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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세계적인 쓰레기 문제는 재활용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일부 경제학자의 의견에 따르면,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만으로는 지구 균형을 맞추기에 충분하지 않다.독일 지겐대학 경제학 교수 니코 페히는 비타협적인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는 경제성장은 환상일 뿐이라 생각하고, ‘성장의 광기’는 지속할 수 없으며, 소비는 절대 환경중립적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페히는 충분성의 윤리를 주장한다. 인류는 더 검소한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급진적이다 못해 금욕적으로까지 느껴지는 주장이지만, 사실 오래전부터 법적 효력을 지닌 내용이다.
이동제한령이 한창이던 2020년 봄, 경제위기를 모르고 지낸 사람들이 있다. 몇몇 농부는 지역 농산물을 찾는 손님이 많이 늘어 이 시기가 나쁘지 않았다. 착한 소비가 늘고 있다는 징표일까. 생활여건관찰연구소(크레독)의 파스칼 에벨 소비·기업부장은 “이전까지 바깥으로 드러나지 않은 현상이 어떤 충격을 계기로 폭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부터 커지던 환경의식이 이번에 드러난 것이다.” 경제학자이자 사회소비관찰연구소(옵소코) 공동설립자인 필리프 모아티도 “변화를 싫어하는 소수(20%)를 빼고 프랑스 소비자 대부분이 윤리적 소비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윤리적 소비? 개념이 방대한 이 말에는 환경이나 건강, 지역경제, 노동환경 등에 좋은 소비라는 뜻이 모두 포함됐다.
무엇이 소비자를 중고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걸까. 사회학자 소피 뒤뷔송클리에는 “소비자의 다양한 동기가 서로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2000년대부터 사회문제보다 환경을 더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경제학자이자 사회소비관찰연구소(옵소코) 공동설립자인 필리프 모아티는 “2018~2019년 환경 의식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말한다. 요즘 세대가 이끄는 기후운동은 이전보다 공격적이다. 기후이변으로 인한 변화가 점차 선명해지는 탓이다.
오늘 저녁 채소 수프를 먹으려고 했는데, 라디오에서 새우 광고를 듣고 나니 마음이 바뀌었다. 당장 새우를 사러 나간다. 여기서 광고가 소비자에게 정확히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분명한 점은 광고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문제를 두고 경제학자마다 의견이 갈린다. 전통 이론에 따르면 광고는 소비자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구실만 한다. 광고 때문에 소비가 늘지 않는다. 경쟁업체끼리 시장에서 나눠가지는 몫만 변한다.
소비가 경제에서 맡은 역할은 크다. 누구는 소비가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동력이라고 말한다. 누구는 소비가 상품을 팔아치우는 데 필요한 전략 요소라고 한다. 또 어떤 사람에게 소비는 계층 사다리를 오르는 매개이거나, 천연자원을 고갈시키는 위험 요인이다. 하나의 소비를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을 소개한다.
프란체스카 레트레이는 그 일이 있던 날까지 ‘매켄지 스콧’이라는 이름을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2020년 11월 어느 아침 컨설팅업체 브리지스팬그룹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을 때, 레트레이는 수화기 너머 남성이 하는 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랐다. 전화한 남성은 “매켄지 스콧이 당신이 운영하는 단체에 기부하려는데, 몇 가지 질문에 답할 시간이 있냐”고 느닷없이 물어본 것이다.
길랭바레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에게 힘든 사실은 몸이 서서히 마비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손과 발에서 마비가 시작되고 얼굴 쪽으로 올라온다. 결국 스스로 숨 쉴 수 없는 지경이 된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어느 정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운이 좋은 경우 완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