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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차량인터넷’ 시대

기사승인 [174호]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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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중국 자율주행의 질주- ② 공격적 투자

 

류페이린 劉沛林 친민 覃敏 <차이신주간> 기자
 

   
▲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시범사업을 도시 전체로 확대하려면 사업화를 실현하고 민간자본을 도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2024년 8월20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무인택시 뤄보콰이파오가 도로를 달리고 있다. 한겨레

2023년 10월 현재 베이징자율주행시범구는 21개 자동차 제조사의 차량 733대에 도로주행시험 허가증을 발급했고 시범구 내 총 시험 주행거리가 2천만㎞를 넘었다. 쑨닝 베이징차량네트워크 총경리는 “2023년부터 60㎢ 면적의 핵심구역에서 도로와 상용차, 통신 데이터를 통합해 차량 통행 전략을 세웠고 시험도로를 개조한 후 전체 교통량이 19.7% 늘었지만 차량의 평균 시속은 1.15% 줄어드는 데 그쳤고 교통체증지수가 0.58% 하락했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총괄 시공사이자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제공업체로서 베이징자율주행시범구 건설에 참여했다. 한궈화 바이두 클라우드지능형교통사업부 총경리는 “베이징자율주행시범구는 L4(고도 자동화)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해 설계됐는데 도로에서 운행하는 L4 수준의 차량이 적어 규모의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워 L3(조건부 자동화)과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차량까지 지원해 도시 교통관리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베이징에서의 경험을 전국으로 확대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베이징의 경험을 그대로 따르려면 자금이 필요하다. 한 시스템통합업체 관계자는 “교차로 한 곳을 개조하려면 카메라 4~8대와 밀리미터파 레이더 4대, 라이다(LiDAR) 1대, 엣지컴퓨팅 유닛 1세트, 통신 유닛 1세트가 필요해 하드웨어 장비 비용만 평균 50만위안(약 9500만원)이 넘는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공과 유지보수, 소프트웨어 비용까지 더하면 교차로 한 곳을 개조하는 비용이 평균 100만위안이 넘는다. “도시 하나를 대상으로 하면 교차로가 수천 개에 달해 교차로 개조 비용만 수십억위안이 필요하다.”
 

   
▲ 메이퇀(美團)이나 디디추싱(滴滴出行) 등 배달·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는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사업 가운데 하나인 노변장치 데이터의 잠재적 고객이다. 2024년 8월16일 중국 베이징 순이구에서 메이퇀의 무인배송차가 종착지에서 배송 물품을 내리고 있다. 한겨레

초기 투자비용 100억위안
베이징시 정부는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방식을 도시 전체로 확대하기 위한 초기 투자비용을 약 100억위안 규모로 책정했다. 2024년 5월31일 베이징시 정부는 공공자원거래서비스플랫폼에서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신형 인프라 건설 사업 입찰 공고를 게시했는데 1기 투자금액이 99억3900만위안이었다. 그중 정부가 70%를 투자하고 국유기업이 30%를 자체 조달해 둥청구와 시청구를 제외한 베이징 시내 지역 6050개의 도로 교차로, 전용 통신센터 건설과 개조에 투입할 계획이다.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시범사업 관계자는 하드웨어 장비 투자가 40%, 소프트웨어 플랫폼 투자가 30%, 클라우드와 통신 투자가 약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하드웨어 장비는 가격이 매우 투명한데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천차만별이라 이익이 가장 많은 분야다”라고 말했다.
‘도로’ 외에도 일부 지방정부는 차량용 반도체와 무인주행산업단지 등을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사업에 포함했다. 2024년 6월 중국 우한시가 보고한 시범사업 계획을 보면 170억8400만위안을 투자해 스마트 커넥티드 자동차 서비스 플랫폼과 1만5천 면 규모의 스마트 주차시설을 구축하고 도로 5578㎞를 개조하는 것 외에도 스마트 커넥티드 자동차 연구단지와 차량용 반도체 및 무인주행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지방정부가 대부분 자금이 부족해서 이번 시범사업을 계기로 중앙정부로부터 자금을 받아내길 기대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시범사업 관계자는 “여러 지방정부가 사업을 전담할 회사를 설립했고 일부 지역은 건설과 운영을 분리해서 각각의 회사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현지 기업도 자금을 투입해 사업에 참여하겠지만 아직은 정부와 지방 국유자산이 중심이다.
 

