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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강세에도 체력 강해진 신흥국

기사승인 [165호]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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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2024년 세계경제 대전망- ⑤ 미국 경제의 파급 효과는?

 

왕리웨이 王力為 왕징 王晶 쩡자 曾佳 <차이신주간> 기자
 

   
▲ 2023년 12월13일 브라질 브라질리아 이타마라티 궁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셰르파 개막식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연설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10월에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브라질 등 여러 신흥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했다. REUTERS

“금리인상 주기가 끝났는지 아무도 모른다. 제롬 파월 의장도 모를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에서 근무했던 조제프 가뇽 피터슨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국채 수익률이 계속 상승했기 때문에 미 연준이 2023년 11월 금리인상을 멈췄다”고 말했다. 연준의 긴축정책이 인플레이션 하락에 얼마나 ‘공헌’했는지에 관한 논의에, 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하락은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엉망이었던 공급망이 점차 회복되고 노동자들이 정상적으로 출근하는 등 주로 공급 쪽 압박이 해소된 덕분이고 “연준의 긴축정책과 큰 관련이 없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고 얼마 되지 않은 2020년 8월, 미 연준은 통화정책의 틀을 조정했다. 인플레이션 목표를 2%에 고정했던 것에서 유연한 평균 인플레이션 목표제(FAIT·Flexible Average Inflation Targeting)로 전환했다. “하필이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공급망 문제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상승한 시기에 새 정책을 도입했다.”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는 “그때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조치가 필요했고, 결국 금리인상 시기를 놓쳐 급격하게 올려야 했다”고 말했다.
얀 하치우스는 FAIT의 기본 방향은 좋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인플레이션 변동성을 용인하되 평균 2%를 유지하면 된다. 첫해에 2%보다 높으면 다음 해에는 2%보다 낮추고 반대 상황에서도 똑같이 적용하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미 연준이 매우 불균형한 방식으로 접근해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낮은 인플레이션을 보완하려고만 하고 반대로 하지 않았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은 가장 높았던 9.5%에서 3~4%로 돌아왔다. 라잔 전 총재는 “더 오랜 시간이 지나야 목표 구간까지 떨어지는 것이 문제인데 미 연준은 그걸 모른다”고 말했다.
 

   
▲ 최근 들어 미국 노동조합의 힘이 다시 강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2023년 10월30일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의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앞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 조합원들이 시위하고 있다. REUTERS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는 “인플레이션이 언제 2%까지 떨어질 것이냐가 아니라, 2%로 떨어진 뒤 유지될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선밍가오 광파증권 글로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자국의 수급 상황에 의해서만 결정되지 않고 수입상품 가격의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종식 뒤 시작된 세계 공급망의 파편화 현상이 선진국 인플레이션 중위값을 올려놓았을 것이다.” 지난 40년 동안 중국 제조업은 규모의 강점을 살려서 노동집약형 제품의 원가를 아주 낮은 수준까지 낮췄고, 지금까지 중국과 같은 강점을 가진 국가나 지역이 없다.
노동비용 상승도 앞으로 인플레이션을 상승시킬 수 있다. 하워드 막스는 “1970년대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상승했던 가장 큰 원인이 제조업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물가와 임금이 나선형으로 상승하는 악순환에 빠졌기 때문인데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이 악순환이 멈췄다”고 말했다. 지금은 세계화가 퇴조하고 노동시장의 수급관계가 변해서 노조의 힘이 다시 강해지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수 있다.
“2021년 전까지 많은 사람이 인플레이션이 2%까지 상승하길 바랐지만 실현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2%로 낮추길 바라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막스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인플레이션이 4%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미 연준이 금리를 3.5%까지 낮출 수 있지만, 제로(0) 금리 시대로 돌아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제프 가뇽은 “미국의 중립금리가 코로나19 종식 뒤 더 높은 수준으로 더 오랫동안 지속하겠지만 1980~ 1990년대처럼 10%를 초과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완화적인 재정정책과 노동인구 감소 등 인구문제도 중요한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기후변화 분야와 국방비 지출도 중립금리를 올려놓을 수 있다.
“미국 경제는 지금 하강 리스크가 상승 리스크보다 크고, 2024년에는 대선을 치른다. 미 연준의 다음 행보는 금리인하가 될 것이다.” 제러미 시걸 미국 와튼스쿨 금융학과 교수는 “미국의 성장 속도가 둔화해도 침체로 이어지지 않고, 미 연준도 2024년 3월부터 금리를 내려 경기침체에서 더욱 멀어질 것”이라며 “근원 인플레이션 등 전체 인플레이션 지표가 2%로 내려갈 때까지 기다리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 경제 전문가들은 2024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미국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2023년 12월13일 미국 아이오와주 코럴빌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REUTERS

