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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 사업 위한 삼두마차 체제

기사승인 [139호]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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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INESS] 중국의 해외 구리광산 개발- ② 갈등과 협력

뤄궈핑 羅國平
루위퉁 盧雨桐
<차이신주간> 기자

   
▲ 2019년 8월 로버트 프리들랜드 아이반호마인즈 회장(오른쪽)과 중국 중신금속 쑨위펑 총경리가 4억5900만달러 규모의 두 번째 전략적 투자에 합의한 뒤 악수하고 있다. 중신금속 누리집

아이반호마인즈나 KK광산 개발사는 주주 3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 3사는 협력과 대결, 견제를 반복했다. 회사의 지배구조는 지분비율에 따라 결정됐다. 11명으로 구성된 아이반호마인즈 이사회에서 최대 주주인 중신금속은 이사 3명을 임명했다. 그 가운데 쑨위펑 총경리가 아이반호마인즈의 비상임공동회장을 맡았다. 로버트 프리들랜드는 이사회상임공동의장으로서 회사 경영에 대한 발언권을 확보했다. 쯔진광업은 천징허 회장을 이사로 임명했다.
3대 주주는 이사회에서 함께 정책을 결정하고 사업을 추진했다.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부족한 점을 채웠다. 아이반호마인즈의 중국 지역 책임자 저우차오 부사장은 이런 이사회 구조를 “세 마리 말이 이끄는 마차가 균형을 유지하며 달려갔다”고 표현했다. “어느 한쪽도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고 반드시 같이 둘러앉아서 협상해야 한다.” 쑨위펑 총경리는 “다수의 주주로 구성된 지배구조는 권력의 균형을 기반으로 한다”고 말했다.
천징허 회장과 프리들랜드는 성격이 강한 사람이다. 프리들랜드는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와 친분이 있는 인물로 더 유명하다. 대학 선배로 잡스에게 많은 영향을 줬다. 또 언변이 유창하고 설득력이 강한 협상의 고수로 알려졌다. 지질학자 출신인 천징허 회장은 1990년대에 쯔진광업을 중국 비철금속 분야 최고 기업으로 키운 장본인이다. 국유기업인 중신금속은 ‘삼두마차’에서 서양 기업과 중국 기업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과 함께 이사회에서 조율을 맡았다.

견제와 균형
2기 사업의 엔지니어링·조달·건설·관리(EPCM) 업체를 결정할 때 1기 사업에 참여했던 서양의 설계 회사에 계속 맡길지, 아니면 쯔진광업 직속 설계원에 맡길지를 놓고 경영진의 의견이 엇갈렸다. 결국 중신금속이 중재에 나섰고 제3의 중국 기업에 맡기는 절충안을 선택했다. 천징허 회장은 “광산을 빨리 개발해 제품을 생산하고 이익을 얻기 바라는 모두의 목표는 같다”고 강조했다.
카모아코퍼는 KK광산 개발의 사업 주체로 탐사권을 갖고 있다. 카모아코퍼의 지분 80%는 카모아지주회사, 나머지 20%는 콩고민주공화국 정부 소유다. 여기에는 지분 희석 방지를 위한 5%와 성과 보수 지분 15%가 포함되어 있다. 이 15%의 지분도 광산이 상업 생산을 시작할 때까지 5년 동안 희석할 수 없다. 주주 대출과 외부 투자를 받아 광산 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할 뿐 콩고 정부는 출자 의무가 없다. 그러나 개발사가 주주 대출의 80%, 외부 대출의 100%를 갚기 전까지 정부는 배당받지 못한다.
카모아지주회사의 지분은 아이반호마인즈와 쯔진광업이 각각 49.5%, 개인기업인 크리스털리버글로벌이 나머지 1%를 갖고 있다. 최고정책결정기구는 10명으로 구성된 사업위원회다. 5명은 쯔진광업이 임명하고, 나머지 5명은 아이반호마인즈가 임명하되 중신금속 자리도 하나 넣었다.
개발은 아이반호마인즈와 쯔진광업이 주도한다. 4명으로 구성된 카모아지주회사 핵심 경영진을 보면 최고경영자는 아이반호마인즈, 최고운영책임자는 쯔진광업에서 임명한다. 양쪽이 파견한 재무담당자 2명이 공동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 중요한 구매나 예산 관련 사항에는 반드시 연서한다. 저우차오 부사장은 “아이반호마인즈와 쯔진광업이 절반씩 지분을 보유해 탐사, 개발, 건설, 생산 과정에서 동등한 권리를 갖고 리스크도 함께 책임진다”고 말했다.
크리스털이 KK개발사의 지분 1%를 보유한 것은 아이반호마인즈와 쯔진광업이 지배권을 둘러싸고 경쟁한 결과다. 천징허 사장은 KK개발사의 지분 51%를 원했지만, 프리들랜드가 끝까지 양보하지 않았다. 결국 천징허 회장이 지분을 똑같이 나누는 방안을 받아들였다. 1%를 보유한 외부 주주가 ‘균형추’가 되어 문제가 생겼을 때 조율하는 역할을 맡기로 했다.
크리스털은 양쪽이 1단계 사업에서 마련한 과도기적 장치다. 2015년 8월 832만달러로 카모아지주회사의 지분 1%를 얻었지만, 쯔진광업 또는 아이반호마인즈에만 매각할 수 있다. 만약 쯔진광업이 1단계 사업자금 전액을 제공했다면 크리스털의 지분 1%를 인수해 카모아지주회사의 지배권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1기 사업의 개발 자금을 아이반호마인즈와 쯔진광업이 50%씩 댔다. 두 회사는 지분 0.5%씩 나눠 지분의 균형을 유지했다.
“쯔진광업은 광산 개발사업에 발언권이 있고, 중신금속은 이사회에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두 기업은 아이반호마인즈의 주주이기도 하다. 세 회사가 지분 관계에서 이익과 행동을 비교적 잘 조율했다.” 예젠화 상하이메탈마켓 빅데이터 책임자는 이렇게 정리했다.

