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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과열에 대출·주택·토지공급 전방위 통제

기사승인 [135호] 202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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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중국 건설사 부채 관리- ① 현황

뉴무장취 牛牧江曲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헝다건설이 광둥성 후이저우 후이양 지구에 짓는 휴양시설 모형. 중국헝다는 2021년 3월 실적보고회에서 6개월 단위 부채 감축 계획을 밝혔다. REUTERS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던 2021년 3월 건설업계 상장사들이 2020년도 실적보고서를 공개했다. 건설사들의 실적을 종합하면 코로나19 영향이 크지 않았고 2020년 하반기부터 업계 회복세가 뚜렷하게 보였다. 이번 실적보고서는 ‘3개의 붉은 선(레드라인)’ 정책이 시행된 뒤 처음 발표된 것이어서 각 건설사의 부채에 관심이 쏠렸다. 3개의 붉은 선은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이 70%를 넘어서거나 △순부채비율이 100%를 넘거나 △현금성 자산 대비 단기부채의 비율이 1보다 크면 안 된다는 내용의 부동산개발사 대출 규제다.
건설사는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3개의 붉은 선을 얼마나 넘었는지 공개했다. 룽촹중국(融創中國)은 실적보고서 요약문에서 3개의 붉은 선에 따라 부채를 줄인 성과를 설명했다. 중국헝다(中國恆大)는 실적보고회에서 부채 감축을 다짐하는 ‘군령장’을 공개하고 6개월 단위로 설정한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2020년 8월 건설사의 대출을 억제하는 3개의 붉은 선 정책이 발표됐다. 이때부터 당국이 건설사의 부채 총량을 감독하고 신규 대출을 통제했다. 건설사가 대규모 인수·합병과 레버리지(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확대로 경쟁사를 추월하던 시대가 막을 내렸다. 건설사의 부채 증가율을 통제하자 성장 논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그 전까지 고속 개발과 높은 이익률, 높은 레버리지 비율의 ‘3고’ 방식이 건설사의 성장을 이끄는 ‘삼두마차’였다.

3개의 레드라인
토지와 자금은 건설사의 목숨을 좌우하는 ‘생명줄’이다. 건설사는 다른 자본을 지렛대 삼아 조달한 자금으로 토지사용권을 매입하고 착공에 들어간다. 주택을 분양해 대금을 회수한 뒤 다시 레버리지로 신규 개발 사업에 자금을 투입한다. 그 결과 건설사 규모가 커졌고 매출액이 1천억위안(약 17조5천억원) 문턱을 넘기만 하면 몇 배로 성장했다. 브랜드가 알려진 대형 건설사가 시장을 ‘독식’했다.
2020년 말에는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은행을 5개 유형으로 나누고 부동산대출 잔액 비중과 개인주택대출 잔액 비중을 제한하는 ‘2개의 상한선’ 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2021년 3월부터 22개 주요 도시에서 ‘2개의 집중’ 정책에 따라 토지를 공급했다. 토지사용권 출양(국가가 토지소유자로서 국유토지사용권을 일정 기한 토지사용자에게 양도하고, 토지사용자는 국가에 토지사용권 이용 대금을 지급하는 행위) 계획을 집중적으로 공고하고 출양 절차도 집중적으로 진행하되, 1년 동안 주택용지 출양을 세 차례 이상 할 수 없도록 규제했다.
쑨훙빈 룽촹중국 이사회 의장은 “3개의 붉은 선으로 기업을, 2개의 상한선으로 은행을, 그리고 2개의 집중으로 정부를 규제했다”고 정리했다. 그러자 부동산 공급 측면에서 장기적인 규제가 차례로 시행됐다. 감독 당국은 은행과 지방정부를 통제해 자금과 토지 공급을 막음으로써 건설사 확장에 필요한 2개의 ‘생명줄’을 틀어쥐었다.
감독 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부동산 정책이 여러 차례 오락가락하면서 일부 건설사에서 부동산 가격은 오르기 마련이고 폭락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이 때문에 부채가 많고 자금 회전이 원활하지 않더라도 다음 상승장까지 버티면 문제가 해결된다고 판단하고 ‘3고 방식’을 선택했다. 또 부동산 시장의 대규모 채무 불이행 위험을 지나치게 우려한 정부에는 부동산 규제 정책의 연속성과 단호함이 부족했다.
최근 정부 고위층이 ‘집은 거주하는 곳이지 투기 대상이 아니다’라는 이념을 거듭 강조했다. 감독 당국도 강력하게 규제를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건설사의 투기 성향이 수그러들었다. 2021년 들어 금융감독 당국이 수요 측면을 압박했다. 사업자금대출과 담보대출 등이 부동산 시장에 불법 유입되지 않도록 단속했다. 1선 대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의 은행 감독 부서는 감사 결과를 공개해 조직적인 투기 행위를 경고했다. 기업과 가계 모두 부동산 시장에서 레버리지를 활용하기 어려워졌다.
대출 규제 이후 중대형 건설사는 기업 규모에 의존해 부채를 줄이거나 자금을 융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소형 건설사는 신규 대출이 막혀 생존의 위협을 느꼈고, 업계 구도는 더욱 분화되고 고착화됐다. 일부 지역에서 시행하기 시작한 2개의 집중 정책이 토지시장의 열기를 식히고 공정경쟁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일부 관계자는 “2개의 집중 정책도 건설사의 분화 속도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 가격 상승과 집값 폭등에 의존해 이익을 얻던 시대가 지나가면서 2020년에는 건설사의 이익률이 더 떨어졌다. 위량 완커그룹(萬科集團) 회장은 실적보고회에서 “부동산이 산업의 속성으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토지를 확보해 버티면 땅값이 올라 돈을 벌고 다시 레버리지를 늘려 돈을 벌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 부동산이 제조업을 보고 배워야 한다.”

