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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룽 고위층 수뢰에 활용 의혹

기사승인 [139호]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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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기획] 중국인 제주 오라단지 투자 ② 내막

웨웨 岳跃 <차이신주간> 기자

   
▲ 코로나19 사태로 방문객이 급감해 개점휴업 상태였던 제주 서귀포시 제주신화월드가 최근 고객이 늘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신화월드를 만든 중국 기업인 양즈후이는 오라관광단지 터를 화룽그룹에 넘겼다. 연합뉴스

2018년 10월 제주 신화월드는 1단계 사업이 끝나 영업에 들어갔다. 랜딩인터내셔널 계획에 따르면 2019년 포시즌호텔이 신화월드에서 영업을 시작하고, 2020년 세계 최초의 라이언스게이트 무비월드가 개장해야 했다. 계획은 지금까지 중단된 상태다.
2015년 착공 이후 2018년 말까지 신화월드에 15억달러(약 1조8천억원) 넘는 자금이 투입됐다. 랜딩을 소유한 양즈후이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개발 자금 대부분을 랜딩이 자본시장에서 조달했다고 말했다. 2018년 3월 그는 “2단계 사업에는 1단계 사업에서 들어온 현금을 사용할 것이고, 현재는 은행 대출로 공사 사업비를 지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은 달랐다. 랜딩은 홍콩 주식시장에 우회상장한 뒤 해마다 적자였다. 2017년 영국 카지노 사업을 매각해 흑자로 전환했지만, 순이익이 5억홍콩달러(약 768억원)에 지나지 않았다. 2018년 상반기 순이익은 2억8천만홍콩달러였다. 상장 전에도 랜딩의 부채비율은 한때 90%를 넘었고, 장부상 현금이 2억홍콩달러에 불과할 때도 있었다.

화룽의 수혈
자본시장에서 수완이 좋았던 양즈후이는 금융투자 기법으로 부족한 개발 자금을 보충했다. 2013년 제주도 협력사업을 협상할 때부터 사업을 상장사 랜딩에 편입시켰고 3억5천만홍콩달러를 투입했다. 이후 유상증자로 14억1700만홍콩달러를 조달해 개발사업에 사용했다. 물론 금융투자 기법과 참담한 실적으로 개발 자금 100억위안(약 1조8500억원)을 확보할 수는 없다. 누군가 다리를 놓아 당시 2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보유했던 ‘전주’ 라이샤오민 전 화룽그룹 회장과 양즈후이를 연결해줬다. 그 뒤로 랜딩은 화룽으로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받았다.
2015년 신화월드가 착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양즈후이는 당시 회사명이 텔레필드인터내셔널(中慧國際)이던 상장사의 주식을 거래했다. 같은 해 5월과 11월 총 6억400만홍콩달러를 투입해 이 회사 지분 71.5%를 인수했다. 그해 12월 화룽의 역외 자회사 화룽인터내셔널이 직접 또는 간접 보유한 자회사를 통해 주당 9.9홍콩달러로 양즈후이가 갖고 있던 회사 주식 1억4600만 주(총 14억4천만홍콩달러)를 매입했다. 이 거래에서 양즈후이는 최소 8억홍콩달러의 차익을 얻었다.
2016년 3월 텔레필드는 주식을 10 대 1로 분할했다. 화룽이 매입한 주식 가격은 주당 0.99홍콩달러가 됐다. 이후 주가가 급락해 4개월 만에 90% 가까이 떨어져 주당 0.13홍콩달러까지 내려갔다가 0.2홍콩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홍콩거래소가 운영하는 ‘HKEX뉴스’에 따르면 2017년 10월13일 화룽은 보유 지분 전체를 주당 0.198홍콩달러에 매도했다. 이 거래에 따른 화룽의 손실 규모는 약 11억5400만홍콩달러(약 1770억원)에 이른다. 과거 양즈후이는 텔레필드의 최대 주주로 지분 25.5%를 보유했고, 2대 주주 허샤오밍은 케이완글로벌을 통해 지분 16.5%를 보유했다. 현재 양즈후이는 모든 지분을 매도한 상태다.
2018년 9월28일 홍콩 정부 관보에 홍콩증권감독관리위원회 공고문이 게재됐다. 이 공고문은 “연락이 끊긴 모 상장사 이사회 의장이 모 그룹 관리직원과 결탁해, 그가 지분을 가진 상장사의 주식을 해당 그룹 상장사의 관련 회사가 매입하도록 했는데, 거래 조건이 매입자에게 불리하고 거래 관련 목적에 부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거래의 진짜 목적이 모 상장사 이사회 의장이 모 그룹의 이익을 희생해 이익을 얻는 것으로 의심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홍콩거래소 비상임이사 겸 홍콩증감위 인수합병위원회 회원이었던 독립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웹은 기고문에서 이 ‘이익 수송’(이익 빼돌리기) 거래는 “양즈후이와 화룽의 텔레필드 주식 매매”라고 지적했다.