   
▲ 카모아-카쿨라 구리광산을 공동 개발하는 중국 쯔진광업의 천징허 회장. 그는 아이반호마인즈 이사를 맡아 로버트 프리들랜드, 쑨위펑과 함께 회사 경영에 참여한다. 쯔진광업 누리집

상이한 추진 방식
“1㎜ 전진도 쉽지 않다.” 2년 반 동안 KK광산에서 근무한 천융 최고운영책임자는 반복해 강조했다. 신장 하바허현 아서러 구리광산 광산장이었던 그는 KK광산에서 중국 쪽 하청업체와 협력업체를 관리한다.
아이반호마인즈가 KK광산 개발사의 오랜 주주이고, 이사회는 주로 서양인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아이반호마인즈에서 최고경영자를 파견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서양 기업의 관리 체계에 익숙했다. 채광과 선광, 제련, 환경 관리 등 사업 전반의 설계를 외부 자문업체에 위탁하고 환경 관리, 지역사회 관계, 안전 등이 계획대로 준비되고 자금이 확보되면 광산 개발을 시작한다. 중국 직원들이 보기에 이런 ‘서양식’ 운영은 비효율적이었다.
쯔진광업의 업무 방식은 다르다. 회사에 연구·설계·시공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어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다. 빨리 일에 착수해 집중적으로 처리하고 큰 방향이 정해지면 방법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실천에 옮겼다. 문제가 생기면 해결했고, 기술을 개선하면서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했다.
KK광산에 차이나ENFI엔지니어링(中國恩菲)과 중국15야금건설유한공사, 중국철도 제9국, 진청신(金誠信)광업관리주식유한공사 등 중국 협력사가 모였다. 기술연구와 EPCM, 광산 개발, 설비 생산, 공급, 채광 작업 등 분야마다 중국 기업이 참여했다. 중신금속 자회사도 포함됐다. 중신중공업기계주식유한공사는 대형 설비와 부품을 제공하고, 중신건설은 광산의 복구 작업을 맡았다.
KK광산이 생산을 시작한 뒤 제련과 판매도 중국 기업이 책임졌다. 1기 사업 제련 물량의 40%를 중국유색그룹 산하 제련공장에서 조동(粗銅)으로 가공했다. 구리정광과 조동을 쯔진광업과 중신금속이 절반씩 판매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품질과 속도, 안전과 효율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고 문화적 차원의 문제를 조율하는 구체적인 과정은 중국과 서양 기업 모두에게 쉽지 않았다. “비결은 없다. 반복해 설득하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서로를 이해할 수 있고 다른 것을 인정하면서 함께 지낼 수 있다.” 천융 최고운영책임자는 소통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서양 회사는 안전관리를 철저하게 시행했다. 규정을 엄격하게 지키고 개인의 업무에 개입했다. 중국 직원들에게는 이런 문화가 어색했고 사업 속도에 차질을 줄 것 같았다. “비가 온다고 고공 작업을 금지하는 것은 상상도 못 한 일이다. 아무리 작은 안전사고도 반드시 보고하고 회사에서 조사했다.” 천융 최고운영책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중국 직원들도 적응했고, 결과적으로 안전과 작업 품질을 지키면서 작업 속도를 단축했다”고 말했다.
KK광산 사업에 참여한 진청신광업의 책임자는 “서양 회사는 뭔가를 결정할 때 그 일만 고려하지만, 중국인은 계속 비교하면서 다양한 방법의 가성비를 따진다”고 지적했다. “중국인은 다양한 견해를 포용하는 장점이 있어 서양 회사가 제시한 해결책을 잘 수행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양쪽에는 암묵적 합의가 생겼다.”

최대 수혜자
“다른 사람보다 더 훌륭하고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천융 최고운영책임자는 “서양 회사 쪽에 자신의 생각과 방법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그들의 규칙과 설계를 존중하되 중국의 강점을 발휘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려면 절묘한 기술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업 개발 초기에 아이반호마인즈는 중국 쪽이 제시한 방법을 신뢰하지 않았고, 쯔진광업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천징허 회장은 “수년간 조율을 거치면서 아이반호마인즈가 쯔진광업의 역할을 지켜봤고 중국에서 파견한 직원과 전문가, 그리고 시공 능력을 인정해 점차 서로 이해하고 수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KK광산 1기 사업은 생산능력이 설계 목표에 도달한 상태다. 저우차오 부사장은 “기존 직렬 구조의 공정 계획을 최대한 병렬 형태로 전환해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쯔진광업이 두 트랙을 동시에 추진하도록 제안했다. 하지만 아이반호마인즈는 자금이 따라가지 못할 것을 우려해 두 차례로 나눠 진행했다. 최근 구리 시장이 호전됐고, 자금문제도 해결됐다. 쯔진광업의 요구에 따라 일정을 앞당겨 2021년 상반기부터 2기 사업에 들어가고 2022년 3분기부터 생산을 시작하도록 결정했다.
끊임없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쯔진광업의 발언권도 강해졌다. KK광산 개발사 지분에 아이반호마인즈 지분까지 포함하면 쯔진광업은 KK광산 개발사업에서 가장 많은 경제적 이익을 누릴 수 있다. 그 비중이 45%에 이른다.

ⓒ 財新週刊 2021년 제32호
中資出海"淘銅記"
번역 유인영 위원

뤄궈핑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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