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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구입 제한 풀어 수요 자극

기사승인 [168호] 2024.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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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기획] 숨 고르는 중국 부동산시장 ② 침체 벗어나려면

 

뉴무장취 牛牧江曲 <차이신주간> 기자
 

   
▲ 최근 중국 정부는 무너진 부동산시장의 신뢰와 수요를 북돋기 위한 대응책을 잇따라 발표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3년 9월30일 베이징 천안문광장에서 인민영웅기념비에 헌화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REUTERS


여러 이유로 기존주택 가격은 계속 내려갔다. 2023년 12월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전국 70개 도시의 기존주택 가격은 전부 하락했고 집값이 하락한 지역의 수가 최근 10년 만에 가장 많았다.
2014년 9월에도 전국 70개 도시의 기존주택 가격이 전부 하락했다. 주택 구입 제한을 강화하는 등 부동산 규제를 시행한 직후였다. 전국 신축주택과 기존주택은 2014년 5월 이후 1년 가깝게 가격이 내려갔고, 주택 구입 제한을 취소한 다음부터 재고가 소진되고 전국 집값이 새로운 상승기를 맞이했다. 2016년 9월 새로운 규제대책이 발표될 때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어떻게 하면 시장의 신뢰와 수요를 북돋을지는 현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건설사의 최대 난제다. 2024년 1월26일 주택도농건설부는 중국 베이징에서 회의를 열고 각 지역에서 부동산 자금조달 협의 체제를 구축해 자금난을 겪는 부동산사업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고, 지역 실정에 맞게 부동산정책을 조정하고, 지역에 부동산 규제의 자율권을 충분히 부여하도록 지시했다.
 

   
▲ 중국 부동산시장 침체와 자금조달 위축으로 2023년 완다를 비롯한 중국의 민영 건설사는 토지 매입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2023년 8월8일 베이징의 완다그룹 본사. REUTERS


잇따른 규제 완화 선언
주택도농건설부의 발표 후 광저우와 쑤저우, 상하이가 부동산 규제 완화를 선언했다. 광저우는 1월27일 가장 먼저 120㎡ 이상 대형 주택에 주택 구입 제한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한 지역에서 보유한 주택을 임대하거나 매도하기 위해 주택거래시스템에 등록하면 다른 주택을 구입할 때 가구당 주택 수에서 제외할 수 있다.
“이런 조치는 광저우가 규제를 전부 없앤 것과 같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이 정책이 시행되면 집을 팔고 싶은 사람은 임대나 매도 매물로 등록만 하면 되고 실제로 집이 팔리거나 임대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광저우의 판매 상황에 큰 변동이 없다면서 정책 효과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상하이는 외환도로(外環·상하이는 순환도로를 중심으로 지역을 내환, 중환, 외환으로 구분) 바깥 지역에 1인가구의 주택 구입 제한을 취소했고 내환도로 안쪽 지역은 제한을 유지했다. 상하이는 1선도시 가운데 호적 등록지가 상하이가 아닌 사람의 주택 구입을 가장 엄격하게 제한했다. 현지에서 사회보험료 또는 소득세를 5년 이상 납부한 가구만 주택을 살 수 있고, 1인가구는 5년 이상 납부해도 제한 구역에서 주택을 살 수 없었다. 반면 베이징과 선전은 타 지역에 호적을 등록한
1인가구라도 사회보험료나 소득세를 5년 이상 납부했을 경우 주택을 살 수 있다.
이는 수요 쪽의 주택 구입 제한을 풀어 주택 수요를 자극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한 중형 건설사 관계자는 “상하이의 이번 규제 완화 조치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치약을 짜내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가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전국 부동산가격 하락폭과 부동산가격이 하락한 지역의 수가 9년 전인 2014년 하반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주택 구입 제한 등 규제 완화 정도가 그때보다 못하다. 지금도 전국 10개 지역에서 주택구입제한 규제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도시와 직할시인 톈진, 그리고 성정부 소재지인 항저우와 청두, 시안, 창사, 하이커우 등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과거 부동산 규제를 완화했을 때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규제 완화의 지원 속에 자금이 대거 부동산으로 유입됐고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신규 자금이 유입되지 않았고, 공급 쪽은 투자 거품을 제거하고 수요 쪽은 자산을 매각해 수익을 실현한 후 시장에서 떠나려는 현상이 적지 않다.
신용평가회사 중청신국제는 집값과 가처분소득이 계속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깨진 후 국민의 주택 구입 의향이 줄었고, 공사가 중단되는 단지가 속출하면서 주택 구입자의 신뢰가 타격을 받았으며, 주택 구입 대출 수요가 줄자 부동산으로 유입되는 자금도 줄었다고 지적했다.
 