고가 인수
화룽은 오라관광단지 터를 사들인 JCC를 소유한 하오싱의 지분 51%를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썼을까? 그리고 JCC 전 회장 박영조의 지분 49%를 얼마에 인수했을까? 이런 정보는 공식 경로를 통해 조사할 근거가 없다. 김용철 회계사는 “JCC의 재무제표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JCC는 오라관광단지 터를 평당 9만5천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여 6억3천만위안을 지출했다. 김 회계사는 “사업 허가를 받으면 땅값이 보통 10~20배까지 뛴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는 어떤 경로로 JCC의 감사보고서를 봤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공인회계사로서 내가 제공하는 정보는 사실이고 신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해 동안 오라관광단지를 매입하겠다는 투자자가 없었고, 거액의 개발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에 JCC가 낮은 가격에 매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016년 11월9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영조는 “사업 허가를 받으면 땅값이 평당 1천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공언했다. 100배로 오를 것이라는 뜻이었다. 제주도에서 부동산사업을 하는 기업인이 말했다. “제주도민들은 일부 ‘나쁜’ 개발사에 반감을 갖고 있다. 그들은 터를 매입해 더 많은 자격과 허가를 받아낸 뒤 다시 매각해 차익을 챙긴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제주도의 발전이 아니라 투기와 개인적인 이익이다.” 실제로 JCC는 터를 매입한 직후인 2014년 12월19일 카지노와 영화관, 와인바, 체육관 등 사업 허가 57건을 신청했다.
2016년 12월13일 당시 화룽의 부동산사업 자회사 화룽즈예 회장이었던 왕핑화가 JCC 회장이 됐다. 오라관광단지는 여러 차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했고, 2016년 12월 당시 평가 가치가 63억위안에 이르렀다. 이때 화룽이 지분 51%를 확보했다. 2017년 6월 박영조 소유의 JCC 지분 49%도 화룽 명의로 바뀌었다. 거래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화룽이 이 땅을 얻기 위해 총 33억6500만달러(약 218억위안)를 지출했다고 말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최종 거래 가격이 ㎡당 5839위안으로 JCC가 최초 매입한 가격 ㎡당 176위안의 33배다. 100배로 오를 것이라는 박영조의 예상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이 땅의 현재 가치는 얼마일까? 여러 전문 평가기관을 통해 알아본 결과 3.58㎢ 면적의 오라종합관광단지 터의 최고 평가 가치는 약 70억위안이었다.
2018년 8월 말 화룽은 라이샤오민 전 회장이 체포된 뒤 처음으로 반기보고서를 공개했다. 주주 귀속 순이익이 6억8400만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88% 하락했다. 전년도 같은 기간의 20분의 1에 불과했다. 딜로이트는 ‘한정’ 감사 의견을 제시했다. 일부 특수 구조의 펀드 투자와 대출의 가치·회수 가능성을 포함해 라이샤오민 전 회장 사건이 재무제표에 가져온 영향을 평가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우여곡절 끝에 발표한 2020년도 감사보고서에서 화룽은 이 사업의 감액손실 60%를 반영했다. 외부 기관의 평가 가치 70억위안을 증명한 셈이다.
관계자들은 오라관광단지가 2015년부터 양즈후이 소유였고, 박씨 부자는 대리인이었다고 말했다. 2015년 7월24일 하오싱의 지분이 박성봉 손에서 양즈후이로 넘어갔고, 박영조는 한국 여권과 영문 이름을 사용해 이 거래의 담보인이 되었다. 박영조와 박성봉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 대리계약을 체결할 때쯤 박성봉과 양즈후이는 보일헬스케어 주식을 여러 차례 매도해 차익을 거뒀다. 이 때문에 양즈후이가 오라관광단지 터의 인수 자금을 홍콩 주식시장을 통해 박씨 부자에게 전달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 거액의 뇌물을 챙긴 혐의로 사형당한 라이샤오민 전 화룽그룹 회장이 2017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로이터통신>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REUTERS

