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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독자 생태계 구축이 관건

기사승인 [137호]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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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기획] 중국 엔비디아의 꿈 ③ 최후의 전쟁

장얼츠 張而馳 <차이신주간> 기자

   
▲ 2020년 9월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텐센트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직원이 자사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클라우드컴퓨팅 업체가 GPGPU 제조사의 주요 고객이다. REUTERS

외부에 있는 투자자들은 GPU 업계의 리스크를 많이 언급한다. 중싱통신(ZTE) 4세대(4G) 통신 제품 총괄엔지니어였던 윈리얼투자의 창업파트너 류훙춘은 “GPGPU(GPU의 범용 연산) 분야는 성장 초기 단계고,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클라우드컴퓨팅 업체가 주요 고객사”라며 “이들의 구매정책은 시장 논리를 따른다”고 말했다.
신생 GPGPU 제조사 제품이 클라우드컴퓨팅 업체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려면 가야 할 길이 멀다. 특히 구체적인 애플리케이션(앱)과 소프트웨어·하드웨어 솔루션에 적용해 검증받아야 한다. 그는 “엔비디아가 수십 년 동안 그래픽처리장치(GPU) 분야에 집중했고 대량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기업이 독점적 지위에 도전하려면 특허 문제도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화웨이와 알리바바, 바이두에는 반도체 자회사가 있고 텐센트도 엔플레임 등 인공지능 반도체기업에 투자한 점을 들면서 “앞으로 이들 대기업과 독립된 GPU 제조사가 적이 될지 친구가 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엇갈리는 전망
GPU 기업에 가장 절실한 임무는 제품을 출시하고 새로운 세대의 제품으로 교체해 성능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들이 내놓는 첫 제품이 단번에 성공하리라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대부분 정부나 국유기업에서 초기 단계의 어려움을 버티도록 제품을 사주기를 기대한다. 댜오스징 톈수즈신 회장은 “첫 제품으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고 업계를 뒤흔들 천재는 없다”며 “저마다 부단히 제품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신생 반도체기업에 가장 큰 도전은 중국에서 엔비디아에 필적할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2006년에 병렬 컴퓨팅 플랫폼 CUDA(쿠다)를 출시했고 개발 도구를 제공했다. 누구든 엔비디아 GPU가 든 노트북컴퓨터만 있으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간 엔비디아는 학교와 연구기관에 CUDA를 보급했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후 시뮬레이션, 지진 데이터처리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가장 잠재력 있는 응용 분야인 인공지능에 이르도록 했다.
중국 GPU 제조사는 CUDA와 호환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를 기반으로 자사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육성할 준비를 하고 있다. 댜오스징 회장은 “사용자가 지금까지 투자한 것을 보호하기 위해 기존 소프트웨어를 계속 사용하도록 허용한 것”이라며 “앞으로 플랫폼을 개선하고 우리 반도체칩을 적용해 개발자들이 넘어오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엔플레임의 중간급 직원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용자가 CUDA에 익숙해지면 다시 옮길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훈련과 추론이 가능한 반도체를 동시에 개발하는 엔플레임은 CUDA 생태계와 호환을 선택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오히려 생태계의 주도권을 잡았다.
왕광시 레노버그룹 부사장은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기술력을 시험받는다”고 말했다. 반도체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 앞날을 내다보는 안목이 있어야 생태계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 “경쟁사가 정한 게임 법칙에서 자신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때까지 대가를 최소화하면서 빠르고 유연하게 경쟁사를 추격해야 한다. 세상에 나온 첫날부터 번성하는 생태계는 없다. 모두 조금씩 굴러가면서 커졌다.”
BAI투자 투자담당자 싱야오펑은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국내 GPU 업체가 엔비디아를 추월할 기회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증량시장’(블루오션)에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이미지 인식이나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보다 뒤처져 있다. 하지만 5세대(5G) 통신기술을 다른 나라보다 일찍 도입했다. GPU기업이 고객사와 함께 제품을 연구하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하면 독자적인 생태계를 만들 기회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왕언둥 중국공정원 원사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만들려면 반도체 개발의 수십 배가 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개발자에게 설명서와 시험도구를 제공하고 그들의 질문에 응하면서 소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에선 1만 명이 넘는 직원이 반도체 부대지원과 앱 적용,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의 업무를 전담한다. 처음 CUDA를 출시했을 때는 투입에 비해 수입이 미미했다. 반도체산업 투자자는 “엔비디아에 필적할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수십억달러가 든다”며 “자금과 인력 집중도에 따라 앞으로 중국에서 한두 기업만 GPU 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광시 부사장은 “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2년 안에 각 기업이 첫 제품의 양산을 시작하고 고객사에서 제품을 사용해보면 격차가 확연해진다. 제품의 질이 떨어지는 기업은 낙오되거나 합병되고 부족한 인력 자원도 승자가 독식할 것이다.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 중국과학원 컴퓨팅연구소 국가중점실험실에서 육성한 DPU 업체 중커위수가 누리집을 통해 최근 수억위안 규모의 시리즈A 자금조달을 마쳤다고 밝혔다. 중커위수 누리집

