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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전기와 비슷한 근본 기술

기사승인 [161호]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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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인터뷰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Nvidia)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젠슨 황은 그의 산업이 인공지능(AI)에 힘입어 앞으로 수년 동안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믿는다. 이 억만장자는 유럽도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AI 관련 산업으로 큰 덕을 보리라 예언한다.

지몬 부크 Simon Book 알렉산더 뎀링 Alexander Demling
토마스 슐츠 Thomas Schulz
<슈피겔>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2023년 5월2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디지털·정보기술(IT) 분야의 전시회 컴퓨텍스(COMPUTEX)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젠슨 황은 그의 산업이 인공지능(AI)에 힘입어 앞으로 수년 동안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믿는다. REUTERS


바깥, 즉 독일 베를린의 아들론호텔 앞에선 햇볕이 쨍쨍 내리쬐고 있다. 온도는 30도에 육박한다. 그렇지만 젠슨 황(60)은 두꺼운 가죽재킷을 입고 있다. 대만계 미국인인 황은 1993년부터 대기업 엔비디아(Nvidia)를 경영한다. 그의 부모는 일찍이 미국으로 이민을 했다. 주로 덕후들에게 알려진 그래픽처리장치(GPU)로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기업을 만들었다. 그에게 검은 재킷은 항상 따라다니는 트레이드마크다. <슈피겔>과 인터뷰를 시작하며 젠슨 황은 예외적으로 재킷을 의자 팔걸이에 걸었다.

엔비디아는 최근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상위 6개 기업 중 하나가 됐다. 엔비디아는 반도체 업체인데 아마존이나 애플, 구글과 함께 이 슈퍼 독점 리그에 계속 머물 수 있겠는가.
이 리그 안에 머무는 것은 누구나 어렵다. 그러나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지금처럼 좋은 기회는 없었다. AI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데이터 처리 도구다. AI로부터 정말 가치 있는 것을 끌어낼 가능성은 엄청나다.
엔비디아는 챗지피티(ChatGPT) 같은 AI 모델 구동칩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AI 과열이 곧 사그라질까 두렵지 않은가.
정반대다. 새로운 컴퓨터 시대가 열리고 있다. AI 등장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제 우리가 컴퓨터를 시켜 컴퓨터를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됐고 그 방법도 아주 쉽다는 것이다. 이제는 전문가뿐 아니라 교사, 예술가, 회계사가 프로그래밍할 수 있다. 앞으로는 모두가 AI를 이용해 작업을 개선하고 생산성도 더 높일 수 있다.
 

   
▲ 엔비디아가 2022년 9월 공개한 차세대 GPU(그래픽처리장치) 칩 ‘H100’. 이 칩 한 개가 기존 프로세서 수백 개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한다. REUTERS

 

   
▲ 젠슨 황 CEO는 디지털로 ‘쌍둥이 지구’를 구축해 각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미리 대처하도록 하는 구상을 실현하고 있다. 엔비디아 홍보 유튜브 갈무리