   
▲ 2021년 1월 중국 베이징 중심업무지구 부근에 아파트 건설 공사가 한창이다. 대출 규제를 받은 건설사들은 부채총액을 그대로 둔 채 매출대금 회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부채 비율을 줄였다. REUTERS

등급별 분류
부동산업계의 고질병이던 부채 문제를 겨냥한 3개의 붉은 선은 건설사의 자금조달 규모를 통제하고 금융 리스크를 낮추려는 정책이다. 주택도농건설부와 인민은행이 베이징에서 ‘주요 건설사 좌담회’를 열고 통보한 이 정책은 건설사의 자금조달과 직결된다.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감독 당국이 건설사의 채무 현황을 종합적, 객관적으로 파악한 뒤 부채비율 상한선을 설정한다. 기준을 넘는 건설사의 신규 대출을 막고 부채비율이 높은 곳의 자금조달을 제한한다.
2020년 9월14일에는 판궁성 인민은행 부행장 겸 외환관리국장이 국무원 정책브리핑에서 인민은행과 주택도농건설부가 관련 부서와 함께 의견수렴 절차를 진행했고, 2년 동안 준비해 주요 건설사에 대한 자금 모니터링과 자금조달 관리규칙(‘건설사 자금조달 신규 정책’)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규 정책으로 건설사의 부내와 부외 자금조달 도구, 신탁, 영구채(만기 없이 매년 일정 이자액을 내는 채권) 등 자금조달 상황을 감독할 것으로 알려졌다.
3개의 붉은 선 정책을 발표한 8월, 건설사들은 2020년도 중기 실적보고회에서 부채 감축 목표와 방법을 공개했다. 쑨훙빈 의장은 “기업의 부채총액이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매출대금 회수와 이익을 늘렸다”고 말했다. 분자인 부채는 그대로 두고 분모인 자산을 늘리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반년 동안 규제받은 뒤 공개한 2020년 사업보고서는 업계 변화를 반영했고 전반적인 부채비율이 하락세를 보였다.
홍콩 증권사 중다증권(中達證券)이 2021년 4월3일 낸 보고서를 보면 2020년 건설사들은 채무 총액과 구조 관리를 강화했다. 단기부채 비중(평균값)이 전년 동기 대비 0.9%포인트 떨어진 31.4%, 순부채비율(중앙값)은 6.2%포인트 감소한 63.8%였다. 자료를 공개한 40개 상장 건설사 가운데 18곳은 기준을 맞췄다. 기준에 저촉된 16개 건설사는 ‘등급’을 낮추는 데 성공해 2019년보다 전반적인 상황이 개선됐다.
건설사들은 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4개 등급으로 분류됐다. 3개 기준에 모두 부합하지 않은 건설사(붉은색)는 부채를 늘릴 수 없다. 2개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곳(주황색)은 연간 부채증가율을 5% 이하, 1개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건설사(노란색)는 10% 이하로 통제한다. 3개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초록색 등급은 15%까지 부채 증가가 허용된다.
건설사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8년 만에 처음 하락했다. 중국부동산산업협회, 상하이이쥐부동산연구원(上海易居房地產研究院), 중국부동산평가센터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500대 건설사의 자산부채비율 평균값이 78.77%로 조사됐다. 2019년보다 0.89%포인트 줄었다. 이 비율이 떨어진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실적보고회가 끝난 건설사들이 밝힌 주요 방법은 매출대금을 회수하고, 비용지출을 줄이며, 자금조달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왕멍더 룽촹중국 사장은 투자자 회의에서 “매출액과 순자산을 늘려 부채비율을 더 낮추겠다”고 밝혔다. 겅중창 뤼청중국(綠城中國) 전무이사도 실적보고회에서 “매출대금 회수를 강화하고 토지 확보 방법을 다양화해 부채 규모를 통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건설사가 3개 붉은 선 정책의 긍정적 효과를 인정하고 기준에 부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건설사는 부채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중다증권이 모니터링한 40개 건설사 가운데 푸리디찬(富力地產)과 중국헝다는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부채율이 높은 건설사는 자산을 매각했다. 지난 3~4년 동안 부채비율이 높았던 푸리디찬의 리쓰롄 회장은 실적보고회에서 “보유한 사무용 건물, 상가, 호텔 등을 팔아 2021년 안에 순부채비율을 100% 아래로 떨어뜨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저우에 본사가 있는 푸리디찬은 2005년 홍콩에서 상장됐고 한때 화남 지역 건설사 가운데 ‘다섯 마리 호랑이’ 중 하나로 불렸다.
이 업체의 부채비율이 올라간 것은 수익 회수 주기가 길고 자금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상업용 부동산과 재개발 사업 때문이었다. 푸리디찬은 2017년 7월에도 199억위안(약 3조5천억원)을 투자해 완다그룹(萬達集團)의 77개 호텔을 인수했다. 호텔은 운영하기 힘들고 수익이 적은 업종인데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가 확산돼 경영이 악화됐다.

