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USINESS] 중국 해상풍력발전- ② 전망
자오쉬안 趙煊 <차이신주간> 기자
▲ 중국의 대표적인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 밍양스마트에너지의 발전설비 홍보 화면. 치열한 경쟁 끝에 중국 제조사는 14개 정도 남았고, 밍양 등 6개 기업이 전체 설비용량의 약 98%를 차지한다. 밍양스마트에너지 누리집 |
“처음에는 네이멍구에서 육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했다. 해상풍력발전단지는 풍력발전기를 육상이 아닌 해상에 설치하는 것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 알고 보니 해상풍력발전은 유지·보수 과정이 육상과 전혀 달랐다.” 광둥성 해상풍력발전단지 사업책임자는 이렇게 말했다. 바다의 날씨는 자주 바뀐다. 태풍과 강한 대류운동 영향까지 고려하면 바다에서 설비를 점검하고 수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 싼샤에너지의 장쑤성 루둥현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는 바다로 나갈 수 있는 날이 1년에 200일 정도다.
“날씨가 불안정해 하늘만 쳐다보고 있어야 하는 형편이다.” 루둥해상풍력발전단지 유지·보수 담당 직원은 “배를 타고 바다에 있는 풍력발전기에 접근해도 날씨가 나빠지면 즉시 철수해야 한다”며 “풍력발전기에 올라간 뒤에도 수리에 필요한 부품이 없으면 다시 육지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다에서는 조수의 영향도 받는다. 보통 유지·보수선을 타고 서너 시간 가야 풍력발전단지에 도착한다. 돌아와 부품을 챙겨가려 해도 썰물이 되면 다음날까지 기다려야 하고 날씨도 살펴야 한다. 육지라면 언제든지 현장에 가 풍력발전기를 수리할 수 있지만, 해상 작업은 때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육지에서 멀어지면서 전용 유지·보수선이 부족해졌다. 중국 최초의 고속 유지·보수선 ‘싼샤윈웨이(三峽運維)001’호는 운항 속도와 접안 능력을 개선했다. 하지만 이 선박이 한번 출항하면 기름값만 3만위안(약 551만원) 넘게 든다. 해상 유지·보수비가 얼마나 비싼지 짐작할 수 있다.
▲ 독일 헬골란트섬 북쪽에 있는 에너지업체 RWE의 카스카시 해상풍력발전단지. 세계에서 완공했거나 공사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대부분이 유럽에 있다. REUTERS |
유지·보수 난제
슈나이더일렉트릭의 야오위안은 해상풍력발전기 유지·보수가 힘든 이유를 3가지로 설명했다. 유지·보수비의 승수효과, 블라인드박스효과, 통로효과가 그것이다. “해상풍력발전의 유지·보수비는 육상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의 20~30배다. 상황의 복잡성과 그에 따른 위험, 불확실성으로 비용이 기하급수로 늘어난다. 비용이 제곱, 세제곱… n제곱으로 늘어나는 것이 승수효과다.”
야오위안에 따르면 풍력발전기 자체는 비교적 익숙한 기계설비지만 가까이 접근해야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 알 수 있다. 이것이 블라인드박스효과다. 직원이 아무 때나 풍력발전기에 올라가 어디가 고장인지 곧바로 파악하고 수리하거나 필요한 부품을 챙겨가기가 어렵다.
통로효과는 풍력발전기가 고장난 뒤 수리하지 못해 발전을 중단하는 시간이 길어지는 데 따른 손실을 말한다. “해상에서 수리할 기회가 많지 않다. 수리가 지연될수록 언제 복구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야오위안은 “고장 수리에 걸리는 시간이 육상풍력발전의 4~5배다”라고 말했다.
