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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성장 다 잡나… 연착륙 기대

기사승인 [165호] 202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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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2024년 세계경제 대전망- ③ 미국의 미래

 

왕리웨이 王力為 왕징 王晶 쩡자 曾佳 <차이신주간>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어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했다. 2023년 12월13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금융 관계자들이 연준의 금리 발표 소식을 지켜보고 있다. REUTERS

추수감사절 저녁은 대다수 미국인이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식사 자리일 것이다. 백악관은 전미농장연맹의 통계를 인용해 2023년 추수감사절에 칠면조 구이를 곁들인 식사 10인분을 마련하러 평균 61.17달러(약 7만9400원)를 소비해, 2022년 64.05달러보다 4.5% 줄어 2018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추수감사절이면 가족을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여행객이 많아 공항이 인파로 북적이는데, 이때 지급한 전체 항공료도 전년보다 13% 하락했다.
이런 지표는 지난 2년 동안 미국 경제에서 가장 중요했던 주제를 겨냥한다. 즉 취업을 보장하고 경제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평범한 국민의 생활비까지 영향을 미친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
시장 예측과 다르게 지금까지 미국 경제는 감탄할 정도로 강한 회복탄력성을 보여줬다. 2022년 3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금리인상을 시작했을 때부터 시장에서는 급격한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2022년 하반기에 이르자 이런 우려가 지배적이었고 그해 10월 <블룸버그>는 앞으로 12개월 안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진입할 확률이 100%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 연준이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했어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했다. 2022년 미국 경제는 전년 대비 2.9% 성장했고 실업률은 4% 이하였다. 2023년 3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4.9% 늘어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을 기록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예측 모델은 2023년 4분기에도 GDP 성장률이 2%를 유지하리라 예상했다.
 

   
▲ 2023년 7월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초과 저축이 1조3천억 달러가 남았다고 예상했고, JP모건은 약 4천억달러로 예상했다. 2023년 8월28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한 은행 지점에 10개월 소비자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5.50%를 알리는 광고문구가 걸려 있다. REUTERS

미국 경제회복의 탄력성
국제통화기금(IMF)은 2023년 10월 발표한 ‘세계경제 전망’에서 2023년과 2024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7월보다 각각 0.3%포인트, 0.5%포인트 올린 2.1%, 1.5%로 전망해 주요 경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상향했다.
“침체가 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 티머시 애덤스 국제금융연구소(IIF) 대표는 최근 미국 경제 현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미국 경제 동향을 비관적으로 전망하던 하워드 막스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공동창업자는 2023년 11월 중순 베이징에서 만난 자리에서 미국 경제의 회복탄력성이 예상보다 강하다며 “연착륙이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은 강력한 소비지출과 안정적인 기업 투자, 정부 지출 확장을 이유로 꼽았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민간부문에 거액의 지원금을 제공하는 등 이전지출을 늘렸고, 조 바이든 정부는 산업정책으로 공급망 재편을 촉진해 반도체와 신에너지 등 첨단 제조업이 본국으로 돌아오도록 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꺾이고 취업시장이 냉각되자 일부 문제가 드러났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축적한 초과 예금을 소진한 다음에도 소비지출이 계속 늘어날 수 있을까? 실업률이 다시 상승해 ‘샴 법칙’에서 정의한 경기침체 초기 단계에 근접했는데 이 법칙은 계속 유효할까? 미 국채 수익률이 역전된 지 1년 넘게 지났는데 예상했던 침체가 다가오고 있을까?
‘샴 법칙’이란 미 연준 경제학자가 발견한 미국 경기지표의 경험적 규칙으로, 최근 실업률의 3개월 이동평균치가 지난 12개월 실업률의 최저점보다 0.5%포인트 또는 그 이상 높으면 경기침체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판단한다. 1950년부터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정의한 열한 차례 경기침체 모두 이 법칙을 증명했다.
그러나 최신 지표가 공개되자 시장은 경기침체 가능성을 낮췄고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노동생산성 개선 효과에 큰 기대를 걸었다.
물론 경제성장의 대가가 없지는 않다. 바이드노믹스(Bidenomics·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핵심인 재정지출을 확대한 결과, 인플레이션이 상승했고 중저소득층의 실질구매력이 약해졌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해야 했고 연방정부의 부채 부담이 커졌다.
인플레이션은 바이든 대통령이 치르게 될 다음 대선에서 불리한 요인이고, 금리를 인상하면 연방정부의 이자지출 부담이 늘어난다. 2023년에 이미 이자지출이 국방비 지출을 넘어섰다. 분열된 정치 환경에서 부채 상한 조정과 2024년 예산안 처리가 난항을 겪었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미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했고, 무디스는 등급 전망을 조정해서 미국 재정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미 연준이 설정한 목표까지 내려가지 않았어도 금리인상 주기가 끝났고, 2024년 어느 시기에 미 연준이 반드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는 의견이 늘었다.
과거 미 연준의 금리인상 주기와 다르게 이번에는 대다수 신흥시장이 받은 충격이 크지 않았다. 신흥시장국 중앙은행이 먼저 금리를 올린 것도 작용했지만 자국통화표시 채권을 발행한 것도 주효했다. 최근 역세계화 과정에서 산업 가치사슬의 재편 역시 일부 신흥경제국에 성장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중국은 산업 가치사슬 일부가 국외로 이전하고 미국과 금융 순환주기가 일치하지 않는 상황에서 위안화 환율이 압박받았고, 금융자본 유출이 가속되면서 경제에 리스크와 압력을 가져왔다. 그 대응법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고한 이유에 대해‘강력한 소비지출’을 첫손으로 꼽았다. 2023년 11월24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에 연중 최대 쇼핑이 이뤄지는 ‘블랙프라이데이’ 안내 문구가 보인다. REUTERS

