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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젊은층 vs 재계’ 찬반 팽팽

기사승인 [171호] 2024.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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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ECIAL REPORT] 불붙은 주4일제 논쟁- ① 치열한 전선

 
주4일제 근무를 두고 독일에서 치열한 전선이 형성됐다. 한 흐름은 사회적 관점을, 다른 흐름은 경제적 관점을 대변한다. 직원과 노동조합, 특히 젊은 세대는 노동시간을 줄이고 워라밸을 더 누리기 위해 주4일제를 옹호한다. 반면 고용주와 경제학자들은 노동시간을 줄이면 현재의 번영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주4일제는 노동강도를 높이고 소외감을 심화해 결과적으로 독이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4일제는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인가, 노동의 소외인가? _편집자

지몬 부크 Simon Book 마르쿠스 브라우크 Markus Brauck
플로리안 디크만 Florian Diekmann
등 〈슈피겔〉 기자
 

   
▲ REUTERS

독일에서 주4일제를 놓고 여론이 분열하고 있다. 대다수 피고용인은 주4일제를 원한다. 국가의 부를 유지하려면 지금보다 일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제인과 정치인 들은 주4일제에 강력히 반대한다. 독일인이 주5일제를 힘들어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독일 뮌헨 소재 ‘로만 헤어초크 연구소’(Roman Herzog Institute)에 따르면, 독일인은 일평생 노동으로 평균 5만2662시간(약 6년)을 보낸다. 이는 삶의 13분의 1에 해당한다. 사람들이 텔레비전 시청에 평균 9년을 할애하는 것과 비교하면 전혀 많은 시간이 아니다. 다른 한편으로 독일인이 자녀와 함께하고 가족을 돌보는 11개월보다는 훨씬 많다.
그렇다면 독일인은 너무 많이 일하는 것일까, 너무 적게 일하는 것일까. 결코 답하기 쉬운 질문이 아니다. 일은 어떤 것보다 양가감정을 일으키는 대상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일과 애증의 관계를 맺는다. 적잖은 사람이 일을 억지로 해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반면 일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일은 부를 쌓고 사회적 지위를 누리게 하지만, 동시에 사람의 일상을 빼앗고 때로는 신경쇠약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건강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이룰 수 있을까?
심리치료사 니콜레 플린츠(59)는 함부르크에서 스트레스의학클리닉을 운영한다. 그는 전공 분야가 번아웃인 만큼 번아웃의 전체 스펙트럼을 익히 알고 있다.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45~60살 관리직 직장인들로, 상담 중 “어떤 커리어도 원한 적 없고, 단지 직업적 안정감만을 원했을 뿐”이라며 몸을 떤다. 이들이 원한 보상은 안정감이었지만, 결국 어디서 힘을 쥐어짜야 할지 모를 정도로 온몸의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다.
 

   
▲ 자동화로 생산성을 계속 증대하면 ‘임금삭감 없는 주4일제’처럼 일을 적게 하면서도 기존의 부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독일 라슈타트에 있는 다임러 공장에서 2019년 2월 로봇으로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를 조립하고 있다. REUTERS


