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ER STORY]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에게 묻다- ① 전세계가 직면한 과제
▲ REUTERS |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인터뷰
“중국발 디플레 공포 소비서 해법 찾아라”
미국 하버드대학 총장을 지낸 세계적인 경제학자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최근 중국을 방문해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중국과 세계 경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서머스 전 장관은 경제 관련 요직을 두루 거친 미국의 경제 전문가다. 그는 중국 정부가 경기 하락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소비 주도의 성장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미국이 첨단산업에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경제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작고, 지정학적으로도 큰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중국 경제주간지 <차이신>이 서머스 전 장관을 만나 중국을 비롯해 구조적 장기침체가 우려되는 세계경제의 위기탈출 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_편집자
왕리웨이 王力爲 <차이신주간> 기자
▲ 제71대 미국 재무장관이자 하버드대학 총장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는 2024년 1월 중국을 방문해 여러 중국 고위층 인사와 만났다. 그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지름길은 없다”며 “양국의 최대한 많은 사람이 소통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REUTERS |
“미국과 중국은 거친 바다에서 출렁이는 작은 배에 탄 낯선 사람들이다.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과정을 통해 같은 배에 타게 됐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함께 노를 저어야만 해안가에 도착할 수 있다.”
제71대 미국 재무장관이자 하버드대학 총장을 지낸 로런스 서머스는 최근 중국을 방문했을 때 이런 비유를 들었다.
중-미 수교 45주년을 맞아 2024년 초부터 양국 고위층의 교류가 잦았고 양국 관계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1월 초 류젠차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대표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했고 상무부장과 공안부장, 농업농촌부장 등이 미국 담당 부처 장관과 만나거나 통화했다. 1월19일,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중미금융워킹그룹 3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을 만났다. 1월 말에는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타이 방콕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새로운 회담을 시작했고, 양국 정상이 202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합의한 ‘샌프란시스코 비전’을 이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2024년 1월 중국을 방문한 서머스는 여러 중국 고위층 인사와 만났다. 1월8일 천지닝 상하이시 당서기는 “서머스가 저명한 경제학자이고 양국 관계 발전에 힘써왔다”며 “앞으로도 양국의 인문교류와 학술교류에 좋은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월10일에는 판궁성 인민은행장이 서머스를 접견하고 인민은행에서 학술강연과 토론을 진행했다.
서머스는 상하이에서 1천여 명이 참석한 UBS중화콘퍼런스에 참석해 중국 경제와 시장의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국내외 금융투자기업 관계자들과 교류했다. 또한 칭화대학교 슈워츠먼대학을 방문해 여러 국적의 학생들과 토론했다.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기 전에 서머스는 <차이신> 기자와 만났다. 2023년 4월 “모두가 대중국 강경 ‘매파’로 돌아서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던 그는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지름길은 없다”며 “양국의 최대한 많은 사람이 소통을 유지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중국 친구들이 하버드대학에 오고 미국에 오는 것을 전적으로 환영하고 ‘투 트랙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 중-미 수교 45주년을 맞아 2024년 초부터 양국 고위층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양국 관계가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11월15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함께 걷고 있다. REUTERS |
로런스 서머스가 걸어온 길
2023년 11월 말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별세했다. 그는 4개월 전에 40도 넘는 무더운 날씨에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을 만났다. 서머스는 “얼마 전에 작고한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그는 시종일관 미국의 이익에 충실했지만 중국과 대화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처럼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위험한 의제는 물론 기후변화처럼 협력할 수 있는 의제, 인공지능(AI)처럼 새롭게 등장한, 모두가 이해하고 협력해야 하는 의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한배를 탄 사이라는 관점을 지켜온 서머스는 향후 25년을 생각하면 미국과 중국이 함께 성공하거나 함께 실패하는 상황을 상상할 순 있지만, 미국은 성공하고 중국이 약해지거나 중국이 성공하고 미국이 약해지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 정책 결정자들과 교류하면서 그는 “구조적 장기침체(Secular Stagnation)에 관한 경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구조적 장기침체 관점에서 미국 경제의 지난 100년을 돌아보면 어떤 교훈을 얻고 미국과 중국의 앞길에 어떤 거울을 제공할까?
서머스는 이런 주제를 논의할 자격과 경력을 갖췄다. 2024년 69살인 그는 경제학자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이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경제학과 교수였고, 큰아버지 폴 새뮤얼슨과 외삼촌 케네스 애로 역시 경제학계 거장으로 각각 1970년과 197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새뮤얼슨과 애로는 미국 정부에 정책 자문을 했다. 새뮤얼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재정부 경제고문을 했고, 1960년 존 케네디 행정부에서 대통령 고문과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경제고문을 했다. 애로도 케네디 대통령의 경제고문이었다.
