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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능 없어… 경제·안정성 따져야

기사승인 [132호] 2021.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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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중국 전기차 기술의 허실- ② 차세대 배터리

안리민 安麗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9월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한 원통형 배터리 ‘4680’(오른쪽 아래). 테슬라는 유튜브 등을 통해 배터리 생산 과정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테슬라 누리집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개발은 외줄타기처럼 다양한 지표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자동차에 사용하려면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 현행 국가표준에 따르면, 배터리 셀에서 내부 합선이 발생해 발열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차량 탑승자가 탈출할 수 있도록 5분 동안 발화나 폭발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2021년 1월16일 왕촨푸 비야디(BYD) 회장은 중국전기자동차백인회포럼에서 탑승자 탈출에 필요한 시간을 30분으로 늘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기업은 ‘만능 배터리’를 찾고 싶지만 어우양밍가오 중국과학원 원사의 말처럼 아직 그런 배터리는 없다. ‘고체 배터리’는 세계 각국에서 연구 중인 신기술이다. 현재 쓰는 배터리의 전해질 용액과 분리막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것을 말한다. 양극재에는 변화가 크지 않지만 음극재로 리튬금속을 사용한다. 차세대 배터리로 간주되는 고체 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고 안전하며 고온과 저온에서도 성능이 좋다.

차세대 배터리
2021년 1월19일 중국의 대표 배터리 제조사 CATL은 고체 배터리와 관련한 기술특허 2건을 공개했다. 2020년 12월 일본 <닛케이신문>은 도요타가 고체 배터리 연구 분야에서 앞서 있고 다수의 특허를 확보해 세계 1위라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2021년 고체 배터리 시험용 자동차를 만들어 성능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중국 기업이 공급해 일본이 신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고체 배터리 분야에 뛰어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많다. 미국 퀀텀스케이프는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를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퀀텀스케이프의 최대 주주는 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이고, 글로벌 자동차부품 업체 콘티넨탈과 상하이자동차 등이 주주다. 이 회사는 공시를 통해 상업적으로 필요한 크기의 단층 고체 배터리만 생산한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단층 고체 배터리는 자동차에 필요한 동력을 제공할 수 없다. 퀀텀스케이프는 최근 배터리 개발과 배터리 셀의 상업적 생산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2020년 9월 기준으로, 퀀텀스케이프의 누적 적자는 7억달러에 이른다. 2021년 1월20일 인터뷰에서 스테판 볼렌슈타인 폴크스바겐그룹 중국지사 최고경영자는 2023~2025년에 고체 배터리 양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2020년 9월 ‘배터리 데이’를 열었다. 외부에서는 수명이 100만 마일에 이르는 새로운 배터리를 출시하리라 예상했다. 테슬라는 2015년부터 캐나다 달하우지대학 제프 단 교수 실험실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명을 연장하는 기술을 개발했고 특허를 출원했다. 테슬라와 제프 단 실험실은 협력 기간을 2026년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제프 단 실험실은 최근 리튬금속 음극재 배터리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배터리 데이’에서 관련 정보 대신 원통형 배터리 ‘4680’을 공개했다. 크기를 기준으로 이름을 지은 이 배터리는 콜라캔 모양으로 지름 46㎜, 길이 80㎜다. 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을 변경한 실리콘 기반 음극재 유형이다. 대형 자동차업체 기술책임자는 에너지밀도가 높아진 동시에 제조비용을 낮춘 것이 테슬라 4680배터리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주행거리 1천㎞의 허상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에 따르면, 4680배터리는 지금 사용하는 배터리보다 △에너지밀도 5배 이상 △출력 6배 △주행거리 16% 정도 늘어났다. 반면 생산비용은 56% 떨어졌다. 필요한 부품을 줄여 배터리를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다. 2021년 1월18일 테슬라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4680 배터리 생산라인 동영상을 게시했다. 테슬라는 이 배터리를 본격 양산하려면 2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고급형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다. 새 브랜드가 끊임없이 나온다. 테슬라는 2021년에도 가격경쟁의 불을 지폈고, 대부분의 신에너지자동차 제조사들은 압박받았다.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은 짧은 주행거리다. 그래서 주행거리가 1천㎞라고 강조하면 즉각적으로 특징이 부각돼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우려한다. 천칭촨 중국공정원 원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다양한 것은 저장용량이 다양한 스마트폰 기종을 출시하는 것과 같다”며 “많은 사람이 256기가바이트(GB)를 선택하지만 64GB도 다 쓰지 못한다. 주행거리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차량의 전반적인 경제성과 에너지효율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 기술 조건에서 주행거리가 늘었다는 것은 더 많은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고 차량이 그만큼 무거워진다는 뜻이다. 이는 전기차에서 배출하는 탄소량이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적지 않다는 의미다. 업계 전문가도 “그렇다면 전기차를 장려할 의미가 있나?”라고 반문했다.
자동차업체 기술책임자는 지적했다. “브랜드와 차종에 따라 필요한 배터리 성능이 다르다. 일부 성능을 개선한다고 모든 수요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성숙한 기술을 기반으로 신차를 개발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811 삼원계 배터리도 업계에서 논란이 됐다. 2018년 웨이라이자동차가 해당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2019년 전기차의 발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자, 웨이라이차는 거액을 투입해 결함이 있는 배터리팩을 회수했다. 그 뒤 웨이라이차가 발표한 배터리 임대 사업에서 811 배터리팩의 비중이 줄었다. 리빈 웨이라이차 회장은 “622 또는 523 삼원계 배터리팩의 가성비가 더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상하이GM 우링훙광의 초소형 전기차 미니EV. 저렴한 가격과 도심 주행의 편리함을 무기로 테슬라 모델3와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1위를 다툰다. REUTERS

