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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출발점에 선 ‘녹색’

기사승인 [133호] 202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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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s Letter]

이용인 편집장

   
 

5월의 신록은 날 선 신경을 무장해제한다. 이양하는 ‘신록예찬’에서 “어린애의 웃음같이 깨끗하고 명랑한 5월의 하늘”과 “나날이 푸르러 가는 이 산 저 산”이 있으면 “곁에 비록 친한 동무가 있고, 그의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할지라도, 이러한 자연에 곁눈을 팔지 않을 수 없다”고 노래했다.
자연과 평온의 아이콘 정도였던 녹색은 이제 기후변화에 맞서 인류를 구원할 ‘노아의 방주’가 됐다. 국외는 물론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의 녹색 활동도 부쩍 더 활발해졌다. 환경을 향한 기업이나 투자자들의 관심도 치솟았다. 특히 국외에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이런 추세가 강해졌다. 미국 싱크탱크들이 보내는 뉴스레터에는 기후위기 관련 보고서나 웨비나(웹세미나) 개최 소식으로 가득하다. 녹색은 대세를 넘어 유행이 됐다.
수많은 사람의 지난한 사투 덕분에 기후변화가 우리에게 곧 닥칠 불안한 미래라는 사실에 토를 다는 이는 없다. 젊은 세대일수록 기후위기에 대한 절박감은 더 깊어 보인다. 기후변화를 자기 세대에 마주해야 할 실존적 위기로 여기기 때문이다. 젊은 친구들이 만드는 온라인 미디어 매체의 상당 부분도 기후변화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변곡점을 맞았다. 생활방식 변화와 과학적 입증 영역을 넘어 산업·노동·국제정치 등으로 고민의 영역이 확장됐다. 경제시스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하는 논의도 활발하다. 이번 <이코노미 인사이트> 11주년 창간특집으로 ‘녹색전환’을 화두로 던지는 까닭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려면 생활과 의식을 바꾸는 캠페인과 맞물려 산업·기술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대의명분과 정신적 동기만으로는 사람들의 행동 변화를 지속해서 끌어내기 어렵다. 코로나19 방역의 피로감으로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무늬만 환경’으로 기후위기 대응 흐름에 무임승차하려는 기업들의 옥석을 가리는 것도 시민들의 몫이다.
노동문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노동자와 사회에 유해하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화석연료는 전환 압박을 받고 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의 지적처럼 괜찮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적극적인 훈련과 기술개발 정책을 제공하며, 노조와 사용자 및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사회적 대화를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은 새 시대의 새로운 과제가 됐다.
국제정치 차원에선 국가 단위 플레이어들의 움직임을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이다. 기후위기가 안보 위협이 될 수도 있음을 자각하면서 국가와 정부의 영향력도 확대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을 둘러싼 국가 간 협력과 경쟁이 순방향으로 전개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2021년 11월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릴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각국이 국제무대에 성적표를 내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1년 5월호

 

이용인 yyi@hani.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미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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