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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극한 경제’ 맞서 인적·사회적 자본 축적하라

기사승인 [141호] 2022.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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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에게 듣는 경제와 책]

성한경 부키 편집자

<2030 극한 경제 시나리오>

   
 

리처드 데이비스 지음 | 고기탁 옮김 | 부키 | 2만2천원
코로나19 대유행은 선진국과 저개발국,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전세계, 전 인류를 ‘극한’으로 몰아넣으며 경제와 삶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다. 분명한 사실은 이런 전 지구적 위기가 언제든 또다시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뒤, 인류의 일터와 일상을 위협하고 파괴할 수 있는 어떤 극한의 도전이 찾아올까? 극한 상황이 닥치면 우리는 어떻게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까? 어떤 지혜와 역량을 갖춰야 실패를 피하고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영국 런던정경대학 경제학 교수 리처드 데이비스는 그 답을 찾아 극한 경제 여행에 나선다. 4대륙 16만㎞를 가로지르는 여정에서 저자는 최선의 성공을 거둔 곳(아체·자타리·루이지애나), 최악의 실패를 겪은 곳(다리엔·킨샤사·글래스고), 최첨단 미래를 달리는 곳(아키타·탈린·산티아고)을 방문한다. 이 극한의 여행지들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교훈과 통찰을 얻기 위해서다.

초고령화, 초디지털화, 초불평등화
저자는 앞으로 몇십 년간 경제를 좌우할 중요한 추세로 ‘고령화’ ‘디지털화’ ‘불평등화’ 세 가지를 꼽는다. 이 가운데 사람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추세는 불평등화일 것이다. 1973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악명 높은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는 극단적인 자유시장 경제를 도입해 모든 공공부문과 산업의 민영화, 각종 규제 철폐, 정부 축소를 단행한다. 그 결과 칠레는 시카고학파의 거두 밀턴 프리드먼이 “경제 기적”으로 칭송하고 국제통화기금과 세계무역기구,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가 입을 모아 본받으라고 권하는 나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이자 ‘선진국’으로 올라선다.
그러나 급성장 신화의 이면에는 상위 10%가 국가 소득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하위 90%가 50% 미만을 나눠 가지는 초불평등화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화장지부터 닭고기, 버스, 신문, 의료 등까지 각종 재화와 서비스 시장을 소수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 기회균등을 보장한다는 교육은 비용이 많이 들면서도 질은 형편없다. 받을 수 있는 교육과 학업 성취도가 소득수준에 따라 엄격히 나뉘는 계층 서열화된 시장을 이룬다. 나아가 부자와 빈자는 공원 등 이용하는 공공시설마저 구별된다. 더 큰 문제는 극심한 불평등화를 동반한 성장이라는 칠레 방식이 빠르게 국제 표준이 돼간다는 사실이다.
이 밖에 전자정부와 인공지능 등 기술 발전으로 ‘초디지털화’를 선도하는 에스토니아의 탈린은 대량 실업의 우려, 디지털 격차(정보 격차)로 인한 불평등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50살 이상이 인구 절반을 넘어 ‘초고령화’의 극한인 일본의 아티카는 정부 재정 압박, 노소 갈등, 마을 소멸, 지역 시장과 민주주의 붕괴 등의 위기에 봉착했다. 우리는 조만간 맞닥뜨릴 이런 추세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극한의 성공과 실패 속에서 그 해결책을 찾는다.
인도네시아의 아체는 2014년 끔찍한 지진해일로 초토화됐다. 그런데 불과 몇 달 만에 재건에 나서 생존하고 회복하고 심지어 경제가 성장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비록 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물질적 자산은 모두 잃었지만 사람들의 기술과 지식, 생각과 노력은 온전히 남았기 때문이다. ‘인적 자본’이야말로 극한의 위기에 맞서는 인간 회복탄력성의 비밀임을 아체는 입증해 보였다.

결국 사람이 답이다
영국의 글래스고는 한때 “현대의 로마”로 불리며 세계를 주도하던 혁신 도시였지만 한순간에 산업이 파탄 나면서 최악의 실업률과 조기 사망률을 기록하는 도시로 전락했다. 왜 그랬을까? 바로 ‘사회적 자본’의 상실이 한 요인이었다. 에밀 뒤르켐은 “사회 통합” “정신적 상호 지원”의 부재가 자살을 낳는다고 통찰했으며, 로버트 퍼트넘은 이탈리아 연구에서 “사회적 자본” 유무가 북부 이탈리아의 발전과 남부 이탈리아의 쇠퇴를 갈랐음을 밝혀냈다.
공식 경제는 흔히 물질적 자본과 금융자본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극한 사례들에서 보듯 앞으로 닥칠 도전에 대비하려면 인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 등 비공식 경제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자유시장경제든 계획경제든 경제란 결국 인간의, 인간에 의한, 인간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고립의 시대

   
 

노리나 허츠 지음 | 홍정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만2천원
오랫동안 우리 안에 홀로 갇힌 생쥐는 ‘친구 생쥐’를 만나면 ‘침입자’로 여겨 잔인하게 공격한다. 세계적 정치경제학자 노리나 허츠는 스마트폰과 도시의 비대면 시스템, 감시노동에 갇혀 살아가는 21세기 현대인이 소통 본능을 잃은 ‘외로운 생쥐’처럼 서로를 공격한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는 외로움이라는 사회적 질병을 더욱 악화하며 양극화와 정치적 극단주의를 배양한다.







차이나 모빌리티 2030

   
 

윤재웅 지음 | 미래의창 | 1만7천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저탄소라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무인택배 로봇, 자율주행차, 도심항공 등 미래 모빌리티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 선대인경제연구소 중국경제센터장인 저자는 꼼꼼한 분석을 통해 중국이 방대한 내수시장과 두터운 혁신기업 생태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선도국가로 떠오른다고 강조한다.






아트 캐피털리즘

   
 

이승현 지음 | 아트북스 | 2만원
“문화는 경제의 거울이라고 하지만 경제력이 커졌다고 하루아침에 문화가 선진화되는 것은 아니다.” 세계경제에서 서구 비중은 50% 이하로 내려앉고 아시아 비중이 높아졌지만, 세계 미술계와 미술시장은 여전히 서구가 거의 장악하고 있다. 경제학도에서 미술사학자로 변신한 저자는 현재의 시장중심적인 미술제도의 역사를 톺아보며 우리 미술의 미래를 모색한다.







글씨의 힘

   
 

강병인 지음 | 글꽃 | 2만5천원
참이슬, 대왕세종, 엄마가 뿔났다, 미생, 열라면 등 수많은 인기 글씨를 쓴 강병인 작가의 디자인 글씨 이야기와 캘리그래피를 모아놓았다. 글씨가 쓰인 수많은 화선지에서 겨우 살아남아 세상의 빛을 본 단 하나의 글씨가 제품이나 영화, 드라마 등의 제호로 채택되는 드라마틱한 과정이 담겼다.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캘리그래피를 바라보는 안목도 배울 수 있다.







ⓒ 이코노미 인사이트 2022년 1월호

성한경 sunghk@booki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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