 현장을 스캔했다. 레이저 채널 수가 성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다. 채널이 많을수록 스캔 결과가 정확했다. 기계회전식 라이다는 공법이 복잡하다. 제조 단계에서 사람이 직접 시험하고 정밀도를 교정해야 해서 가격이 비싸다. 라이다의 주요 고객사는 자율주행 기술개발 업체다. 그들은 개조한 차량으로 도로주행 시험을 진행하며 비용에 민감하지 않다. 그 덕분에 라이다는 오랫동안 특수 장비로 남았다.
유일하게 자동차 품질규격에 부합해 상업적으로 양산하기 시작한 라이다는 프랑스 발레오가 개발한 ‘스칼라’다. 1세대 스칼라는 아우디 A8에 장착됐다. 아우디는 2017년 출시된 A8이 세계 최초의 3단계(L3) 자율주행차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법규와 인허가 문제로 A8의 3단계 자율주행 기능을 실제로 사용하지 못했다. 2021년 1월 발레오는 지금까지 스칼라 12만5천 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스칼라 1세대 제품은 아우디를 제외한 다른 완성차 제조사의 대량 주문을 받지 못했다. 1세대와 2세대 스칼라는 모두 기계회전식이다. 1세대 제품은 채널이 4개, 2세대 제품은 16개다. 제품 가격은 900유로(약 120만원) 정도다.
중국의 라이다 분야 스타트업 제트비전(一徑科技)의 스퉈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기계식 라이다는 차량에서 오랫동안 진동을 받아 기계가 소모되며 고온 등의 환경으로 신뢰성이 영향받는다. 완성차 제조사는 지금까지 기계식 라이다를 선택했지만 이제는 새로운 기술 노선을 탐색하고 있다.

   
▲ 2016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 마크 필즈가 벨로다인 라이다 신제품을 들어 보이고 있다. 포드는 벨로다인에 대규모로 투자해 제품 공급 우선권을 확보했다. REUTERS

새로운 전략
최근 업계는 하이브리드 라이다와 고정형 라이다로 방향을 전환했다. 화웨이는 96채널 하이브리드 라이다의 대량생산을 계획 중이다. 발레오는 출시할 예정인 3세대 스칼라에 같은 기술을 채택했다. 라이다를 차체에 삽입할 수 있으며, 부피가 작고 생산하기 쉽다. 하이브리드 라이다와 고정형 라이다는 회전하지 않아도 레이저 광선 발사 방향을 조절할 수 있지만 각도에 한계가 있다. 기계회전식에 견줘 사실상 성능이 떨어진다. 애플이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한 고정형 라이다는 주변 5m 이내 물체만 탐지할 수 있다.
샤오펑차와 협력한 라이복스는 드론 제조업체 DJI가 내부에서 육성한 기업이다. 2021년 신차에 장착한 라이다는 수평시야각이 120도다. 360도를 탐지하려면 3대가 필요하다. 새로운 기술은 라이다의 생산비용을 크게 낮췄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프트웨어를 추가해도 라이다의 생산원가를 1만위안(약 170만원) 아래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경쟁으로 라이다의 활용이 촉진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완성차 제조사는 신기술에 신중한 편”이라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신기술을 도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시장에 변화가 생겼다.
새로운 전장시스템을 도입한 뒤 자동차의 자율주행 성능을 경쟁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중국 완성차 제조사도 라이다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센서 기능을 보완하고 ‘기술적으로 앞서간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테슬라와 경쟁하기 위해서다.
웨이라이차나 샤오펑차는 하드웨어를 미리 장착한 뒤 소프트웨어를 지속해서 개선해 자율주행 기능 소프트웨어의 유료화 가능성을 탐색한다는 전략이다. 센서 기능을 보완하기 위해 라이다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에 사용하는 것은 사실상 라이다 성능을 낮추는 셈이다. 그렇게 하더라도 라이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완성차 제조사 관계자는 현재 라이다 가격이 5천~7천위안이라고 말했다. 일부 고급형 차종에만 장착할 수 있는 금액이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공급업체 관계자는 “자동차 판매가격이 15만위안(약 2600만원)이라고 할 때 부품 구매비용이 8만위안을 넘어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 전장 부품 가격이 40%인 3만위안을 차지한다. 따라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비용을 8천위안 이내로 조절해야 하는데 라이다 한 대 가격이 그 정도다. 라이다를 본격 보급하려면 가격이 수백위안 수준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 2020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서 전자상거래 업체의 물건을 배달하는 현대자동차 자율주행차의 지붕에 라이다와 카메라, GPS 센서가 장착돼 있다. REUTERS

여전한 난관
라이다를 대규모로 보급하려면 비용 외에 자동차 품질규격을 통과해야 한다. 라이다는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 부품이어서 아직 표준이 없다. 하지만 자동차의 안전 요건이 있기 때문에 라이다를 장착하려면 관련 조건에 부합해야 한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라이다에 들어가는 여러 반도체칩은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규격인 ‘ISO26262 인증’을 받아야 한다. 라이다 생산공장도 인증을 거쳐야 하며, 제품이 진동·온도·내구성 등 시험을 통과해야 자동차에 장착할 수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제조사 온세미콘덕터는 품질규격에 부합하는 라이다의 작동온도가 -40~105℃여야 한다고 말했다. 스퉈 제트비전 최고경영자는 라이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정확한 3D 이미지를 스캔할 수 없고, 차량이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궈지순 부장에 따르면, 자동차부품의 품질규격 기준은 일반 공업용품보다 높다. 모든 부품이 인체에 상해를 주지 않아야 하기에 검증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2년 정도 예상해야 한다.
2019년 10월 벨로다인은 고정형 라이다 벨라레이를 출시했다. 한국 현대자동차그룹의 자동차부품 제조사 현대모비스는 벨로다인과 업무 협력을 진행해 벨라레이를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에 적용할 계획이다. 양쪽은 2023년 벨라레이를 자동차에 장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다는 제품 특성 때문에 품질규격 시험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선천적인 약점이 드러난다. 기계회전식 라이다는 내부에서 회전하는 부품이 쉽게 손상된다. 부품이 깨지면서 외부로 날아가면 위험하다. 발레오의 스칼라는 품질규격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민감한 라이다의 일부 성능을 떨어뜨렸다. “견본제품은 품질규격 시험을 통과하기 쉽지만 공장에서 규격에 부합하는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스타트업은 제조 능력이 부족하다.” 업계 관계자는 “예를 들어 라이다는 채널이 여러 개인데 안에 있는 반사경 하나가 깨지면 제품 전체가 망가졌다고 봐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품질규격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일부 라이다 제조사는 1차 협력업체의 제조 능력을 이용했다. 창청자동차는 독일 아이베오의 고정형 라이다를 2022년 출시하는 신차에 탑재할 예정이다. 이 제품의 생산을 자동차부품 회사 ZF프리드리히스하펜이 맡았다. 라이다 제조사와 완성차 업체, 1차 협력업체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었다.
ZF프리드리히스하펜은 2016년 아이베오 지분 40%를 인수했다. 2020년 9월에는 미국 라이다 제조사 에바와 제품을 공동개발하고, ZF프리드리히스하펜이 제조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완성차 제조업체 관계자는 “품질규격을 통과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술을 선택하고 라이다 제조사의 공동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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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정리춘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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