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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자금조달 전방위 압박

기사승인 [139호] 2021.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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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중국 부동산 부채 축소- ① 현황

주량타오 朱良韜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9월 장쑤성 쑤저우 타이창에서 최근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파산 위기에 놓인 헝다그룹이 추진하는 문화관광도시 개발계획의 주거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REUTERS

중국은 2020년 8월부터 주요 건설사의 자금조달을 규제하는 ‘3개의 붉은 선’(三道紅線) 정책을 시행했고, 2020년 말부터는 금융기관의 부동산대출 집중도를 규제했다. 부동산금융 구도를 바꾼 두 정책을 시행한 지 각각 1년과 6개월이 지나는 동안 부동산업계에서 ‘부채 축소’(디레버리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2021년 3월 궈수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부동산의 금융화, 거품화 흐름이 억제됐다”며 “2020년 부동산대출 증가율이 8년 만에 처음으로 여러 다른 대출의 증가율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궈수칭 주석은 기고문이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부동산거품이 금융시스템의 최대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 요인)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부동산대출 증가 완화
8월9일 인민은행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중국 통화정책 집행 보고’를 보면 부동산대출 증가율의 하락세가 지속된 것으로 나온다. 6월 말, 전국 주요 금융기관의 부동산대출 잔액은 50조8천억위안(약 944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늘었지만 위안화 대출 증가율보다 2.8%포인트 낮았다. 2020년 같은 기간의 부동산대출 증가율(13.1%)과 2019년 증가율(17.1%)보다 낮은 수치다. 각종 대출에서 부동산대출 잔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월 말 28.7%에서 2021년 6월 말 26.5%로 조금 떨어졌다.
중심에 있는 건설사들은 대출 축소 폭풍을 체감했다. 2020년 7월부터 타이허그룹(泰禾集團)과 톈팡그룹(天房集團), 싼성훙예(三盛宏業), 푸청그룹(福晟集團), 화샤싱푸(華夏幸福), 정위안더찬(正源地產), 셰신위안촹(協信遠創), 란광파잔(藍光發展), 양광100(陽光100) 등 건설사가 잇달아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대상은 해마다 업계 상위 3위 안에 들었던 헝다그룹(恆大集團)이다. 헝다그룹은 2020년 하반기부터 분양을 늘리고 토지 매입을 줄였다. 또 자산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막대한 채무 부담에 허덕이고 각 지역에서 소송에 휘말렸다. 얼마 전부터 광저우 중급법원이 헝다그룹 관련 소송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8월19일 인민은행과 은행보험감독위 관련 부서 책임자들이 헝다그룹 임원을 불러 면담하고 경영 안정과 채무 리스크의 적극적 해결, 부동산시장과 금융 안정 수호를 당부했다. 또 법률에 따라 주요 사안의 정확한 정보를 공시하고 사실이 아닌 정보는 즉시 바로잡도록 요구했다.
크고 작은 건설사의 채무불이행 사태를 겪은 뒤 고수익 부동산 자산을 선호했던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전망을 수정하기 시작했다. “은행업계에서 부동산 자산의 비중이 최소 20%를 차지한다. 특히 상장한 은행은 수익 능력을 경쟁해야 한다. 지금까지 부동산 자산을 선호했던 이유는 수익률이 높고 담보물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부실채권이 발생하자 금융기관이 특정 건설사를 절대적으로 신뢰한다고 말하기 곤란해졌다.” 부동산 자금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한 외국계 은행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대형은행 칭다오지점 부지점장은 “3개의 붉은 선 정책을 시행한 뒤 사정이 크게 달라졌다”며 “민영 건설사에 대한 자금조달은 중단했고 업계 선두기업에 대해서도 매우 신중해졌다”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부동산 자금조달에 대한 강한 규제를 유지해 일부 건설사의 채무불이행 사태가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 기관투자자는 말했다. “지금까지 너무 많은 자금이 부동산에 유입됐다. 사실상 ‘죄수의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건설사가 자금을 회전하려면 규모를 유지해야 하고 레버리지(대출)를 확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부동산의 성장도 언젠가 끝이 있기 마련이고 (제한하지 않으면)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반드시 정책으로 이런 시장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몸집 줄이기 안간힘