   
▲ 중국 헝다그룹 등 부도 위기를 겪은 건설사는 토지를 확보할 능력을 잃었다. 중국 정부가 철거 명령을 내린 중국 하이난성 단저우시의 헝다그룹 개발단지. REUTERS


민영 건설사 약세 가속화
부동산업계 규모가 줄자 집중도가 상승했고, 토지자원과 판매가 자금조달 능력과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으로 쏠렸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주택 구매 수요가 몰리자 전국 신축주택 시장이 2023년 상반기에 잠깐 상승했고 그 후 계속 떨어졌다. 건설사의 판매규모는 상반기에 동기 대비 올랐지만 2023년 6월부터 하락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부동산정보자문업체 커얼루이의 통계에 따르면 100대 건설사의 판매액이 5조4천억위안(약 998조67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줄어 하락폭이 커졌다.
과거 부동산시장의 규모를 가늠하는 기준은 매출액 1천억위안이 넘는 건설사의 수였다. 2023년 ‘1천억위안’ 건설사가 16개로 2020년과 2021년의 43개보다 62.8% 줄었다.
시장이 호황일 때는 민영 건설사가 시장을 차지해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절반이 민영기업이었다. 그러나 2023년에는 판매규모 상위 10위 안에서 민영 건설사는 비구이위안과 룽후그룹 두 곳만 남았다.
중앙국유기업인 바오리발전은 2023년 판매규모 1위를 기록해 계약금 기준 매출액이 4222억3700만위안이었다. 물론 업계의 ‘큰형님’이었던 비구이위안과 중국헝다의 최고 매출액보다 40% 이상 적다.
바오리발전은 2013년 업계 3위 밖으로 밀려났고 완다와 중국헝다, 비구이위안 등 민영 건설사가 상위 3위에 올랐다. 2017년 쑹광쥐 당시 바오리발전 회장은 ‘3위권 재진입’을 목표로 내걸었고, 2022년 초 류핑 바오리발전 회장은 ‘3위권 재진입과 업계 1위 탈환’을 말했다. 바오리발전은 2021년 실적보고서에서 “토지공급이 줄고 시장이 이성을 회복할 때 빠르게 투자를 늘려서 광저우와 난징, 샤먼 등 가격 프리미엄이 낮은 지역에서 우수한 토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 후 2022년 비구이위안 다음으로 업계 2위가 됐고 2023년 1위에 올랐다.
2023년 업계 순위를 보면 바오리발전 다음으로 혼합소유제 기업인 완커와 중앙국유기업 중국해외발전, 화룬즈디, 자오상서커우가 뒤를 이었다. 한때 ‘맹주’였던 중국헝다는 현재 자산을 매각하고 있고, 룽촹중국은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 2년 동안 숨 돌릴 시간을 벌었다. 스마오그룹을 비롯한 부실 건설사는 연간 10위 밖으로 밀려났고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던 비구이위안은
6위로 밀려났다.