학자 집안에서 자란 서머스는 28살에 하버드대학 최연소 종신교수 중 한 명이 됐고 37살에 세계은행 부행장 겸 수석경제학자가 됐다. 1993년에는 미국의 ‘예비 노벨상’이라는 존 베이츠 클라크 메달을 받았다.
2000년과 2008년을 전후해 미국 경제가 가장 혼란스러웠던 시기에 서머스는 미국 정부에서 경제정책 관련 요직을 맡았다. 그는 2008년 이후 선진국이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지고 코로나19 종식 뒤 초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을 예측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서머스는 재정부 차관과 장관으로 임명돼 멕시코와 아시아, 러시아, 미국의 인터넷산업 거품 등 경제금융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촉진했다.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 파산 뒤 대응한 그의 행동을 두고 미국 매체 <타임>은 서머스와 로버트 루빈 당시 미국 재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당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과 함께 이들을 ‘세상을 구원한 3인방’이라고 불렀다. 1999년 빌 클린턴 대통령은 로버트 루빈의 후임으로 서머스를 재무장관에 임명하면서 “그는 현재 만들어지는 세계를 볼 수 있고 그것을 현실로 만드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 서머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맡아 위기에 대응하는 중요한 정책을 결정했다. 헨리 키신저는 서머스가 백악관에서 “나쁜 의견에 반대하거나 수정할 수 있는 지위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점차 위기에서 벗어난 뒤 2011년 서머스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이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때 학계와 시장은 그의 경고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미국 경제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하면서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
▲ 코로나19 종식 뒤 미국의 가처분소득이 크게 늘면서 미국의 2023년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3%로 시장에서 예상한 2.0%를 크게 웃돌았다. 2023년 12월31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새해 전야 행사가 열리고 있다. REUTERS |
미국이 당면한 더 큰 도전
코로나19 사태 뒤, 서머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부양 정책 규모가 너무 크다고 지적하며 이번 인플레이션을 경고했다. 미 연준 의장을 지낸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은 그의 예측에 동의하지 않았다.
서머스는 그 시작은 예측했지만 그다음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그는 2019년 장기침체를 예상했던 사람들도 코로나19 사태의 촉발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했고, 미국 경제의 도전이 더욱 전통적인 과열 수요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2024년 말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현상’(Trump Phenomenon·현재 미국 경제의 든든함이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때문이라고 믿는 현상)이 반영하는 정치와 사회 문제가 어쩌면 미국이 당면한 더 큰 도전일 수도 있다.
1월25일 미국의 2023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발표됐다. 실질GDP 증가율이 2.5%로 2022년 1.9%보다 높았고, 명목GDP 증가율은 6.3%였다. 2월2일 발표된 1월 미국 비농업고용보고서는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취업자 수와 임금인상률도 계속 호조를 보였다.
2023년 세상에 나온 생성형 AI 기술도 미국의 성장 예측에 영향을 가져왔다. 2023년 말 생성형 AI 챗지피티(GPT)를 개발한 오픈에이아이(OpenAI)에서 전세계가 주목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뒤 서머스는 오픈AI가 새롭게 구성한 이사회 구성원 세 명 가운데 한 사람이 됐다. 이번 방문 기간에 그는 오픈AI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잘하고 리스크를 발견할수록 더 많은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고 더 많은 걸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 나이에 명성을 얻었던 그도 머리가 희끗희끗해졌고 장국(杖國·나라 안에서 지팡이를 짚는 것을 허락받는 나이라는 의미로 일반적으로 70살을 말함)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다. 그러나 해박한 지식과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연설은 여전히 거침이 없었다. 청년 학자와 정책 결정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더 예리하게 파고들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구조적 장기침체에서 벗어났을까? ‘구조적 장기침체’라는 용어는 1930년대에 처음 등장했다. 1938년 당시 전미경제학회 회장이던 앨빈 한센 하버드대학 교수가 처음으로 대공황 이후 미국 경제의 완만한 성장세를 구조적 장기침체라고 정의했다.