새로운 컴퓨터 시대 열려
그렇다고 칩 제작자인 당신이 자동으로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지 않나.
우리가 새로 개발한 (차세대 GPU) ‘H100’ 컴퓨터 칩 한 개가 기존 프로세서 수백 개를 대체할 수 있다. 이로써 에너지 효율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전세계적으로 약 1조달러 상당의 전산센터가 존재하는데 앞으로 이들의 처리 속도를 높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의 효율성은 AI와 더불어 상승한다. 따라서 조만간 모든 컴퓨터 칩이 교체되고 모든 소프트웨어에는 AI를 장착하게 된다. 이 모든 게 최소 10년간 우리 기업을 성장으로 이끌 것이다.
당신이 설명하듯이 AI 호황은 그렇게 예측 가능하거나 논리적이지 않았다. 이건 당신에게도 해당하는 사항이다. 당신 회사의 칩은 거의 다 팔려버렸고, 많은 기업은 칩을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우리가 상황을 과소평가한 것은 틀림없다. 그것도 상당한 정도로.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칩을 공급했을 것이다. 2022년 말 겨울에 수요가 서서히 늘더니, 2023년 봄부터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우리는 신속하게 생산을 늘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생산량 증가는 수개월이 걸리는 일이다. 우리가 생산하는 AI 프로세서는 로봇이 조립하는 3만5천개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급속한 기술 발전에 많은 사람이 두려움을 느낀다.
더욱 신중한 문화가 있는가 하면, 더욱 낙관적인 문화도 있다. 두 가지가 다 좋다. 다만 부정할 수 없는 것은 이 기술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이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오늘날 자동차는 50년 전의 자동차보다 공기역학적으로 뛰어나고 성능이 훨씬 좋다. 기술 발전으로 그렇게 됐다. AI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직업군이 머지않아 컴퓨터로 대체될까 두려워한다.
그 문제는 다르게 볼 수도 있다. 종양 전문의사가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고객서비스가 뛰어난 사람이 디지털 동료를 고용해 한꺼번에 고객 1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말하자면 모든 사람이 여러 측면에서 자기 기술을 가르치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조수를 가지는 셈이다. 나는 AI에 상당히 낙관적이다.
당신은 유럽에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유럽 대륙은 AI 개발에서 훨씬 뒤처진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렇지 않다. 유럽은 AI 개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AI의 선도적 국가에 속하며, 영국에는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과 관련한 세계 최고로 꼽히는 기업들이 있다. 또한 메카트로닉스(기계와 전자를 복합적으로 적용하는 학문)와 산업 프로세스에 전문성을 갖춘 독일이 미래 로봇 사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유럽연합은 기술을 규제하고 AI를 사용해 개인의 사회적 신용을 평가하는 소셜스코어링(Social Scoring)을 금지하려 한다. 이 조치는 도움이 될까, 아니면 개발에 제동을 걸까.
이전에 인간이 수행했던 과제를 AI는 자동으로 해낸다. 많은 사례에서 인간은 어떤 직업을 갖기 위해 면허를 취득하거나 시험을 치러야 한다. AI가 비행기나 자동차를 조종하고 의료 전문가에게 조언하려면 먼저 시험을 통과하고 규제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 점에서 유럽이 한발 앞선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기술을 더 발전시켜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기술은 아직 만족할 만한 상태에 있지 못하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있는 엔비디아 본부 건물 위의 로고. AI 호황으로 엔비디아의 GPU 칩 수요가 급증했다. REUTERS

AI 기회·위험 동시에 얘기해야
유럽은 위험을 너무 많이 말하고 기회는 너무 적게 말하지 않는가.
AI 기술이 약속해주는 것과 동시에 이 기술이 지닌 위험을 동시에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AI는 토스터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 기계가 아니다. 오히려 근본 기술이라 할 만한 전기에 비할 수 있다.
새로운 글로벌 군비경쟁이 우리를 위협하지 않는가. 이번에는 탱크나 전함이 아니라 칩과 기술, 즉 AI라는 새롭고 전략지정학적(Geo-strategic) 무기를 가지고 벌이는 경쟁 말이다.
그렇게 비교하고 싶지 않다. 물론 코로나19 대유행은 모든 나라가 반도체를 포함해 독자적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하는 방아쇠 구실을 했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반도체산업은 이미 그 이전에 거대했고 꽤 많은 국가 사이에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은 중국으로의 반도체 수출을 제한했다. 조 바이든 정부의 목표는 중국에서의 AI 개발 속도에 제동을 거는 것이었다.
나는 우리나라(미국)의 구상을 지지한다. 미국의 반도체산업은 국가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취한 조치의 목표는 서구 산업이 최고의 강력한 기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이 목표는 달성됐다.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AI의 진격을 막을 수는 없다. 반도체 자체가 곧 AI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결정적인 것이 소프트웨어인데, 대다수 AI 소프트웨어는 오픈소스로 개방됐다. 모두가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칩 수출을 제한한다고 중국의 발전을 늦추지 못할 것이다.
각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사업 분야인 반도체산업을 유치하거나 유지하기 위해 수십억을 쓰며 애쓴다. 이는 고전적인 보호주의다.
유럽과 미국 법률의 초점은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본다. 물론 ‘2022년 반도체·과학법’으로 미국의 반도체 생산에 관한 투자가 보장됐다. 이를 통해 우리의 생산이 더 안전해졌다.
독일 연방정부는 마그데부르크에 있는 엔비디아의 경쟁사 인텔 공장에 100억유로를 지원하려 한다. 이것이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보나.
당연하다. 유럽이 반도체를 유럽에서 생산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으며 정당화될 수 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은 어렵고 장기적으로 많은 금액을 투자해야 한다. 유럽은 중요하고 큰 의미를 지닌다. 유럽은 이 점에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이런 상황은 특히 독일 중견 기업에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기업들은 불안해하고, 경제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며, 기술 발전에 뒤처질까봐 두려워한다.
독일 경제에 조언하는 것은 내가 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관찰한 바가 있다. 아이들도 챗지피티를 사용하면 정말 멋진 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수 있다. 지능형 소프트웨어의 진입장벽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다. 따라서 소기업도 AI 기술을 사용해 사업을 현대화할 수 있다.
AI에 관해 유럽인에게 조언한다면.
마음을 유쾌하게 가져라! 우리는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기술은 아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금은 좀 뒤처졌더라도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다.
 

