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OCUS] 중국 인구감소 시대- ① 실태
쉬원 許雯 <차이신주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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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3월2일 중국 상하이 아기돌봄훈련센터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아기 인형으로 돌봄 수업을 하고 있다. 중국은 출생아 수가 1천만 명을 밑돈 2022년 인구감소가 시작됐다. REUTERS |
“인구증가율 마이너스가 좋은 소식인지 나쁜 소식인지 묻는다면 언젠가 현실이 될 소식이라고 말하겠다.” 중국의 인구감소가 시작한 것에 대한 정전전 중국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 교수의 대답이다. 2022년 중국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근 가파르게 하락한 출생아 수와 출산율을 보면 예상할 수 있는 일이지만, 막상 현실이 되자 여론이 술렁였다. 많은 사람이 ‘역사를 목도했다’고 외쳤다.
2023년 1월17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2022년도 국민경제 운영 현황을 보고하고 최신 인구통계를 발표했다. 2022년 출생아 수가 956만 명으로 사망자(1041만 명)보다 적어 인구 자연증가율이 –0.06%였다. 전체 인구는 14억1175만 명으로 전년 대비 85만 명 줄었다.
마이너스 증가율
“중국 인구증가율이 언제쯤 뚜렷한 마이너스를 기록할지 지난 수십 년 동안 예측했다.” 디전우 인구학회 회장은 “1960년대 초반을 제외하면 인구가 계속 늘었지만, 속도가 줄고 정체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2022년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상징적 의미가 있는 변곡점이다. 인구 발전사에서 2022년은 분명 자주 언급되고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여러 인구학자는 중국 인구수가 이미 정점에 이른 것으로 판단한다. 인구감소는 정해진 흐름이다. 앞으로
1년 또는 몇 년 동안 인구증가율이 플러스로 바뀔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감소 흐름이 바뀌지 않을 것이다. “관성에 따라 오랫동안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이다.” 장쉬잉 인구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출생아 통계를 기준으로 ‘제14차 5개년 규획 기간’(2021~2025년)에 연도별 출생아 수에 변동이 있겠지만 제15차 규획 이후에는 안정적인 마이너스 시기에 진입하리라 예상했다.
전문가는 당분간 인구증가율 감소폭이 완만하게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장쉬잉 연구원 등이 제7차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라 계산한 결과 2021~2025년 연평균 80만 명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는 2026~2030년 230만 명, 2031~2040년 370만 명, 2041~2050년 620만 명으로 늘어난다. 14억 명이 넘는 인구를 생각하면 2035년까지는 감소 규모가 적고 추이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갈수록 감소 속도가 빨라져 2050년 이후에는 해마다 1천만 명이 줄어들게 된다. 인구증가율 마이너스가 시작됨에 따라 전체 인구도 줄어들 것이다. 그 의미가 무엇이고 어떤 변화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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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2월 중국 상하이 요양원을 방문한 노인들이 햇볕을 쬐고 있다. 중국도 늘어난 평균수명에 비해 출생률이 급감해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REUTERS |
저출생 이유
중국 출생아 수는 2017년부터 줄어 2022년 1천만 명 아래로 내려갔다. 2천만 명이 넘던 1990년대 초의 절반이다. 일부 학자는 ‘인구가 무너지고 있다’고 표현했다. 천웨이 인민대학 인구발전연구센터 교수는 가임여성 감소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인구총조사 결과 가임여성이 2010년부터 줄었다. 2010년 3억7천만 명에서 2020년 3억2천만 명, 2022년에는 3억1천만 명으로 감소했다. 2017~2020년 해마다 567만 명씩 줄었다. 출산 가능성이 큰 20~29살 여성의 연간 감소폭이 540만 명이나 된다. 이들은 20세기 산아제한정책 시행 뒤 태어난 ‘한 자녀 1세대’다. ‘바링허우’(1980년대생)와 ‘주링허우’(1990년대생) 세대 여성이 ‘치링허우’(1970년대생)보다 현저하게 줄었다.
