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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할리우드의 뉴노멀?

기사승인 [134호] 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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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기획] 갈림길에 선 할리우드 ③ 미래

라르스올라프 바이어 Lars-Olav Beier 로타어 고리스 Lothar Gorris
볼프강 회벨 Wolfgang Höbel 올리버 케버 Oliver Kaever
하나 필라르치크 Hannah Pilarczyk
<슈피겔> 기자

   
▲ 기존 할리우드는 새로운 할리우드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건물에 넷플릭스 로고가 보인다. REUTERS


독일 최대 규모의 영화제작사 ‘콘스탄틴필름’(Constantin·<괴테스쿨의 사고뭉치들>(Fack ju Göhte) 제작사)의 마르틴 모스코비츠 회장은 “일단 영화관 그리고 디브이디(DVD), 안방극장을 거쳐 마지막에 텔레비전에서 상영되는 고전적인 영화 배급망은 이미 망가졌다. 과거로의 회귀란 이제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영화제작자 한스요아힘 플레베는 “영화관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순진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기존 영화관 관람객의 20~25%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영화관의 미래, 그리고 할리우드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일단은 스페인 독감 이후와 유사하게 상황이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당시 영화를 제작해 자체 영화관에서 영화를 상영했던 곳은 영화 스튜디오였다. 지금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 영화를 제작해 자체적으로 스트리밍하고 있다. 모든 것이 OTT 플랫폼에서 원스톱으로 이뤄진다.

남은 것은 디즈니뿐
기존 할리우드는 새로운 할리우드로 대체될 것이다. 애플플러스(Apple+), 넷플릭스 그리고 아마존프라임비디오가 새로운 스튜디오이며, 기존 스튜디오는 이제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워너와 유니버설은 미국 통신회사 에이티앤티(AT&T)에, 세계 최대 규모의 케이블티브·방송회사 컴캐스트와 파라마운트는 미디어그룹 비아콤(Viacom)에 인수됐으며, 컬럼비아픽처스는 오래전에 일본 전자회사 소니에 인수됐다. 오직 디즈니만 아직 디즈니 그대로이며, 자신을 합병하려는 대기업들을 피해 몸집 불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 15년간 픽사스튜디오(<니모를 찾아서>와 <카> 시리즈), 마블엔터테인먼트, 슈퍼히어로 영화, 루카스 영화(<스타워즈>), 20세기폭스를 사들였다. 디즈니는 2년 전 최초의 대형 스튜디오로서 영화 6편으로 각기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이상 흥행 수익을 올렸다. 기존 할리우드는 특별히 예술적 영혼을 가진 것처럼 보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새 할리우드는 이 물음을 다루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의존하는) 알고리즘은 항상 옳기 때문이다.
기존 할리우드에서 새로운 할리우드로의 변신은 역시 문화·정치적 변화의 영향을 받는다. 디지털 자본의 힘과 기술 진보의 위력은 사회변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할리우드는 옛 ‘노멀’로의 귀환을 기대할 수 없다는 말을 계속 듣는다”고 흑인 미국 영화감독 에바 듀버네이(영화 <셀마> 감독)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서 말했다. “‘노멀’이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스튜디오 시스템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했고, 영화 스토리텔링은 백인 남성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이뤄져야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여러 질문이 남는다. 미국에서 80곳 넘는 OTT 업체가 미국 시청자의 관심을 얻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면 새로운 할리우드의 디지털 정글에서 누가 과연 생존할 것인가? 유럽은 이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유럽은 제1차 세계대전이 영화계 인프라를 파괴하기 전 미국과 유사하게 수많은 좋은 무성영화를 제작했으며, 오늘날 영화문화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적합하지 않은 국가 지원과 배급망의 혼합에 토대를 두고 있다. 디지털 대형 자본과 OTT의 알고리즘과 활동가들의 비전이 (영화를) 결정한다면 미래에는 어떤 영화가 나올 것인가? 2020년 넷플릭스에 올라온 영화를 거의 다 본 사람이라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만 조금은 지루하고 뻔한 스토리를 무수히 봤을 것이다.
1927년 루이스 메이어(당시 미국 종합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기업 ‘메트로 골드윈 메이어’ 회장)로부터 막 태동한 할리우드의 34명 인사와 함께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를 설립하자는 제안을 받자, 메리 픽퍼드는 할리우드는 영화박물관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 역사를 잊은 할리우드에서 이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기까지 시일이 다소 걸렸다.

역사가 된 기존 할리우드 시스템
2021년 영화박물관이 드디어 문을 열게 된다. 신과 팬데믹이 허락한다면 제임스 본드 신작의 개봉 예정일인 9월30일에 말이다. 이탈리아 건축가 렌초 피아노가 영화박물관을 설계했다. 영화박물관은 두 부분으로 이뤄졌다. 하나는 1939년에 지어졌는데, 옛 백화점 건물을 철거하고 지었다. 나머지 하나는 반원 형태의 스타워즈 로봇인 R2-D2를 연상시키는 새로 지은 건물이다. 영화박물관은 1억2500만 점의 사진과 23만7천 편의 영화와 비디오, 6만5천 개의 펼침막을 보유하고 있다. 영화박물관에는 블록버스터를 한 편 제작하고 홍보까지 할 수 있는 5억달러가 소요됐다.
기존 할리우드가 점점 몰락의 길을 걷는 동안 자신과 자신의 이야기에 기념비를 세우는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원래 영화박물관 개관은 2020년으로 예정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됐다.

ⓒ Der Supigel 2021년 제17호
Filmriss
번역 김태영 위원

라르스올라프 바이어 economyinsight@hani.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미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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