국유자본 건설사도 침체
2023년에 판매규모가 동기 대비 증가세를 유지한 건설사는 대부분 국유기업이었다. 중국해외발전과 화룬즈디, 자오상서커우는 계약금 기준 매출액이 3098억1천만위안(약 57조3천억원)과 3070억3천만위안, 2936억3500만위안으로 동기 대비 각각 5.1%와 1.9%, 0.35% 늘었다. 민영기업보다 강한 경쟁력을 보여줬지만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국유 건설사도 매출액 증가율 둔화를 막지 못했다. 특히 바오리발전의 매출액은 동기 대비 7.67% 하락했다. 업계가 계속 침체되면 국유자본 배경의 건설사도 영향받을 것이다.
신용등급이 높고 자금조달 비용이 낮은 국유 건설사는 토지시장을 휩쓸었다.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3년 중앙국유기업과 지방국유기업, 도시건설투자공사 등 국유자본 건설사가 100대 건설사의 토지 매입과 사업 인수금의 80%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와 대조적이다. 오랫동안 민영 건설사가 토지 매입과 사업 인수의 주력이었다. 피치는 당분간 민영 건설사의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채무불이행 위기를 겪은 건설사의 매출액 하락폭이 더 컸다. 채무불이행은 브랜드와 신용의 붕괴를 의미해 소비자와 금융기관이 피하게 된다. 비구이위안은 2022년 지분 기준 월평균 매출액이 280억위안(약 5조1800억원)이었다. 2023년 1~4월 월평균 매출액은 200억위안 수준을 유지했지만 5월부터 시장이 침체되자 100억위안 아래로 떨어졌고, 7월 채무불이행 위기를 겪은 후 8월 매출액은 30% 넘게 줄었다. 그다음에도 계속 하락해 2023년 12월에는 69억1천만위안으로 7월보다 42.3% 하락했다.
비구이위안과 룽촹중국의 2023년 매출액은 각각 1743억1천만위안, 847억7천만위안으로 동기 대비 51.2%와 50% 하락해 업계 평균보다 하락폭이 컸다. 두 기업의 2021년 매출액 5580억위안(지분 기준 매출액)과 5973억6천만위안(계약금 기준 매출액)과 비교하면 2년 사이 경영 상황이 급변한 것을 알 수 있다.
판매 부진과 자금조달 위축으로 2023년 민영 건설사는 토지 매입을 줄이거나 중단했다. 지방정부의 도시건설투자공사가 물러났지만, 중앙국유기업과 지방국유기업이 토지시장을 떠받치고 있다. 민영 건설사가 경쟁에 참여하지 않자 전국 토지시장은 공급물량과 거래량이 예전 같지 않았고 동기 대비 20% 가깝게 줄었다.
중국지수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전국 300개 도시에서 공급하고 거래가 성사된 토지면적은 동기 대비 20.7%와 20.6% 줄었다. 토지사용권 매각금은 동기 대비 16% 줄었다. 2022년에 이어 국유기업이 토지를 사들였다. 100대 건설사 가운데 중앙국융기업의 토지매입금액 비율이 57.8%, 지방국유기업은 22.3%로 국유기업이 80% 넘게 차지했다. 혼합소유제기업이 매입한 토지는 9.2%였고 민영 건설사 전체가 지출한 토지매입액의 비중은 10.7%였다.

자금난 겪는 건설사들
토지매입액 상위 10대 건설사 가운데 민영기업은 없고 바오리발전과 중국해외발전, 화룬즈디 등 8개 국유기업과 완커, 뤼청중국 등 혼합소유제 기업이 차지했다. 커얼루이의 통계를 보면 상위 10대 건설사가 2023년 신규로 확보한 토지의 가치가 100대 건설사가 확보한 토지의 60%에 달했다.
최근까지 일정 규모의 토지를 매입한 민영 건설사는 룽후그룹과 빈장그룹, 지방의 중소형 건설사다. 부도 위기를 겪은 건설사는 토지를 확보할 능력을 상실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가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후 토지 매입을 중단했고 보유한 자산을 처분하고 사용하기 위해 집중했다”면서 “전국 각지에서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의 공사를 재개하고 금융기관과 협상하고 보유한 자산을 매각하는 등 ‘주택인도보장’(건설사가 분양한 주택을 완공해 인도하도록 보장한다는 정책)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앞에서 소개한 건설사 관계자는 회사가 과거에는 급진적인 사업 성향으로 업계에서 유명했고 여러 해 동안 큰 규모의 토지를 매입해 업계 순위 20위 안에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금난이 심각해지고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다음부터 토지를 매입하지 않았고 “현재 진행 중인 사업을 완공하면 있는 밑천을 까먹으면서 버틸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부터 전국 각지에서 주택인도보장에 주력한 다음부터 자금난을 겪은 건설사는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다. 자금을 엄격하게 감독해 그룹 내부에서 마음대로 자금을 사용하던 권한이 사라졌고 ‘뚜껑 아홉 개로 솥 열 개를 돌려막던’ 방법이 통하지 않게 됐다. 그룹 내부에서 자금을 변통해 사업을 일으킬 가능성이 사라졌고 금융기관 대출도 줄어서 토지를 매입할 능력을 잃었다.

ⓒ 財新週刊 2024년 제6호
房地產磨底之年
번역 유인영 위원

 

뉴무장취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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