야오위안은 “발전기 용량이 커져 효율이 개선되고 비용이 줄었지만, 고장이 나면 문제가 커진다”고 말했다. 10MW 발전기 10대 가운데 1대보다 20MW 발전기 5대 가운데 1대가 가동되지 않을 때 손실이 2배다. 장쑤성 풍력발전단지 직원은 “최근 설치한 풍력발전기 용량은 이전의 4배인 16MW”라며 “1대가 고장 나면 4MW짜리 4대가 고장 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런 현실로 업계는 저가 경쟁에 대한 반성을 했다. 풍력발전기 제조사 관리자는 “유지·보수가 쉽지 않은 만큼 가격을 낮추는 데만 집중했다가 품질 문제가 발생하면 풍력발전단지를 다시 건설하는 정도의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업체는 해마다 유지·보수비로 kW당 약 600위안(약 11만원)을 책정해 남겨둔다. 발전기 사용기간을 20년으로 계산하면 kW당 1만2천위안이다. 해상풍력발전기 설치비와 비슷하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분석 결과 해상풍력발전기 유지·보수비가 연간 kW당 500~900위안이었다. 야오위안은 “앞으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깊은 바다에 풍력발전단지를 건설하면 설비의 디지털화 수준을 높이고 가상 모델인 ‘디지털 트윈’ 방식을 도입하는 등 유지·보수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상풍력발전단지는 건설과 유지·보수 과정에서 안전사고 위험도 크다. 2022년 7월2일 제3호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광둥성 양장 해역에서 작업하던 시공선 ‘푸징(福景)001’호가 해상풍력발전기 타워에 부딪혀 침몰했다. 2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 4명이 구조됐다.
▲ 2021년 7월 설치된 중국 최초의 부유식 풍력발전기 싼샤 인링호(引領號). 현재 중국에서 완공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시범사업이며, 부유식 설치비는 일반 단지의 3배다. 싼샤에너지 누리집 |
멀고 깊은 바다로
“근해에는 풍력자원이 부족하다. 생태계 보호와 다른 경제활동의 필요성도 있다.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해역이 흩어져 있는 등 제한 요소가 많다. 더 멀고 깊은 바다로 나갈 수밖에 없다.” 싼샤에너지는 2025년이 되면 먼바다 부유식 발전단지 설비용량이 100만kW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 2월 중국 국가에너지국은 ‘심·원해 해상풍력발전 개발 관리방법’을 발표했다. 산둥·푸젠·광둥성도 심·원해 해상풍력발전을 중장기 주요 사업으로 선정했다. 하지만 먼바다로 나가려면 부유식 풍력발전기와 송전 비용이라는 두 개의 큰 산을 넘어야 한다. 톈칭쥔 인비전에너지 수석부총재는 “지금의 여건과 기술 수준으로 표준 전력 판매가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싼샤에너지에 따르면 세계에서 완공했거나 공사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의 4분의 3 이상이 유럽에 있다. 중국도 기술과 시공 능력을 갖췄다. 중국 최초의 부유식 풍력발전기인 싼샤 인링호(引領號)는 2021년 7월23일 설치됐다. 현재 중국의 부유식 설치비는 일반 해상풍력발전기의 3배다. 중국국제금융유한공사에 따르면 중국에서 완공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는 대부분 시범사업이다. 풍력발전기를 한 대만 설치했다. 싼샤 인링호와 하이좡 푸야오호(扶搖號)의 설치비가 kW당 4만위안(약 730만원) 이상이다.
해상풍력발전 분야에 진출한 중국해양석유(CNOOC)의 관란호(觀瀾號)는 중국에서 세 번째로 설치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다. 해안선에서 100km 이상 떨어지고 수심 100m가 넘는 바다에 있다. 2023년 5월20일 관란호는 광둥 주하이 전력계통에 연결해 하이난 원창 유전 개발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했다. 풍력발전기 제조사 해상풍력발전 부문 책임자는 “이는 특수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7.25MW 풍력발전기 한 대다. 현지 유전개발에 전력을 공급할 뿐 육지까지 송전하지 않는다. 다른 지역에서 그대로 복제할 수 없다.”
왕위차오 산웨이해상풍력발전공사 부총경리는 “경제성을 기준으로 수심이 60m 이상일 때 부유식 발전기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먼바다로 확장되면서 풍력발전기의 하부구조물 형태도 중력식(Gravity)과 트라이파일(Tripile), 트라이포드(Tripod), 모노파일(Monpile)에서 재킷(Jacket), 부유식(Floating)으로 바뀌고 있다. “부유식은 안정성이 떨어진다. 고정식과 달리 바람 방향에 늘 수직을 유지하기 어렵다. 풍력발전기가 기울어지거나 다른 데로 밀려가면 발전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부유식 풍력발전 기술을 개선할 필요성이 커졌다.”
심해 풍력발전기에서 생산한 전력을 송출하기 위해 업계는 유연송전기술 도입을 서둘렀다. 싼샤에너지 루둥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대표 사례다. 2021년 12월 싼샤에너지는 아시아 최초로 유연송전기술을 채택한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완공했다. 아시아에서 가장 용량이 크고 전압이 높은 해상 변전소와 수송 거리가 가장 긴 직류 해저 송전선을 설치했다.