여성의 결혼이 늦어진 것도 주요한 원인이다. 최근 10년간 여성의 초혼 나이대가 갈수록 올라갔다. 천웨이 교수는 “제7차 인구총조사 자료를 보면 2010년 24살이던 평균 초혼 나이가 2020년에는 28살로 늦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혼여성 수가 눈에 띄게 줄고 출생아 감소로 이어졌다. 2010~2020년 20~24살 여성 중 기혼 비율이 32.5%에서 19.6%, 25~29살은 78.4%에서 66.8%로 떨어졌다. 혼인 건수도 8년 연속 하락했다. 2013년 1347만 건에서 2021년 764만 건으로 43.3% 줄었다. 초혼을 신고한 인구는 2386만 명에서 1158명으로 51.5% 감소했다. 기혼여성 출산율 역시 계속 하락했다. 천웨이 교수는 “2010~2017년 상승하던 출산율이 그 뒤부터 하락해 출생아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도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줬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청년 취업과 소득의 불확실성이 커져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일이 늘었다. 정신건강에도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에 따른 불안으로 유산하는 사례가 늘었다.”
더 근본적인 원인은 출산 의향 감소다. “중국 여성의 출산 의향이 세계에서 가장 낮을 것이다. 서구는 물론 일본이나 한국 등 출산율이 낮은 국가보다 더 낮다.” 천웨이 교수는 “이들 국가에선 출산율이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대체 수준보다 낮지만 출산 의향은 그보다 높은 반면, 중국은 출산 의향이 대체 수준을 훨씬 밑돈다”고 말했다.
출산 의향 최저
연구 결과도 이런 결론을 보여준다. 위쟈 베이징대학 사회연구센터 부교수는 ‘중국 주민의 이상적인 자녀 수에 대한 거시적 영향 요인’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중국인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자녀 수 평균값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범주에 있다고 지적했다. 2019년 전국 인구·가구 동태를 모니터링한 조사 결과, 여성이 생각하는 자녀 수가 바링허우 1.82명, 주링허우 1.66명이었다.
이런 현상은 중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긴밀하게 연관됐다. 천웨이 교수는 “낮은 출산 의향은 급속한 도시화, 특히 1990년대 말 고등교육 확대로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진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출산에 필요한 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자녀 양육 부담도 마찬가지다. 쑹젠 인민대학 인구발전연구센터 부주임은 “시장화 개혁을 추진하면서 노인 부양과 자녀 양육의 책임을 전적으로 가정에서 부담한다”며 “직장생활 부담까지 더해져 결혼과 출산 적령기에 있는 세대가 결혼과 육아를 두려워하고 부담감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인 경제 부담도 온전히 가정에서 감당해야 한다. 천웨이 교수는 “도시의 급등하는 집값과 양육비, 공공 탁아 서비스 부족, 비싼 민간 보육비 때문에 아이를 낳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학군, 사교육 등 자녀 교육에 관심이 늘어 교육비가 큰 부담이 됐다.
중국 여성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직장 내 불이익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천웨이 교수는 “중국 사회는 여성이 ‘어머니’와 ‘직장인’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길 기대하는데 시장환경은 여성에게 우호적이지 않고 취업과 승진에서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차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직장생활과 가정생활의 충돌을 가져오고 취업과 소득의 불확실성이 늘어나도록 만들었다.
경제적 영향
원인이 무엇이든 중국 인구의 마이너스 성장은 기정사실이다. 퉁위펀 수도경제무역대학 교수는 “전체 인구와 생산가능인구가 동시에 감소하면 성장동력과 노동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첫 질문은 인구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바뀐 다음에도 중국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지다. 류허우롄 인구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당분간 경제적 영향이 크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타격을 주고 경제시스템의 리스크 대처 능력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분한 기술 진보와 인력 확보, 노동생산성 향상, 경제정책의 실효성 확보 등의 노력으로 대응해야 한다. “인구는 경제사회 발전의 기본 요소다. 소비 주체이자 생산 주체이며 수요와 공급 양쪽에서 경제성장에 작용한다.”
수요 면에서 인구감소는 소비집단 규모를 줄여 식품과 주택 등 기본 수요의 ‘하강효과’를 가져온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비능력 개선과 소비구조 변화로 수요의 ‘상승효과’를 가져온다. 상승효과가 하강효과를 능가하면 전체 소비가 줄지 않는다. 따라서 단기간에 인구증가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으면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공급 면에서는 노동력과 기술 진보 등 다른 요소와 함께 영향을 끼친다. 인구가 감소하면 노동력 공급이 줄겠지만 노동력 수요도 같이 줄어든다. 자본 투입과 과학기술 혁신, 생산요소 분배 개혁으로 노동력 부족에 대처하면 생산성이 계속 올라갈 수 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4호
直面人口負增長時代
번역 유인영 위원
쉬원 economyins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