주목받는 DPU
젠슨 황 엔비디아 회장은 “중앙처리장치(CPU)·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처리장치(DPU)가 데이터센터의 세 축”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이 GPU를 공략하는 동안 세계 GPU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 엔비디아는 다른 두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20년 9월 엔비디아는 소프트뱅크로부터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400억달러(약 46조원)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많았던 이 거래는 영국·미국·중국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2021년 4월에는 CPU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ARM 아키텍처 기반의 데이터센터용 CPU ‘그레이스’를 공개했다. 인공지능과 고성능컴퓨팅(HPC)를 위해 설계한 것으로 2023년부터 출고할 예정이다. 앞서 엔비디아는 2020년 4월 이스라엘 통신칩 설계회사 멜라녹스테크놀로지를 69억달러에 인수했다. 그해 10월에 첫 DPU 제품을 출시했다.
젠슨 황 회장에 따르면 지금의 데이터센터는 소프트웨어로 정의된다. 보안을 확보하려면 앱과 제어센터가 서로 다른 컴퓨팅 유닛에서 구동돼야 한다. 과거에는 대부분 CPU에서 작업해 해커가 클라우드에 있는 앱을 통해 데이터센터 전체에 침입할 수 있었다. DPU를 도입한 뒤에는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보안, 가상화 등 기본 기능을 DPU에서 구동한다. 대다수 앱을 처리하는 CPU와 DPU 사이에 차단벽이 생겼다.
왕광시 부사장은 “DPU가 데이터센터 혁신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서버가 중심이었다. CPU와 GPU가 처리할 작업을 CPU에서 모두 결정했다. 그러나 지금의 대형 데이터센터는 고도로 분산돼 있다. 서버 사이를 오가는 데이터가 이동하는 노드에 DPU를 설치해 일부 데이터를 처리한다. DPU가 CPU, GPU, FPGA(프로그래머블 반도체)에 작업을 분배해 연산을 진행한다.”
중국 DPU 기업 중커위수(中科馭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옌구이하이는 비유를 들어 설명했다. “CPU가 부서 관리자에 해당한다. 여러 업무를 고민하고 처리한다. GPU는 미술담당자로 이미지를 맡는다. DPU는 안내데스크와 같다. 데이터 암호화와 복호화, 압축과 복원 등 머리를 쓸 필요는 없지만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 일을 처리한다. CPU의 부담을 줄여주고 부서 전체의 업무 효율을 높여준다.”
오래전부터 비슷한 구상이 있었다. 업계에서 이를 스마트NIC(Network Interface Card)라고 불렀다. 기존 랜카드와 달리 스마트NIC는 ARM CPU와 FPGA 칩을 통합해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NIC에서 앱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피처폰(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전에 나온 최저 성능 휴대전화)이 스마트폰으로 변신한 것과 같다.
가장 먼저 이런 개념의 제품을 출시한 회사는 아마존 클라우드컴퓨팅 사업부문인 AWS(Amazon Web Services)다. 2013년부터 시험했다. 이스라엘 안나프루나랩스를 인수한 뒤 2017년 니트로시스템을 공개했다. 당시 아마존이 고려했던 것은 보안이 아니었다. 주문형반도체를 사용해 네트워크, 스토리지, 작업관리 등의 간단한 기능을 처리함으로써 CPU의 연산 부담을 줄이는 것이었다. 클라우드컴퓨팅서비스 고객사에 이를 판매해 데이터센터 비용을 절감하려는 의도였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도 2017년 자체 개발한 엑스드래곤(神龍) 서버를 내놓았다.

