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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도 부족… 줄어드는 밀 경작지

기사승인 [146호] 2022.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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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우크라이나 전쟁이 부른 식량위기- ② 전망

마리안 블라스베르크 Marian Blasberg
옌스 글뤼징 Jens Glüsing 남미 특파원
모니카 볼리거 Monika Bolliger 중동지역 담당기자
야나 드하이비 Jana Dhaybi 게오르크 파리온 Georg Fahrion
베이징 특파원
미추오 마르틴 이와모토 Mitsuo Martin Iwamoto 경제 인턴기자
후세인 모하마드 Hussein Mohammad 프리츠 샤프 Fritz Schaap
남아프리카 특파원
리나 페르슈벨레 Lina Verschwele <슈피겔>
해외 담당기자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 연구원인 라보르데는 “우리의 문제는 위기가 연이어 닥쳐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국가에는 고유한 역사, 문제, 위기가 있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글로벌 공급망을 마비시켰다. 국가부채는 계속 늘어났고, 회복된 수요는 에너지 가격을 상승시켰고, 인플레이션이 도래했다. 러시아가 벌인 전쟁 이전에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식량가격지수는 전례 없이 급등했다.
농업학자들은 가격 급등의 근본 원인을 중국이 몰래 밀을 사들인 탓이라고 믿는다. 시장의 불확실성에 중국은 식량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몰래 밀을 사들이는 중국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1억5900만t의 밀이 중국 창고에 저장돼 있다. 시장을 패닉에 빠트리지 않기 위해, 또한 무역업자들이 가격을 불필요하게 인상하지 않도록 유엔식량농업기구의 중국인 사무총장은 임박한 식량위기를 경고하는 유엔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동안 중국은 러시아 밀이 병에 걸렸다는 이유로 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전쟁이 발발한 당일, 중국 세관 당국은 수입 금지를 풀었다. 며칠 후, 첫 기차가 수많은 밀을 싣고 국경에 도착했다. 많은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계획의 유일한 목표가 식량 자급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이 밀을 통해 중국이 기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가에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믿는다. 이 아프리카 국가들은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세계의 세력균형만 흔든 것이 아니다. 부분적이지만, 자본주의 법칙도 짓밟았다. 평상시에는 제품이 희소해져 가격이 오르면, 기업이 돈을 투자하고 생산을 늘려 대응한다. 공급이 많아지면 가격은 다시 천천히 하락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기를 따라 반복되는 시장의 오르내림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러시아는 인공비료 주요 생산국
러시아는 가장 큰 곡물 수출국일 뿐만 아니라 인공 비료의 주요 생산국이기도 하다. 러시아 제재로 전세계에 비료 공급도 부족해졌다. 그나마 세계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비료는 가격이 너무 높아 많은 밀 생산자가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 특히 규모가 작은 밀 생산업자들은 밀 재배를 아예 보류했다. 생산 규모를 줄이거나 비료를 적게 쓴 업체들은 알곡이 작거나 질이 떨어지는 작물을 수확할 것이다. 이로 인해 공급은 감소된다.
독일에서는 일시적으로 생태우선지역(2015년부터 15㏊ 이상 경작지에서는 경작지의 5%를 생태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을 곡물 재배를 위해 해제했다. 많은 사람이 아르헨티나 같은 국가가 구원투수로서 밀 수출을 늘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라틴아메리카의 최대 밀 생산지다. 농부인 마리아노 오타멘디는 이론적으로 그와 동료들이 식량위기 동안 생산성을 빠르게 증대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가졌다고 말했다. “우리의 농업은 기술적으로 매우 발달했다.”
오타멘디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내륙에서 형과 함께 200년 된 가족사업을 운영한다. 그는 여러 상황에도 밀 재배를 늘리려 하지 않는다. 그는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생산 증대에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며 “단지 비료가 비싸기 때문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아르헨티나 정부는 밀 가격을 동결했다. 세계시장에서 밀 1톤이 현재 400달러에 거래되는데, 아르헨티나 농부들은 이 가격의 절반 이하를 받고 있다. 이번 밀 수확에서 정부가 고정한 수출할당량은 이미 95% 채워졌다.
농업연구가인 라보르데는 중국이 갑자기 저장 물량을 세계시장에 내놓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식량 부족을 인위적으로 부채질하지 않도록 사재기 금지를 정계에 촉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도매상은 폐쇄된 항구를 대신할 해결책을 찾고 있다. 평상시 수출의 90%는 항구에서 이루어졌다. 그들은 현재 농무부가 승인한 분량의 밀을 철도로 수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국경의 역들은 상습 정체 구간이라 어려움이 있다. 폴란드와 루마니아의 궤간(기차 바퀴의 간격)이 우크라이나와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간인 대피가 우선이다. 매일 몇 개의 컨테이너만 통과할 수 있다.
소말리아에 있는 세계식량계획(WFP)은 2022년 2월 오데사 항구를 떠난 완두콩의 마지막 선적을 막 받았다고 했다. 다음 배가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많은 전문가는 다른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근본적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세계 식량 생산은 이미 충분하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에서 지구 식량 시스템을 연구하는 베내민 보디르스키 같은 학자들은 식량 생산이 이미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생산되는 곡물의 60%를 동물에게 먹일 필요가 없다.
수년간 기아와 싸운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에서 구호 활동이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것에 놀라고 있다. 큰 예산 규모와 쉽게 열린 국경, 그리고 정치적으로 도울 의지가 있을 때 모든 것이 순식간에 가능해지는 상황에 놀라고 있다.
우크라이나 농산물기업 사장 알렉스 리시차는 다른 작물보다 옥수수가 걱정이다. 옥수수가 저장고에만 있다면 아무 가치 없다. 항구가 폐쇄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다음 경작기를 위한 비료와 종자를 살 자본이 없다.
리시차는 키이우에서 걸쳤던 방한 재킷을 여전히 입고 있었다. 새벽 4시에 그는 들판 시찰을 시작했다. 도로가 폐쇄돼 멀리 갈 수 없었지만, 직원들과 회의는 할 수 있었다. 그들은 즉시 봄 파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토양이 너무 건조해 단단해지기 때문에 5월 안에 파종을 마쳐야 한다. 리시차는 “시간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Der Spiegel 2022년 제16호
Der stille Tod
번역 이상익 위원

마리안 블라스베르크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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