수요와 투자 부진으로 표현되는 이런 상태에 대해 서머스는, 소비자가 미래를 걱정해서 저축을 늘리고 인구와 노동력 증가 속도가 둔화하며 기술 발전으로 투자가 감소하는 것 등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1930년대 말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을 실시한 지 8년이 지났어도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두 자릿수였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미국의 총수요가 갑자기 늘었고, 서방세계 대다수 국가가 군비를 늘렸다. 1942년 말이 되자 미국의 재정적자가 GDP의 25%에 근접했고 도전은 공급과 과도한 저축에서 전시 재정 문제로 전환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많은 사람이 미국이 다시 침체와 불황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1943년부터 1944년까지 경제 평론은 대부분 전후 불황에 대한 것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서머스는 미국 국민이 대공황 기간에 자동차와 주택을 사지 못하고 억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도 도시 외곽을 개발하고 마셜플랜(제2차 세계대전 뒤 1947~1951년 미국이 서유럽 16개 나라에 행한 대외원조 계획)으로 국외투자를 하는 등 대규모 투자를 추진했다고 회상했다. 20세기 남은 기간에 ‘장기침체’라는 표현은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서머스가 미국 등 선진국이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을 때, 사람들은 양적완화가 미국을 위기에서 꺼내줄 것이고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머스는 말했다. “케인스의 경제이론을 하나의 주장으로 정리하면 저축과 투자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과도한 저축이 존재할 때 단순히 저금리에 의존해서는 경제가 완전고용을 실현할 수 없다. 특히 통화정책이 제로금리의 한계에 직면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장기침체에 관한 이해
금리가 낮고 저성장과 저인플레이션을 동반한다면 2%의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힘들다. 서머스는 “이런 특징은 구조적 장기침체가 다시 나타난 것을 의미한다. 1990년 이후의 일본 경제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머스의 장기침체에 관한 이해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2008년 말 서머스는 미국 대통령 경제고문위원회(CEA) 의장 취임을 앞둔 크리스티나 로머 버클리캘리포니아대학 교수에게 경기부양책 규모를 추산하도록 맡겼다. 로머는 1조8천억달러(약 2376조원)를 제시했는데 서머스는 반대했다. 경기부양 규모가 너무 크면 채무 부담이 늘어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오바마 당선인에게 5500억달러(약 726조원)에서 9천억달러에 이르는 부양정책안을 보고했고, 결국 투입된 자금은 5천억달러를 채우지 못했다. 그 뒤 연준이 세 차례나 양적완화를 시행하고 금리를 오랫동안 낮은 수준으로 억눌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경제와 취업은 크게 호전되지 않았다.
현재의 정보기술(IT) 대기업과 과거 그레이트 모더레이션(Great Moderation·1980~1990년대의 대안정기) 시기의 IT 기업을 비교한 데서 서머스는 큰 차이를 발견했다. 현재의 대기업인 애플과 구글, 페이스북 등은 그들이 확보한 거액의 현금을 어떻게 배치할지 고민했고 에이티앤티(AT&T)와 IBM, 시스코(Cisco) 등 한때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시가총액이 높았던 기업은 자본시장에서 수시로 채권을 발행했고 대규모 투자로 자본을 축적했다. 그 밖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빈부격차가 커졌고 소비자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저축 성향이 강해졌다.
이런 현상은 저축이 투자보다 많고 금융자산 가치가 상승하고 부채비용이 낮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까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선진국에서 보편적으로 일어났다. 1985~1990년 일본에서 일어났던 일이기도 하다. 서머스는 저축이 늘고 생산성투자(Productive Investment·생산과 건설 등 물질을 생산하는 기업 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가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저축이 기존 자산으로 향하고 기존 자산의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한다고 말했다. 그 뒤 심각한 디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하며 부채가 늘고 금융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급격하게 늘었고 대규모 부양정책을 동원하자 소비자지출이 크게 늘었다. 기업 부문에서는 녹색투자와 과학기술투자 수요가 늘었고, 노인인구 비중이 늘었으며, 정부의 지원을 받자 저축 의향이 줄고 소비 의향이 늘었다. 그러자 저축이 줄고 목표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왔으며, 금리 수준을 반영하는 인덱스펀드 장기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예상 웃돈 미국의 경제성장
1월25일 발표된 미국의 2023년 4분기 GDP 증가율은 3.3%로 시장에서 예상한 2.0%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가처분소득이 전 분기 대비 2.5% 늘어 소비의 견조함을 유지했고 기업 투자와 주택 투자, 수출, 정부 지출이 뒷받침한 결과였다.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2분기 연속 2%를 유지해서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 2%에 부합했다. 1월30일 발표된 미국의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2021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서는 미국이 경제가 성장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낮은 ‘골디락스 경제’(Goldilocks Economy·영국 작가 로버트 사우디의 동화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에서 숲에 들어간 금발머리 소녀가 마실 것과 먹을 것이 있는 집을 찾아 편안하게 지내다가 곰 세 마리가 돌아오자 안락한 생활이 끝났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는데, 고성장과 낮은 인플레이션이 공존하고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뜻함)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논의가 늘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과 그 뒤 몇 년 동안의 지출이 경제가 부진했던 상황을 바꿔놓은 것처럼, 코로나19 대유행 뒤 거액의 재정지출이 장기침체 대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서머스는 “구조적 장기침체가 2008년 금융위기 뒤 코로나19 발생 전까지 미국과 유럽이 당면한 도전이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다음에는 구조적 장기침체가 미국이 우려해야 할 주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정리했다.
ⓒ 財新週刊 2024년 제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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