중국헝다의 안간힘
샤하이쥔 중국헝다 부의장은 실적보고회에서 부채 감축 목표를 공개했다. 2021년 말과 2022년 6월 말, 2023년 6월 말까지 유이자부채(이자를 내야 하는 부채)를 각각 5600억위안, 4500억위안, 3500억위안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또 2021년 6월 말까지 순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끌어내리고, 2022년 말까지 현금성 자산 대비 단기부채의 비율을 1로 만들기로 했다. 자산부채비율도 2022년 말까지 70% 이하로 줄여 기준을 모두 만족시키겠다는 것이다.
리진슝 무디스인베스터스서비스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헝다가 부채를 줄이겠지만 단기부채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중국헝다의 단기부채 비중은 47%였다. 중국헝다는 지난 1년 동안 토지 비축을 줄이고 분할 상장을 추진하는 방법으로 부채를 줄였다. 2020년 3월 3년 동안 확보한 토지 면적을 해마다 3천만㎡씩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12월에는 물류사업 부문을 분리해 홍콩에서 상장했다. 2021년 3월29일 부동산과 자동차 거래 사이트 팡처바오(房車寶)가 17명의 전략적 투자자를 영입해 163억5천만홍콩달러(약 2조350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했다. 투자자에게 1년 이내 미국에서 상장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렇게 해도 중국헝다의 부채 상황은 3개 붉은 선의 기준과 거리가 멀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유이자부채가 2019년보다 834억위안 줄었다. 하지만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과 순부채비율이 각각 84.43%, 152.88%였다. 현금성 자산은 단기부채의 0.47배에 지나지 않았다.
그 밖에 대형 건설사인 완커와 비구이위안(碧桂園), 룽촹중국도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세 건설사의 해당 비율은 각각 70.4%, 80.5%, 78.3%였다. 이들 회사의 경영진은 실적보고회에서 해당 지표를 규정(70% 이하)에 맞추는 시한을 각각 2021년 1분기와 2023년 6월 말, 2022년으로 제시한 바 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14호
房地產回歸實業
번역 유인영 위원

뉴무장취 economyinsight@hani.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미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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