   
▲ 샤오마즈싱(Pony.ai), 센스타임(SenseTime) 등 자율주행 기업은 신호등 대기시간 안내, 녹색신호 최적화 권장 속도 안내 기능을 실현했다. 샤오마즈싱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장착된 렉서스 차량. REUTERS

구독서비스로 수익 확보
앞서 소개한 차이나모바일 사업 책임자는 “일부 지방정부가 통신사에 합자회사 설립을 제안했고 차이나모바일은 지역 상황에 따라 대응하고 각 지역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탐색한다는 정책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지방정부마다 요구사항이 달랐는데, 일부 지역은 기업의 지분투자를 원하고 일부는 투자와 함께 인력도 제공되길 바라고 일부는 통신사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합자회사에 핵심기술을 제공하길 희망했다. 각 지역의 차이나모바일 지사는 이런 합자회사 수요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자율주행기업 임원은 “지금의 경제환경에서는 정부가 기금을 조성해 ‘차량·도로·클라우드 협업’ 사업을 지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출자자가 수익을 회수하는 원칙에 따라 철도나 고속도로 사례를 참고해 기업이 투자한 후 운영수익을 회수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가 클라우드 제어 플랫폼과 기반시설 건설에 참여한 후 구독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방법도 있다.
우허취안 중국공정원 원사는 ‘2023년 세계 5G 컨벤션’에서 중국철탑공사(China Tower) 방식을 제안했다. 통신 3사가 합자로 전국 차량인터넷 운영사를 설립하고 지방정부와 자동차 제조사가 운영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앞서 소개한 시범사업 관계자는 통신 3사가 받아들이기 힘든 방법이라면서 통신사도 1천억위안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후 어떻게 회수할 것인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시범사업을 도시 전체로 확대하려면 사업화를 실현하고 민간자본을 도입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담당 부처는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길 기대하고 있다. 교통관제서비스 개발사나 지도업체에 도로 데이터를 제공하고 자율주행기업에 L4 차량 운행 데이터를 제공해서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것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베이징시범구는 자율주행기업에 도로정보를 제공하고 스마트교통 관리에 참여해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자율주행 자동차 분야에서는 바이두와 샤오마즈싱(Pony.ai), 센스타임(SenseTime), 네오릭스(Neolix) 등의 기업이 노변장치 데이터에 접속할 수 있다. 주요 기능은 신호등 융합 감지와 사각지대 감지, 비가시선 감지 보완 등이다. 완성차 제조사 아우디, 이치자동차(一汽汽車)와 협력해 신호등 대기시간 안내, 녹색신호 최적화 권장 속도 안내 기능도 실현했다. 그 밖에도 바이두지도, 텐센트지도, 바이두의 전자 백미러 ‘두미러’(DuMirror, 度小鏡)도 관련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다.