   
▲ 2021년 4월 화상으로 열린 GPU기술회의에서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과 가속 컴퓨팅을 위해 구축한 차세대 DPU 블루필드-3를 발표했다. 엔비디아 누리집

추격의 기회
2021년 6월에는 인텔이 지능처리장치(IPU)를 출시했다. 엔비디아의 DPU와 기능이 비슷해 이 시장의 가치를 인정한 결과가 됐다. 인텔 임원은 “무어의 법칙(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이 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고객사가 더 강력한 연산능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다원화된 제품을 출시해야 한다는 현실을 반도체 제조사들은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DPU는 새로운 분야로 현재 백화제방(百花齊放·온갖 꽃이 일시에 핌) 상태다. 베이징에서 창업한 중커위수는 최근 수억위안 규모의 시리즈A 자금조달을 완료했다. 상하이에는 신치위안(芯启源)과 이쓰신(益思芯)이 있다. 주하이에는 싱윈즈롄(星雲智聯)이 7월23일에 수억위안 규모의 프리시리즈A(Pre-A) 자금조달을 끝냈다. 투자자로 GL벤처스와 딩후이혁신성장기금, 월든인터내셔널, 푸싱그룹(復星集團)이 참여했다. 선전의 윈바오즈넝(雲豹智能)은 텐센트, 세쿼이아캐피털, 로열밸리캐피털, 중신쥐위안(中芯聚源)의 투자를 받았다.
2018년 설립된 중커위수는 중국과학원 컴퓨팅연구소의 컴퓨터아키텍처 국가중점실험실에서 육성한 기업이다. 연구소 박사과정 학생들이 참여했다. 옌구이하이 최고경영자는 2017년 11월 창업을 결심했다. 그때 많은 중국 금융기관이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FPGA나 주문형반도체를 사용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법 등 CPU와 GPU 이외의 컴퓨팅을 모색했다.
그는 회사의 첫 고객사인 중타이증권(中泰證券) 사례를 소개했다. 당시 중타이증권은 매매가 체결되면 리스크 관리 규정에 따라 증권사 시스템에서 검사한 뒤 문제가 없을 때 거래소에 보고했다. 문제는 검사 속도가 너무 느려 업무 효율이 떨어진 것이다. 이 때문에 중커위수는 중타이증권, 상하이증권거래소와 함께 고속리스크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FPGA를 적용해 전체 과정을 가속화했다.
이후 중커위수는 금융기관을 위한 빅데이터(대량 자료) 처리와 고속 NIC 등 일련의 솔루션을 개발해 고속 처리 수요를 해결했다. 옌구이하이 최고경영자는 “최근에는 고객사의 주문이 너무 많아 직원을 충원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라며 “2021년 안에 직원 수를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DPU 기업은 대부분 FPGA에서 시작했다.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제품 개발 주기를 단축하고 개별 분야를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가격이 비싸고 전력을 많이 소모하는 FPGA의 문제점이 부각됐다. 중커위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중커위수는 2019년 자체 개발한 아키텍처 기반의 가속칩 K1을 테이프아웃(위탁생산 준비를 마침)했다. 55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조했다. 곧 테이프아웃할 2세대 제품은 28나노미터 공정으로 제조할 계획이다.
왕광시 부사장은 “최근 DPU가 주목받았지만 새로운 개념이어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는 투자자에게도 도전이다. DPU 분야가 스타트업에 기회가 될지 아마존을 비롯한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자가 직접 뛰어들지 아직 판단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들은 “엔비디아가 CPU와 DPU 분야에 진출한 것이 중국 GPU 제조사에 호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멜라녹스테크놀로지 통합 △자사 GPU와 ARM CPU 결합 △ARM 인수 승인을 위한 각국 정부와의 협의 등에 역량을 쏟고 있다. 지금이 중국 GPU 스타트업이 엔비디아를 추격할 기회다.

ⓒ 財新週刊 2021년 제29호
“中國英偉達”夢想
번역 유인영 위원

장얼츠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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