오고 싶어 하지 않는 침체
미 연준이 급진적으로 금리를 인상했지만 과거 통화긴축 주기와 다르게 미국의 경제성장이 멈추지 않았고 경기침체도 초래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뭘까? 왜 많은 전문가가 잘못 판단했을까?
시장에서 금리인상이 경기침체를 초래한다고 판단한 이유가 있다. 미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이고 이를 위해 계속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과거 인플레이션 경험을 돌아보면 금리를 올려서 경제침체가 시작된 다음에야 인플레이션이 잡혔기 때문이다. 일부 분석가는 미국 실업률이 4.5%까지 올라야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인플레이션은 그때와 다르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인플레이션은 대부분 경기가 과열되면서 시작됐고 미 연준이 통화 긴축 정책으로 경기침체를 유도해야 해결됐다”고 말했다. 경제의 균형을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이번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상품시장과 노동시장의 불균형과 공급 부족 때문이어서 상품과 노동시장이 균형을 회복하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다. 최근 인플레이션이 하락한 것도 코로나19 종식 뒤 상품시장과 노동시장이 정상화되고 통화정책이 정상을 회복한 덕분이다.
얀 하치우스는 “시장이 과거 경험에 기반한 추론과 통계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미 연준이 금리를 몇백bp(금융시장에서 금리나 수익률을 나타내는 데 사용하는 기본단위로 100분의 1%를 의미)만큼 올리면 반드시 경제가 침체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매우 기계적인 추론”이라고 말했다.
스콧 서머 미국 조지메이슨대학 머카투스센터 전 통화정책 의장은 2023년 10월 진행한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경제침체를 예측할 때 금리상승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단지 금리를 올린다고 통화정책의 긴축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금리를 얼마로 정하느냐가 아니라, 균형금리와 비교해서 높은지 낮은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콧 서머는 “2021년과 2022년 미국 경제의 실제 생산량과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확장해서 명목GDP가 늘면 균형금리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미 연준이 2022년부터 금리를 올렸지만 균형금리는 더 빠르게 상승했다. 다시 말해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했어도 확장적 통화정책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폭이 시장의 균형금리 상승폭보다 적었기 때문이다.

강력한 소비의 힘
골드만삭스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견고한 원인은 강력한 소비다. 특히 2023년 개인의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이 크게 반등했다. 그 배후에는 세 분야의 뒷받침이 있었다. 지속적인 취업 증가와 물가 하락이 명목임금 증가폭을 초과해서 실질임금이 상승한 것, 그리고 부동산대출이 대부분 고정금리라서 순이자수익이 늘어난 것 등이다.
미 재정부 국제사무 담당 차관을 지낸 티머시 애덤스는 “미국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고정금리라서 예금계좌에 돈을 예치하면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만큼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부동산이 다른 소비를 이끌고 경제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 반면 영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등은 주택담보대출이 변동금리여서 금리를 인상하면 바로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연구원은 “금리를 인상했어도 미국 경제가 견고한 것은 미국 경제가 갈수록 금리에 민감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가구와 기업이 얼마 전까지 유지됐던 저금리 시대에 금리를 고정해놨기 때문이다. 30년 만기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을 경우 평균금리가 3.5%여서 가구의 부채 상환 부담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다수 비금융 분야 기업은 상환 기한을 연장하고 금리를 고정하는 일을 훌륭하게 처리했다. 미국 경제에서 금리에 가장 민감한 주택시장은 매물이 부족해 가격 하락을 막고 있다. 금리에 민감한 편인 자동차업계는 팬데믹 기간에 공급망이 중단되면서 누적된 수요가 시장을 뒷받침했다.

시장기관의 낙관적 예측
미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렸어도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라구람 라잔 전 인도 중앙은행 총재도 미국 경제의 회복력이 강력한 소비 덕분이라는 의견에 동의했다. 소비자가 직업이 있고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저축도 늘었다.
소비지출은 미국 GDP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미국 경제에 중요한 동력을 제공한다. 2023년 3분기 성장률 4.9%(전 분기 대비)에서 소비가 2.69%포인트를 차지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미국 정부는 민간부문에 각종 지원금을 지급해서 소비를 뒷받침했다. 2020년 3월부터 2021년 3월까지 1년 동안 미국 정부는 3개 법안을 통해 민간부문에 2조2100억달러(약 2868조5800억원)를 지급했는데 이는 2021년 GDP의 9.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이런 ‘재난지원금 수표’는 국민의 초과 저축으로 변했다. 캘리포니아 연방준비은행은 2021년 8월 현재 미국 소비자가 코로나19 종식 뒤 2조1천억달러의 초과 저축을 보유했고, 초과 저축을 빠르게 소진해서 2023년 6월 현재 1900억달러가 남았으며 2023년 3분기에 전부 소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부 시장기관의 예측은 더욱 낙관적이다. 2023년 7월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초과 저축이 1조3천억달러가 남았다고 예상했고, 제이피(JP)모건은 약 4천억달러로 예상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2023년 6월 기준 9천억달러가 남았고, 매달 730억달러씩 소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취업시장도 소비자 소득 증대를 뒷받침했다. 2021년 6월 1천만 명을 돌파한 미국의 구인 수는 2023년 2월 1천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 2023년 9월에는 구인 수가 955만3천 명으로 줄었다. 임금은 상승세를 유지해서 2023년 3분기 민간부문 임금이 전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2022년 2분기의 5.5%보다 하락했지만, 2008년 금융위기 직후부터 팬데믹이 시작하기 전까지 유지됐던 2%보다 높았다.

ⓒ 財新週刊 2023년 제46호
“拜登經濟學”成敗
번역 유인영 위원

 

왕리웨이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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