정책 영향
중국 정부가 신에너지자동차 보조금 혜택을 줄이자 전기차 생산비용 문제가 부각됐다. 시장점유율이 하락하던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2020년부터 원가경쟁력에 힘입어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중국자동차동력배터리혁신연맹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삼원계 배터리를 장착한 자동차 비율은 전체의 60%로, 전년 동기 대비 4.1% 줄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 비중은 40%로, 20.6% 늘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생산원가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약 15% 저렴하다. 초소형 전기차 미니EV가 인기를 얻은 것도 비슷한 이유다. 충전이 편리하면 주행거리가 짧아도 일상 운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상하이GM 우링훙광(五菱宏光)의 미니EV에는 주행거리 120㎞와 170㎞ 2종이 있다.
스테판 볼렌슈타인 폴크스바겐그룹 중국지사 최고경영자는 전기차업계에서 주행거리에 주목하는 이유는 충전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내연기관차는 한 번 주유해 800~
1천㎞ 주행한다고 홍보하지 않는다. 어느 곳에나 주유소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충전기 보급이 부족하고 충전기를 설치할 장소도 확보하기 어렵다.”
중국전기자동차충전시설촉진연맹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 중국 전역에 설치된 충전시설은 168만1천 대다. 이 기간 중국의 신에너지자동차 보유량은 492만 대다. 차량과 충전기 비율을 1:1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중국 정부는 충전시설 건설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2020년에는 배터리 충전기와 배터리 교환소를 ‘신형 사회기반시설’ 범주에 포함했고, 정부 업무보고에 보급 내용을 넣었다.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한 현실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일부 기업은 다른 기술을 도입했다. 리샹자동차를 처음 출시한 리샹원(理想ONE)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다. 소형 엔진이 기름을 연소해 생산한 전기를 모터에 공급하면 모터가 차량을 구동하는 원리다. 이런 형태의 전기차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에 속해 정책 지원을 받는다.
이런 방법을 쓰면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소비자가 주행거리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2020년 11월 리샹차 창업자 리샹은 언론 인터뷰에서 당분간 순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11월25일 둥펑(東風)자동차그룹 전기차 브랜드 란투(YOYAH)의 첫 번째 자동차 예약 구매를 시작했다. ‘순수 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두 가지 차종이 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5호
電動汽車千公里續航虛實
번역 유인영 위원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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