신흥시장에 생긴 변화
모건스탠리는 미 연준이 2024년 6월 처음 금리를 25bp 내린 뒤 9월에 25bp를 인하하고 4분기부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때마다 25bp씩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국이고 달러는 가장 중요한 기축통화다. 따라서 미국의 경제 동향과 거시정책은 세계 다른 국가와 지역에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오고 중국에도 영향을 미친다.
과거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고 달러가 강세를 보일 때마다 일부 신흥시장은 피해자가 됐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10월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선진국 경제성장률을 2022년 2.6%에서 2023년 1.5%, 2024년 1.4%로 하향 전망했고, 신흥시장과 개도국은 2022년 4.1%에서 2023년과 2024년 4.0%로 조정해서 하향폭이 크지 않았다. 특히 7월 전망치보다 인도와 멕시코, 브라질 등 여러 신흥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했다. 2023년 상반기에는 미 주식이 강하게 반등해 전세계 자금을 끌어모았고, 신흥국의 자금 유출 압박이 커졌다.
“워런 버핏은 영원히 미국과 반대로 투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나는 미국 주식에 반대로 투자하지 말라 말하고 싶다.” 하워드 막스는 “에스앤피(S&P)500 지수가 지난 100년 동안 해마다 평균 10%씩 상승했지만 앞으로 상당히 오랫동안 주식보다 채권의 가치가 더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금리 환경에서는 채권과 고정수입 등 신용 상품이 높은 수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한 중국 국부펀드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미국의 정책금리가 상당 기간 3~4%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자, 2023년에 미국 신용투자가 급증했고 사모 신용펀드의 절대 수익이 미 주식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국제 공급망의 재편
하지만 신흥시장의 자본유출 상황은 과거 금리인상 주기와 달라서 천편일률적으로 미국으로 유입되지 않았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2분기 중국에 투자한 공모펀드 가운데 6억7400만달러(약 8735억원)가 유출됐지만 10억달러 가까운 투자금이 중국 이외의 신흥시장에 투자한 공모펀드로 유입됐다.
투자자의 주식·채권 투자 자금 흐름을 나타내는 비거주자 포트폴리오 흐름을 보면 2023년 국제금융연구소(IIF)의 월별 통계를 기준으로 중국 이외 신흥시장의 부채증권(Debt)은 대부분 순유입됐고, 주식(Equity)투자는 유입과 유출이 교차로 나타났지만 유입된 월이 더 많았다. 그런데 중국은 대부분 부채증권은 순유출, 주식은 유입과 유출이 교차하는 가운데 유출된 월이 더 많았다.
마칭 IIF 아태지역 수석대표는 “2013년 미 연준이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면서 시장이 혼란에 빠졌을 때와 비교하면 신흥시장에서 두 가지 변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첫째, 여러 신흥국 중앙은행이 먼저 금리를 인상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미 연준, 유럽중앙은행(ECB)보다 먼저 금리를 올렸고 먼저 금리인상을 종료해서 충격을 완화할 시간을 벌었다. 둘째, 여러 신흥 경제국이 달러화 채권이 아닌 자국통화표시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 유입을 유도했다. 이는 자국 금융시장을 발전시키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과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주기와 또 다른 특징은 국제 공급망이 재편되고 일부 신흥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산업 가치사슬의 온쇼어링(On-shoring·기업이 국외로 진출했다가 다시 본국으로 돌아오는 것)과 프랜드쇼어링(Friend-shoring·우호국이나 동맹국과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의 기회를 포착했다.
세계 19개국에 물류자산을 보유한 미국 최대 물류 부동산 개발사 프로로지스의 하미드 모하담 공동창업자는 “신흥시장 가운데 멕시코가 투자와 자금 유치가 가장 활발하고 그다음은 브라질과 인도”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중국의 생산능력을 이전하는 주요 목적지가 됐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이기도 하다.
산업구조의 영향으로 2022년 주목받던 베트남은 최근 경제 상황이 부진하다. 베트남의 수출에서 소비전자 등 과학기술 제품 비중이 높은데, 전세계 과학기술 업계가 저조한 것이 큰 원인이다.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떨어지자 베트남 중앙은행은 2023년 상반기에 금리를 내렸고, 베트남과 미국의 국채 수익률 격차가 더 크게 벌어져서 자금이 유출됐다. 하지만 전세계 과학기술산업 주기가 하강기에서 상승기로 바뀌면서 베트남을 비롯한 소비전자제품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의 상황이 호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환율에서도 나타났다. 골드만삭스가 15개 주요 통화의 환율을 분석한 결과, 2022년 10월 달러인덱스가 고점을 기록한 다음부터 2023년 10월 말까지 멕시코 페소화는 달러 대비 가치가 10% 넘게 상승했고, 타이·브라질·말레이시아 통화도 절상됐다. 주요 경제국 가운데 위안화와 엔화만 달러 대비 가치가 절하됐다.