비밀계약
2015년 7월27일부터 박성봉은 여러 계좌에서 보일헬스케어 주식을 30차례 매도했다. 그해 9월24일까지 그는 7억6600만홍콩달러 차익을 얻었다. JCC의 오라관광단지 매입비용 6억3천만위안과 비슷한 금액이다. 이후 박성봉의 지분은 5% 이하로 떨어졌고, 이후 공시한 자본 변동 상황은 없었다.
박성봉이 주식을 매도하는 동안 홍콩 증시 항셍지수는 계속 하락해 6월2일 27466.72에서 9월24일에는 21095.98로 23% 넘게 떨어졌다. 그러나 양즈후이와 그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랜딩인터내셔널, 그의 아내 쉬닝은 시장 흐름과 반대로 보일헬스케어 주식을 사들였다. 14억9300만위안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시기가 박성봉의 행보와 정확히 일치했다. 양즈후이는 10월16일 51억 주를 매도해 지분이 2.85%까지 내려갔다.
랜딩 대주주인 주칭주와 그의 아내 우샹닝도 주식 매도에 참여해 박성봉과 함께 움직였다. 모두 6억3천만홍콩달러 이익을 얻었다. 이들의 거래는 당시 홍콩 주식시장에서 관심을 받았지만, 그 이유와 목적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렇다면 박영조는 왜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오라관광단지 터를 양즈후이에게 넘겼을까? 배후에 다른 사람은 모르는 비밀 거래가 있었을까? 확실한 것은 화룽이 하오싱 지분 51%를 인수하고, 박영조가 보유했던 하오싱 지분 49%를 인수한 이후 모든 거래는 양즈후이와 화룽 사이에서 일어났다.
이런 거래가 제주도에서 수천㎞ 떨어진 홍콩 주식시장에서 이뤄졌고, 다시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여러 회사를 거쳤는데 제주도 정부는 이런 사실을 몰랐을까? 오라종합관광단지 자본검증위원회가 2017년 5월에 설립됐고, 그해 12월28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주관하는 1차 검증이 시작됐다. 이때 화룽은 JCC 배후에 있는 하오싱 지분 100%를 소유한 상태였다.
제주도의 주요 개발계획과 투자 유치를 책임지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제주도는 화룽이 오라관광단지 개발의 ‘전주’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 2018년 9월13일 열린 첫 번째 공개회의에서 양기철 제주도 관광국장은 “화룽그룹 전 회장(라이샤오민)이 오라종합관광단지 사업의 주요 정책을 결정했는데 현재 심각한 위법 혐의를 받고 있어서 신중하게 검토한 뒤 자본 검증 작업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본 검증에 필요한 보완 자료를 받았지만, 라이샤오민 사건이 화룽그룹 전체에 영향을 가져왔다. 중국 정부가 화룽을 주시하는 상황이라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의 자본조달을 장담하기 어렵다.”
2018년 6월 초 라이샤오민 사건이 확대되면서 왕핑화 화룽즈예 전 당위원회 서기 겸 회장과 바이톈후이 화룽인터내셔널 총경리, 궈진퉁 아태실크로드투자(亞太絲綢投資) 전 이사회 의장이 잇따라 조사받았다.
취재 결과 제주도 사업에서 직접 돈을 나눈 것이 이들과 라이샤오민 사건이 연루됐다는 가장 중요한 단서였다. 금액이 100억위안(약 1조85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이었고, 수뢰 수법도 대범했다. 라이샤오민이 수십억위안을 챙기려 계획했던 것 외에도 왕핑화는 해외에서 10억위안에 이르는 뇌물을 받았다. 바이톈후이는 6억~7억위안, 궈진퉁은 약 3억위안을 챙겼다. 다행히 라이샤오민 사건 발생 후 바로 조사한 덕에 수사팀에서 자금 대부분을 회수했다. 관련 금액은 라이샤오민 사건의 수뢰액 17억8천만위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왕핑화와 바이톈후이, 궈진퉁 사건은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조만간 관련 부서에서 상세 내용을 공개할 것이다. 2018년 7월 가오간이 화룽즈예 회장 겸 JCC의 법정 대표가 됐다. 같은 해 9월11일 가오간 회장이 제주도청을 방문했을 때 큰 환대를 받았고, 원희룡 도지사와 50분 넘도록 만났지만 제주도 현지 언론은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안갯속 전망
가오간 회장은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화룽그룹이 오라종합관광단지 개발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제주도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제주도는 후속 개발 여부에 관심이 많지만, 화룽그룹이 자금 준비 작업을 공식적으로 밝혀야 자본 검증과 사업계획 허가 등의 업무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견해다.
양기철 관광국장은 “사업 시행사가 보완 자료를 제출했지만 JCC의 모회사 화룽그룹의 재원 조달 가능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0년 7월 열린 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서 제주도 관계자는 “사업 내용과 수행 능력, 업무의 연속성, 자금조달 분야에서 합리적 설득력이 부족하다”며 JCC에 6개월 내 사업계획서를 다시 만들도록 요구했다.
라이샤오민 전 회장의 사형이 2021년 1월 집행됐고, 화룽은 제주도 사업으로 인한 손실의 회계 처리를 마무리하고 전략적 투자자를 영입했다. 회생 희망이 생겼지만, 오라종합관광단지 사업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다.

ⓒ 財新週刊 2021년 제34호
濟州島200億黑洞何來
번역 유인영 위원

웨웨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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