2020년 8월 인민은행과 주택도농건설부가 공동으로 주요 건설사의 자금 감독과 자금조달 관리에 관한 3개의 붉은 선 규칙을 발표해 이번 부동산금융 규제의 시작을 알렸다. 3개의 붉은 선이란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이 70%를 넘거나 △순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거나 △현금성자산 대비 단기부채 비율이 1보다 크면 대출을 규제한다는 기준을 말한다. 이 기준을 적용해 건설사를 붉은색·주황색·노란색·녹색 4개 등급으로 분류한다. 등급에 따라 유이자부채 증가율을 차등 규제하고, 붉은색 등급 기업은 신규 유이자부채를 받을 수 없게 했다. 12개 주요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뒤, 점차 모든 상장 건설사와 다른 주요 건설사로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궈성(國盛)증권 고정수익투자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중기보고서를 기준으로 상위 50위 건설사 가운데 14개 기업이 3개의 붉은 선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분양을 통한 자금 회수와 토지 매입 축소 등의 방식으로 부채 비중을 낮췄다. 예를 들어 헝다그룹은 분양가를 30% 내렸고, 푸리더찬(富力地產)은 직원에게 일시납 조건으로 25%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했다. 또 부채를 줄이려고 분할 상장과 유상증자, 전략적 투자자 영입, 자산매각, 소수주주 지분 확대, 영업레버리지 확대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그 결과 14개 붉은색 등급 건설사의 3대 지표 평균값이 어느 정도 개선됐다.
대형 증권사 부실자산투자 담당자는 “2020년부터 건설사가 매각을 원하는 부실사업이 너무 많아 모두 확인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부실자산투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지금은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상황인 것도 고려해야 한다. 많은 지역에서 신축 아파트를 추첨제로 분양한다. 그런데 대다수 은행이 대출을 규제하기 시작했고 분위기가 한쪽으로 치우쳤다. 지금은 1선 대도시나 성정부가 있는 지방 대도시 매물만 고려하고 있다.”
건설사가 부채 비중을 낮추는 과정에서 타이허그룹과 화샤싱푸, 란광파잔 등 상위 50위에 들어가는 3개 건설사에서 잇달아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해 강제적으로 부채 축소를 추진한 전형적 사례가 됐다. 위기가 폭발하기 이전 이들 3개 건설사의 연간 매출액 규모는 1천억위안(약 18조6천억원)이 넘었다.
중소형 건설사의 채무불이행 위기도 이어졌다. 가장 최근에 공개적으로 채무불이행을 알린 기업은 양광100이다. 8월11일 양광100은 기한이 만료된 달러화 표시 전환사채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금액은 모두 5239만1600달러(약 626억원)였다. 다른 채무의 불이행을 본건 채무불이행으로 간주하는 교차채무불이행도 여러 건 발생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완더정보기술(萬得信息技術) 자료에 따르면 2021년도 상반기 신용채권 채무불이행 금액이 985억7300만위안이다. 이 가운데 부동산 분야의 채무불이행 금액이 191억9200만위안으로 가장 많았다. 베이커(貝殼)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1년 들어 건설사의 채무불이행 상황이 악화됐으며, 8월 초까지 건설사의 채무불이행 채권 잔액이 전체의 29%인 468억위안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덩하오 가오상(高熵)자본 회장은 “부채 축소 과정에서 체질이 강하지 못한 기업부터 위기를 겪는다”며 “건설사마다 각자의 이유가 있는데 타이허그룹은 부채비율이 너무 높았고 화샤싱푸는 베이징 근교 지역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타격받았다”고 지적했다. 란광파잔은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비싼 가격으로 토지를 매입했고 운영 능력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증권사 리스크관리 부서 책임자는 “최근 감독 당국이 건설사의 자금조달 부분을 강하게 규제했고 분양에서도 지역마다 온갖 규제를 쏟아내 부동산 매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건설사가 미분양 매물을 소진하기 힘들어졌고, 과거 차입을 늘리고 자금을 빠르게 회수하던 건설사의 고차입·고회전 경영 방식이 문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건설사의 채무불이행 부담이 최대 전주인 은행까지 확산됐다. 자오상(招商)은행은 2021년도 반기보고서에서 6월 말 현재 부동산 분야 부실채권 금액이 43억2800만위안으로 전년 말보다 31억3800만위안 늘었다고 밝혔다. 부동산 분야 부실대출 비율은 1.07%로, 전년도 말 대비 0.77%포인트 상승했다.

늘어나는 은행 부실
은행 관계자는 “자오상은행이 부동산 신탁상품을 가장 많이 판매했다”고 말했다. 은행은 판매를 대행할 뿐이지만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하면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 8월 상순 자오상은행이 판매한 신탁상품이 처음으로 부도 처리됐다. 8월16일 자오상은행은 대행 판매한 5억위안 규모의 ‘다예(大業)신탁 쥔루이(君睿) 15호 집합자금신탁플랜’의 채무불이행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신탁플랜의 자금 용도는 화샤싱푸의 자회사 주퉁지예(九通基業)투자유한공사에 5억위안(화샤싱푸가 담보 제공)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현재 다예신탁이 수익자 대표로 화샤싱푸 채권자위원회에 합류했고 채무조정방안을 기다리고 있다. 각 은행의 반기보고서를 보면 2021년 6월 말 현재 공상은행과 교통은행 등 다른 여러 은행에서도 부동산 분야 부실대출이 늘었고 부실비율이 올라갔다.

ⓒ 財新週刊 2021년 제35호
房地產“降槓桿”行至中途
번역 유인영 위원

주량타오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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