   
▲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AI를 근본적 기술인 전기에 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23년 7월6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 인공지능 콘퍼러스’의 회의장 입구. REUTERS

메르세데스와 긴밀 협력 중
말은 쉽다. 미국의 기술산업은 지난 20년간 유럽을 따돌렸다. 이제 AI 붐이 이런 간격을 오히려 더 넓히지 않을까.
미국은 컴퓨터 기술에서 선도적이다. 반도체산업은 이와 밀접하게 연결됐다. 그러나 차기 AI 시대에 혜택을 볼 산업은 의약품 발견, 차량 이동, 중공업 분야다.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선도적 역할을 하는 기업은 유럽에 있다. AI는 유럽에 유익할 것이다.
그 점은 의심스럽다. 독일 산업은 차체나 풍력발전기 터빈 같은 강철로 된 외피나 공급하고 기계의 스마트한 내부 작동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가져오게 될까 두려워한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과 관련해 엔비디아는 메르세데스벤츠와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 거래에서 덕을 보는 쪽은 어디일까? 메르세데스가 부분적 또는 완전히 자율주행하는 차를 고객에게 팔면 엔비디아는 즉시 매출액을 나누게 된다. 당신은 메르세데스를 착취하는 것 아닌가.
완전히 정반대다. 메르세데스가 우리를 착취한다고 거의 말할 수 있다.(웃음) 우리는 수억달러를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투자하고, 그중 많은 부분을 직접 투자한다. 그러나 현재 이에 상응하는 판매가 없다.
그 점은 곧 달라질 것이다.
물론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나 확신할 수는 없다. 그래도 오늘 투자해야 한다.
올라 셸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CEO로부터 연락받았는가.
아니다. 내가 올라에게 전화했다. 우리 둘 사이에 파트너십이 생겼다. 엔비디아가 모든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전부 갖는 게 아니라, 메르세데스와 함께 작업하고 공유한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이다.
거기서 메르세데스가 얻는 것은 무엇인가.
자동차가 일단 도로를 달리면 메르세데스는 모든 소프트웨어에 접근할 수 있고, 우리는 매출 지분을 갖는다. 이런 방식으로 메르세데스는 세계에서 최첨단 소프트웨어 회사 중 하나로 변모하게 된다.
최근 당신은 엔비디아의 칩이 기후변화 문제와 씨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주 야심 찬 발언으로 들린다.
기후 시뮬레이션은 어려운 분야다. 대기, 대양, 육지, 빙하, 화학, 생물학에 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자연과 삶은 뒤죽박죽이다. 이 모든 것을 고려해야 기후가 수년, 수십 년 뒤 어떻게 변할지 예측할 수 있다. 그것도 이 지구 전체에서.
수십 년 전부터 노력해온 것이다.
현재는 지역적으로 기후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 있는 넓이의 단위가 약 25㎢다. 더 정확하게 예측하려면 1㎢ 단위로까지 좁혀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야 하고 엄청난 기술적 도약이 필요하다. 이렇게 하려면 기후 물리학자들에게 약 100만 배 더 높은 컴퓨팅 성능이 필요하다. 그러면 우리는 AI를 사용해 문 앞의 기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보여줄 수 있다. 이건 정말 멋진 일이다.
그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
우리는 AI에 수십 년 뒤 일어날 일을 예측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어떤 출처가 신뢰할 만한지, 예측이 올바른지, 너무 늦기 전에 어떻게 알 수 있을지 등에 관해 말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디지털로 ‘쌍둥이 지구’를 구축해 각 지역에서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0년, 40년, 50년 뒤 베를린이나 캘리포니아의 강수량을 알면 도시가 투자하는 방식, 농장이나 풍력발전소를 어디에 건설할지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컴퓨터그래픽으로 이런 종류의 질문을 생동감 있게 다룰 수 있다.

디지털 ‘쌍둥이 지구’ 구축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더 걸릴까.
국제적 기후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기후연구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 ‘지구 가상화 엔진’(Earth Virtualization Engines) 구상에 참여했다. 엔비디아는 2년 전 지구 기후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어스(Earth)-2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제 우리는 두 프로젝트를 결합할 것이다. 어스-2는 1년 정도 더 지속할 것이다.
당신은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 아닌가. 인류는 수년 전에 무인자동차를 약속했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다.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달려들어 되도록 빨리 해내야 한다. 우리가 계획한 시간 안에 완전히 해내지 못하고 단지 80%만 달성했다고 치자.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 Der Spiegel 2023년 제29호
Ein Neues Computerzeitalter beginnt.
번역 최현덕 위원

 

지몬 부크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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