인프라 구축 다소 미흡
리커창 중국공정원 원사 겸 국가 스마트 커넥티드 자동차 혁신센터 최고과학책임자는 ‘스마트 버스’도 사업화가 가능한 분야라고 제안했다. 현재 시내버스는 운영비용이 많이 들고 제시간에 운행하기 힘든데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을 통해 버스 운행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 그는 톈진과 쑤저우에서 시험한 결과, 버스 통행 효율이 30% 개선됐고 연료 소모도 10% 줄었다고 소개했다.
“자동차 제조사도 참여하길 원하지만 아직은 인프라 구축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노변장치의 데이터가 쌓이면 차량 감지와 알고리즘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자동차 제조사가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사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가장 크고 비용을 고객과 분담하도록 만들 수 있다.”
앞서 소개한 시스템통합업체 관계자는 메이퇀(美團)이나 디디추싱(滴滴出行) 등 배달·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데이터의 잠재적 고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를 운영하는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인정했다.
한 시범사업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사 입장에서는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이 꼭 필요하지 않아서 과정을 지켜보다가 사업이 성숙해지면 참여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사가 직접 기반시설 건설에 투자한 후 성능을 시험하게 하면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주도해 기반시설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구축하고 모두가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용자 습관이 길러지고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을 통한 자율주행을 실현하게 되면 비즈니스 모델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질 것이다.”
한궈화 바이두 총경리는 “기반시설을 구축한 후 공공서비스로 사용할 것인지, 아니면 상업적인 시설로 운영할 것인지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신호등은 교통기반시설이고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서비스지만 주차면적은 상업적인 수익을 제공하기도 한다. “지금은 더욱 다양한 응용 시나리오를 개발해서 정부가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능형 교통시스템 제공업체인 첸팡커지(China Transinfo Technology) 관계자는 “정부가 설립한 회사를 다른 기업과 함께 운영하면 고속도로나 시내 도로 등 세부 분야를 겨냥한 운영회사가 탄생할 수 있다”며 “차량 인프라 협력형 자율주행은 물론 교통관제와 최적화, 교통안전, 도시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통신사와 클라우드 업체, 자율주행 서비스 제공업체도 이런 대규모 기반시설 구축 사업에 참여하길 원한다. 2024년 7월16일 차이나모바일과 이치자동차, 창춘시 정부, 국가스마트커넥티드자동차연구원(國汽智能網聯汽車研究院)은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시범도시 건설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차이나모바일은 연산능력과 인공지능 분야의 강점을 발휘해 창춘시의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의 클라우드 제어 플랫폼과 통신시설 건설, 공동운영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이나모바일은 전국 여러 지역에서 400여 건이 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7개 국가급 차량인터넷 선도구 가운데 중국 우시와 충칭, 류저우, 더칭 등 4개 사업에 참여했고 16개 스마트 시티 기반시설 및 커넥티드 자동차 협업 발전 시범도시 가운데 충칭과 우한, 난징 등 10개 도시의 사업에 참여했다.

시범사업 업체 간 경쟁 치열
민영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는 양적 성장을 추구하던 단계를 지나 이익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단계로 돌아왔다. 한 클라우드 업체 관계자는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정책이 발표된 후 회사 주가는 올랐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신중하게 접근했다”며 “사업의 전반적인 수익성과 함께 대금 회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표적인 사업에는 적극적으로 입찰에 참여하겠지만 이익률과 대금 지급 주기를 중요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엣지컴퓨팅 설비 제공업체 관계자는 “클라우드 업체가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시스템통합사업자를 되도록 피하고 소프트웨어나 장비를 직접 판매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사업 참여도와 중요성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정부는 대기업이 뒤에 숨어 있지 말고 직접 참여하고 사고가 터지면 언제 어디서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구처롄공사와 샤오마즈싱 등 자율주행 분야 창업기업은 규모가 작고 이익률은 높은 사업을 선호한다. “우리 같은 창업기업은 자금을 투입하고 싶어도 능력이 없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대부분 자금 여유가 있는 지역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한 자율주행 창업기업 관계자는 회사가 수주한 사업은 대금 지급 주기가 6개월에서 10개월로 대부분 양호하다고 말했다.
앞서 소개한 시범사업 관계자는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차량·도로·클라우드 통합’ 사업의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고 말했다. 시범사업이 정부 허가를 통과하자 여러 지역에서 3년 동안 100억위안(약 1조88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각 지역 통신사와 설비 제조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경쟁하기 시작했다. 통신사는 통신망 구축, 설비 제조사는 노변장치 설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는 클라우드 플랫폼과 기술 분야에서 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지방정부는 지분을 투자하거나 건설자금을 출연한다.

ⓒ 財新週刊 2024년 제3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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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유인영 위원

 

류페이린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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