산업 가치사슬의 조정
중국은 개혁·개방 뒤 40년 넘게 성장을 거듭해 ‘세계의 공장’이 됐다. 오랫동안 자본이 계속 유입됐고 무역과 자본 항목 모두 흑자였다. 하지만 전세계 산업 가치사슬이 재편되고 중국 경제에 누적된 문제와 중첩되면서 중국과 외국의 금리가 역전됐고, 최근에는 자본유동이 도전에 직면했다. 직접투자와 금융투자를 비교했을 때 금융투자가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중국이 평상심을 유지하고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고, 환율의 시장화와 자본 항목의 자유로운 유동 등 시장화 개혁과 대외개방을 계속 추진해야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 일본은행 베이징 수석대표인 노구치 요스케 데이쿄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2023년 11월8~10일 열린 제14차 차이신포럼(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주관하는 연례 포럼)에서 일본의 지난 10년간 국제수지를 분석했다. 그는 “일본이 경제성장을 멈춘 ‘잃어버린 30년’을 겪었지만 일본 투자자가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자산에 투자했고 풍성한 소득, 즉 국민총소득(GNI)을 창출해 국내총생산(GDP)이 정체돼서 발생한 손실을 보완했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최근 10년 동안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펑원성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역세계화가 중국과 미국에서 다르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세계 산업 가치사슬의 조정이 미국에서는 공급부족 사태로 나타났고 중국에서는 공급과잉 현상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는 금융순환 주기가 상승 단계로 총수요가 빠르게 늘었고, 중국은 금융순환 주기가 하강 단계로 총수요 증가율이 느린 편이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내는 원인 중 하나는 양국의 금리다. 위안화 명목금리는 달러보다 낮지만 실질금리는 미국보다 높은데, 중국의 명목금리 하락을 제약하는 것 중 하나가 중-미 금리 격차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다. CICC는 보고서에서 2024년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미국의 단기금리가 고점을 찍어 당분간 자본유출과 환율절하 압박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 財新週刊 2023년 제46호
“拜登經濟學”成敗
번역 유인영 위원

 

왕리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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