복잡다단한 직업의 의미
플린츠의 표현을 빌리자면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없는” 사람도 그를 찾아온다. 자기 일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거나 일을 제외하면 자신의 삶을 충만하게 만드는 법을 찾지 못한 사람들이다.
병원의 오래된 벽돌 건물은 쥐 죽은 듯 조용하다. 건물 외부는 도심의 소음으로 가득하지만, 병원 안은 계단에서 삐걱거리는 소리조차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무의식적으로 오아시스가 떠올랐을 정도다.
플린츠는 “직업은 삶에서 아주 복잡다단한 의미를 갖는다. 정해진 업무시간에 해야 하는 일 이상이다”라고 말한다. “일을 너무 많이 해서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60시간을 일해도 자신이 능률적이고 유능하며 가치 있다고 느끼는 반면, 불과 20시간만 일해도 자신의 일을 견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플린츠는 항만 도선사들과 워크숍을 진행했다. 도선사는 책임이 막중하고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인데도 번아웃을 겪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그들은 선장들로부터 상당히 인정받으며, 아침에 출근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도선사들로 하여금 직업의 힘든 부분을 견디게 한다.”
이 모든 것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일까?
플린츠는 사회적 측면도 있다고 판단한다. 그는 직업이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성취 윤리와 헌신을 중요한 미덕으로 알고 성장한 세대다. 하지만 클리닉의 동료들을 포함해 젊은 세대는 성취 윤리와 헌신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클리닉에는 젊은 정규직 직원이 더 이상 없고 젊은 세대 중에 커리어를 위해 몸을 혹사하려는 사람도 없다.
플린츠는 이런 현상을 다차원적으로 바라본다. 그는 “요즘은 직원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자신을 대신할 사람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며 동료애 부재를 우려한다. 그런 플린츠도 원칙적으로는 젊은 세대에 동의한다. 업무시간은 줄이면서 업무량과 효율성은 늘리는 최근 몇 년간의 기업가적 전략은 수명이 다했다고 생각한다. 플린츠는 “사람들을 병들게 하는 것은 오랜 근무 시간이 아니라 숨 돌릴 틈조차 없는 업무, 압박감 및 자기효능감의 부족”이라고 지적한다. “우리는 업무시간과 효율성을 늘려야 한다는 논리에서 탈피해야 한다. 이런 논리는 잘못된 것이다.”
서쪽으로 8800㎞ 떨어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세인트프랜시스 호텔’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들린다. 미국 명문 버클리대학의 독일인 경제학교수 울리케 말멘디어(50)가 힘차게 무대를 가로질러 걸었다. 이날 저녁 폭우가 내렸고, 말멘디어 교수는 장화를 신었다. 그의 강연 제목은 ‘저성장 극복하기’였다. 강연은 이른바 ‘경제 현자들’의 일원인 그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에게 조언한 내용의 핵심을 전달했다.
 

   
▲ 도선사는 책임이 막중하며 스트레스가 많은 직종인데도 선장 등의 인정을 받기 때문에 번아웃을 겪는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8월 아일랜드 포인즈 항구로 우크라이나 옥수수를 실은 화물선이 도선을 따라 입항하고 있다. REUTERS


   
 