장거리 송전
유연송전기술은 해상풍력발전의 장거리 송전 문제 해결책이다. 송전 과정의 전력 손실을 2% 미만으로 줄여준다. 싼샤루둥 H6과 H10, 중국광핵그룹 H8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유연송전시스템 설비용량이 110만kW다. 육지로부터 직선거리가 약 70km, 해저 송전선 부설 구간은 약 99km다. 이 시스템으로 풍력발전단지의 발전효율이 높아져 루둥현 전체 전력 사용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연간 33억kWh를 공급한다.
하지만 유연송전시스템 구축비가 비싸다. 이 사업 관계자에 따르면 변전소, 해저 송전선, 해상풍력발전단지 3곳을 포함한 유연송전시스템 구축에 200억위안이 넘는 비용이 들어갔다. 비용 회수 기간은 약 20년이다. 중톈과학기술(中天科技, ZTT)은 고압 직류 해저 송전선 부설공사를 15억위안에 수주했다. 일반적인 교류 해저 송전선 공사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톈펑증권(天風證券)은 보고서에서 원거리 송전의 전력 손실을 고려할 때 송전 거리 70km가 직류와 기존 교류 방식의 선택 기준이다. 70km 넘어가면 유연송전시스템이 유리하다.
풍력발전기 제조사 해상풍력발전 부문 책임자는 “현재 유연송전시스템 건설비는 kW당 3천~4천위안”이라며 “더 멀고 깊은 바다로 갈수록 비용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미 표준 전력 판매가를 도입했다. 유연송전기술을 적용하면 kW당 1만위안 정도인 해상풍력발전 건설비의 3분의 1이 송전에 든다. 루둥해상풍력발전단지의 유연송전시스템 구축비는 kW당 4천위안을 넘었다. 하지만 kWh당 0.85위안의 정부보조금을 받아 경제성이 있었다. 지금은 이 정도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
먼바다 해상풍력발전단지의 송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바다에 있는 ‘에너지 섬’에 집약하는 방법도 대안으로 떠올랐다. 컨설팅업체 AT커니의 텅융 글로벌 파트너에 따르면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야간 발전량이 많다. 야간에는 전력 사용량이 적어 남는 전력으로 에너지 섬에서 고압수소 또는 액화수소를 생산해 제철과 화학비료 산업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할 수 있다. 한편으로 에너지 섬의 전력 공급량을 조절해 해상풍력발전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다. 야오위안은 “해상풍력발전은 해상 수소 제조, 해양 목장, 해상 유전, 해수 담수화, 에너지저장 등의 산업과 결합해 ‘해상풍력발전+’ 형태로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한다”며 “더욱 입체적이고 다원화된 성장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앞으로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현물시장 진입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는 전력계통에 연결한 뒤 또 다른 도전에 직면했다. 풍력발전은 출력이 일정하지 않고 변동성이 크다. 해상풍력발전을 대규모로 이용하려면 무정전 전원장치와 에너지저장장치를 이용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부대비가 크게 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정책과 시장체제가 필요하다. 광둥성 전력망공사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광둥성에서 전력계통에 연결한 해상풍력발전 설비용량이 650만kW가 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이 545%다. “그러나 전기가 가장 부족한 시기에 근처 바다에 바람이 불지 않아 발전량이 설비용량의 2%에 그쳤다.”
광둥성은 시장 상황을 보면서 조건에 알맞은 신에너지발전 기업의 전력 현물시장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전압 220킬로볼트(kV) 이상인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이 시범 대상이다. 대형 화력발전소나 에너지저장장치와 연계해 출력이 안정적인 편이다.
“신에너지발전 설비용량이 늘어 앞으로 풍력발전과 태양광발전의 비중이 60%를 넘어갈 전망이다. 신에너지가 전력 현물시장에 포함돼 전력을 사용하는 쪽과 발전소의 관계도 긴밀해질 것이다.” 톈칭쥔 수석부총재는 해상풍력발전이 단번에 현물시장에 진입하긴 힘들지만 정부보조금을 받은 사업부터 시작해 전력 판매가를 표준에 맞춘 사업까지 차례로 진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은 규모가 크고 발전을 시작하거나 멈추는 시점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지만, 신에너지는 자연환경에 좌우되기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에너지는 친환경 프리미엄이 있다. 앞으로 현물시장에서 녹색전력 인증과 녹색전력 거래가 활성화하면 전력시장에서 서로 조화롭게 각각의 장점을 발휘할 것이다.”
ⓒ 財新週刊 2023년 제25호
海上風電平價時代
번역 유인영 위원
자오쉬안 economyins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