독일 경제는 성숙 단계?
말멘디어 교수는 유럽연합(EU)에 속한 여러 국가와 미국의 현재 국내총생산(GDP), 잠재성장률, 생산성 및 노동생산량 등의 그래프를 벽에 투사한다. 대다수 선진국에서 이 수치들은 항상 상승 곡선을 그린다. 고령화가 진행 중이고 임금협약이 관대한 독일의 곡선 그래프만 제외하면 말이다. 말멘디어 교수는 독일 커브를 가리키며 전형적인 ‘성숙 경제’(Mature economy)라고 정의했다.
독일 경제가 과도한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닐까? 말멘디어 교수는 독일인이 발명과 자동화로 생산성이 계속 증가한다고 여기고 일을 점점 적게 하면서도 기존의 부를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런 계산법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독일 전역에서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그는 주장한다.
말멘디어 교수는 돌봄 인력난, 배관수리 대기자 명단, 레스토랑 예약 마감 등의 사례를 통해 각 개인이 이미 부의 상실을 체감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인의 노동시간이 너무 짧다.” 독일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또는 현상 유지만이라도 하려면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노동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독일은 직원 1인당 업무시간이 선진국 중에서 최하위에 속한다.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과의 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벌어졌다. “앞으로 독일인들이 주4일제를 원한다면 이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그는 지적한다. 다시 말해 독일은 향후 더욱 뒤처진다는 것이다.
말멘디어 교수에 따르면 독일이 뒤처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그리고 이 세 가지 방법 모두 특별히 유쾌하거나 신뢰를 받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 방법은 독일이 조만간 ‘기술적 비약’을 이뤄내고,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일자리를 상당수 대체하는 것이다. 물론 이럴 가능성은 아주 낮다.
두 번째 방법은 독일에 현재 절실히 필요한 전문인력 수백만 명 외에 숙련된 이민자들을 “신속하게 대거” 입국시키는 것이다. 이 방식은 아마도 사회적으로 수용되기 힘들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독일인이 더 많은 자유 시간을 꿈꾸지 않는 것이다. 기존 임금을 그대로 받고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부를 유지하면서 주4일제를 한다는 주장에 말멘디어 교수는 진지한 표정으로 “경제적으로 실현 불가능하다”고 단언한다.
2024년 봄 이후 독일에서 두 개의 강력한 흐름이 공개적으로 치열한 전선을 형성했다. 한 흐름은 사회적 관점을, 다른 흐름은 경제적 관점을 대변한다. 한쪽이 진보적이고 시류에 편승한 것처럼 보인다면, 다른 쪽은 수동적이고 방어적이며 보수적으로 보인다. 문제는 양쪽 모두 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과 노동조합, 특히 젊은 세대와 일부 기업인은 노동시간을 줄이고 삶을 더 누리기 위해 주4일제를 주장한다. 지금까지 주4일제는 신입직원 채용이 시급한 수공업체, 병원, 은행의 개별적 현상에 가까웠다.
철도기관사 대표 클라우스 베젤스키는 독일에서 주4일제를 모든 이들의 지향점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그는 일주일간의 파업을 통해 도이체반(독일철도)으로부터 주35시간 근무제의 점진적 도입을 포함한 여러 타협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친노조 성향의 ‘한스 뵈클러 재단’(Hans Böckler Foundation)이 2023년 발표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피고용자의 80%가 주5일제에서 주4일제로 전환하기를 원한다. 이들은 ‘모두가 원하면 못할 것도 없지 않냐’고 생각한다.
반면, 경제학자들과 고용주들, 단체교섭의 자율성 문제에 간섭하기를 꺼리는 정치권은 주4일제에 반대한다. 주4일제를 허황된 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말멘디어 교수만이 아니다. 최근 몇 달 동안 경제는 모든 방면에서 심각한 상황이었다. 니콜라 라이빙거카뮐러 트럼프(TRUMPF)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최대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과의 인터뷰에서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개념은 끔찍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생산성을 높이면서 동시에 높은 생활수준을 누리기 위해 노동시간을 점점 줄이려 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의 번영을 유지할 수 없다.”
크리스티안 린트너 독일 재무장관은 2022년 “독일의 번영을 보장하기 위해 초과근무를 늘리라”고 독일인에게 촉구했다. 그리고 로베르트 하베크 경제부 장관은 “독일인은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해 너무 오랜 시간 파업한다”고 덧붙였다. 독일 슈바르츠발트 지역에 있는 진공기술업체 슈말츠의 CEO 쿠르트 슈말츠는 “주4일제 논의도 좋지만, 문제는 경쟁업체들이 주6일제를 실시한다는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슈말츠의 말에는 이례적으로 짜증과 신경질이 묻어났다.
노동조합이 1956년 ‘토요일에는 아빠를 가족의 품으로’라는 노동쟁의 슬로건을 내걸고 주5일제를 관철한 이후로 독일에서 일은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합의가 끝난 주제였다. 물론 임금과 노동시간을 둘러싼 논쟁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속적으로 부족한 일자리를 어떻게 공정하게 배분할 것인가와 관련한 논쟁이었다. 일이 많을수록 좋다는 사회적인 암묵적 합의가 있었고 정규직 풀타임은 독일에서 최적의 표준이었다.
 

   
▲ 워라밸이 시대의 화두가 되면서 ‘기존 임금이 유지되는 주4일제’는 좌파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 컴퓨터 하드웨어 판매회사인 프랑스의 LDLC 직원들이 2022년 3월 프랑스 리모네에 위치한 회사에서 볼링을 즐기고 있다. REUTERS

워라밸의 등장과 노동 인식 변화
그러다가 노예처럼 일하는 것이 서서히 불명예스러운 일이 됐다. 1990년대 말 독일인은 번아웃을 알게 됐는데, 성과주의에 따른 증상으로 여겨 그리 나쁘지 않은 것으로 인식했다. 당시만 해도 지쳐 쓰러질 때까지 기계처럼 일하는 것은 아직 불명예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워라밸이 경영 세미나와 자기계발서의 화두가 되면서부터 노동이야말로 모든 문제의 근원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철학자 디터 토메는 “일이 삶과 상극을 이룬다면, 이는 곧 일이 죽음의 편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워라밸은 암울하면서도 잘못된 견해다.” 그럼에도 워라밸은 시대의 화두가 됐다.
게다가 힘의 균형도 바뀌고 있다. 현재 48~77살 사이의 베이비붐과 골프 세대는 실직의 두려움을 안고 성장했다. 노동세계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그만큼 중요했다. 과거엔 고용주가 노동조건을 정했다면, 현재는 대학 및 직업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 세대가 노동조건을 결정한다. 적은 수지만 이들에게 동조하는 수요가 많으며, 그래서 이들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최대한 얻어내고자 한다. 젊은 세대의 관점에서 ‘기존 임금이 유지되는 주4일제’는 좌파 전유물이 아니다. 더 적은 시간에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전형적인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이다.
독일 베츨라어에 있는 수공업 장인이자 CEO인 자샤 롤레(49)는 이러한 새로운 권력 지형을 받아들였다. 20년 전 난방·건축기업체 리모텍스(Remotex)를 설립한 뒤로 롤레는 끊임없이 전문인력을 구인 중이다. 현재 리모텍스에는 직원 102명과 훈련생 8명이 일하고 있는데, 업체 규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인원이다. “플랜트 정비사 20명을 구할 수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고용할 생각이다.”
롤레 CEO는 구인을 위해 안 해본 것이 없지만, 오랫동안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심지어 괜찮은 복지혜택도 무용지물이었다. 그는 “이제 회사 차량이나 업무용 휴대폰 정도는 어느 업체에서나 제공한다”며 한숨을 내쉰다. 그나마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던 조건은 ‘매주 금요일, 연간 52회 휴무’였다.
그의 업체는 2022년 8월부터 주40시간이 아닌 36시간만 근무하면서 급여는 기존 그대로 지급한다. 롤레는 설치공 70명의 금요일 근무를 완전히 없앴다. 대신 금요일에는 당직 근무만 하며, 다른 요일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45분까지 이전보다 1시간 더 근무한다.
롤레는 주4일제나 워라밸 지지자가 아니다. 그는 주당 근무시간을 4시간 줄이는 방식으로 주4일제를 실시해 직원들의 이직을 막고 신입 직원을 채용하려 애쓰는 CEO일 뿐이다. 주4일제는 목적을 위한 수단일 뿐, 롤러에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도 처음에는 주4일제 효과를 확신할 수 없었다. 업무시간을 4시간 줄인 상황에서, 직원들이 건설현장에서 게으름을 피우거나 창고의 자재 운반을 잊어버리고 공사장에 올 경우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롤레는 아직까지 주4일제에 만족한다.
 

   
▲ 철도기관사 대표 클라우스 베젤스키는 일주일간의 파업을 통해 도이체반(독일철도)으로부터 주35시간 근무제의 점진적 도입을 포함한 여러 타협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정말 중요한 것은 업무 조직화
그는 주4일제든 주5일제든, 정말 중요한 것은 업무 조직화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미 수많은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했다. 설치공들은 차량으로 이동 중에도 태블릿으로 청구서를 작성할 수 있다. 그는 고객들에게도 주4일제를 사전에 공지했다. 이런 방식으로 롤레의 업체가 주문의뢰를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고객은 지금껏 단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 직원이 늘어나 더 많은 의뢰건을 처리할 수 있다.”
주4일제 도입 첫해에 실시했던 면접의 참가자 수는 이전 5년 내내 이뤄졌던 면접보다 훨씬 많았고, 결과적으로 롤레는 ‘최고급 인재’ 12명을 채용할 수 있었다. 만약 단기간에 완료해야 하는 프로젝트가 있으면, 롤레는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조립공 두세 명을 더 파견한다.
직원들의 생산성이 늘지 않아도 매출은 증가하고 있으며 재정적인 손실은 전혀 없다고 롤레는 말한다. 또한 월요일에 휴가를 내는 횟수도 줄었다. “긴 주말을 즐기기 위해 갑작스럽게 병가를 신청하는 횟수도 확연히 줄었다.” 롤레 자신도 업무시간을 줄였다. 그는 금요일에 종종 근무하지만, 예전처럼 주당 60시간이 아닌 35~45시간만 근무한다.
롤레는 주4일제가 영구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모든 경쟁업체가 주4일제를 도입하기 전까지만 효과가 있을 것이다.” 주4일제 근무로 전환하기를 원하는 주변 지역 빵집과 전기기술업체로부터 이미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롤레는 향후 주3일제 도입도 진지하게 고민 중일까? “주4일제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우리는 종종 자문한다. 어느 순간 급여는 계속 지급되면서 (재택 및 현장 근무 등으로) 출근하는 직원은 아무도 없는 순간이 오지 않을까.”

ⓒ Der Spiegel 2024년 제22호
Freitags ist frei
번역 김태영 위원

 

지몬 부크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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