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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1억℃’ 버텨야 상업화 가능

기사승인 [167호] 2024.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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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인공태양 개발 가속화- ③ 해결 과제

 
장얼츠 張而馳 친민 覃敏 <차이신주간> 기자
 

   
▲ 프랑스 남부 생폴레뒤랑스에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현장. 2006년 ITER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200억달러(약 26조원) 넘는 비용이 투입됐다. REUTERS


투자받은 인공태양 개발 기업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자 협력기업도 함께 움직였다. 싱환쥐넝에 투자한 중커촹싱은 2023년 6월 윈치파트너스와 함께 선츠커지의 에인절투자에 참여했다. 2022년 12월 설립된 선츠커지는 고온 초전도 재료를 연구한다. 창업자 자오웨는 중국 상하이교통대학교 전기공정학과 부교수이자 상하이시 고온 초전도 재료 및 응용기술 중점 실험실 주임이다. 미레이 중커촹싱 파트너는 “초전도 재료는 핵융합로에서 용량이 가장 큰 핵심 부품이고 가장 기회가 큰 분야”라고 말했다.
레노버창업투자와 우주항공과학기술기업 중국항천그룹의 투자회사 항천투자도 2023년 10월 선츠커지에 투자했다. 왕광시 레노버창업투자 파트너는 “핵융합로 수요가 고온 초전도 재료의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자기부상과 전력망 등 다른 산업으로 응용 범위를 넓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3~5년 사이 고온 초전도 재료가 실제 공정에서 사용하도록 성능을 개선하고 비용을 낮춘다면, 다른 산업에도 응용해서 핵융합 산업과 서로 돕고 성장을 촉진하는 관계가 될 것이다.”
양룬신 셴펑창칭 부총재는 프랑스에서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완공되지 않았지만 재료를 공급하는 서부초전도재료과학기술유한공사의 성장을 촉진했다고 말했다. 서부초전도는 서북비철금속연구원이 ITER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2003년 설립한 중국 내 유일의 저온 초전도 선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2014년 장외시장인 신싼반(新三板)에서 상장했고, 2019년에는 중국판 나스닥 시장인 커촹반(科創板)에서 재상장했다. 서부초전도는 초전도 재료 사업을 의료와 반도체, 태양광, 풍력발전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했고 지멘스와 GE의 공급업체가 됐다.
고온 초전도 시장에서 2세대 재료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세계에 15개 정도다. 일본 후루카와전기공업의 슈퍼파워와 러시아 기업 슈퍼옥스, 상하이초전도와 상촹초전도, 쑤저우신재료연구소 등 3개 중국 기업이 포함된다. 2011년 설립된 상하이초전도는 선두 기업으로 이 회사에서 생산한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재(재료)를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플라스마과학 및 핵융합 센터가 이끄는 CFS와 토카막에너지(Tokamak Energy)에 공급한다.

공급망 구성
진즈젠 상하이시 고온 초전도 재료 및 시스템공정기술센터 주임은 “2009년 상하이시 정부가 고온 초전도 기술을 상하이시 전략산업으로 결정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2011년 1월, 상하이교통대학 실험실에서 중국 최초로 100m 길이의 2세대 고온 초전도 선재를 만들었고 상하이초전도를 창업해서 기술사업화를 실현했다.
하지만 실험실 연구와 제품 양산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거리가 멀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상하이초전도는 초전도 선재의 코팅 기술을 개선해서 수율을 올리기 위해 집중했다. 초기에는 대규모 양산을 할 만큼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고온 초전도 재료의 생산원가가 비쌌고 응용 범위도 늘지 않았다. 2017년 CFS가 고온 초전도 재료를 사용한 핵융합 실험을 추진하면서 중대한 전환점이 찾아왔다. 진즈젠 주임은 “상하이에서 2021년에 설치한 1200m 규모의 초전도 송전선은 세계 최대 규모의 사업이지만 사용한 선재가 280㎞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CFS가 건설한 실험장치 스파크(SPARC)는 1만㎞가 넘는 선재를 사용해야 하고 건설할 계획인 발전장치 ARC는 2만~3만㎞가 필요하다.
“핵융합이 초전도 선재의 사용량 단위를 두 단위 이상 늘릴 것이다.” 진즈젠 주임은 생산 규모가 늘면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어서 고온 초전도 재료 가격이 대량 보급과 응용이 가능한 수준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상하이초전도는 서둘러 생산 규모를 늘렸다. 앞에서 소개한 핵융합회의에서 주자민 상하이초전도 총공정사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1년 생산량을 3천㎞까지 늘릴 계획”이라면서 “생산량이 늘면 원가도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융합 분야의 역사적인 변화를 지켜본 진즈젠 주임은 창업을 결정했고 핵융합반응에서 자기장을 만드는 자석을 개발했다. 2010년부터 상하이교통대학의 초전도 연구팀은 핵융합 자석과 자기부상열차, 초전도 전력 분야를 동시에 연구했는데 상하이교통대학 교수였던 그는 연구에 참여했다. 2022년 6월, 진즈젠 주임은 이시커지를 설립했다. 상하이교통대학 고온 초전도 연구팀이 핵심 구성원이었다. 같은 해 9월, 5천만위안(약 92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중커촹싱이 리드 투자자였다.
진즈젠 주임은 핵융합 분야의 CATL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이 되는 것이 꿈이다. 핵융합에서 초전도 자석은 전기자동차의 리튬배터리만큼 중요해서 토카막 장치 원가의 40~50%를 차지한다. 핵융합에 필요한 자석을 만들려면 거액을 투자해야 하고, 기술 문턱이 높아 연구팀이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이 필요하다.
중국과 미국의 과학기술 경쟁이 치열해지자, 중국 정부는 대학의 기술사업화를 독려했다. 2021년 11월,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상하이교통대학의 과학기술 연구 성과 사업화 개혁에 관한 시범실시 방안’을 발표하고 2년 안에 연구 성과의 사업화 방법을 확립하기 희망했다. 상하이교통대학은 연구 성과의 사업화를 추진해서 온라인시스템을 구축해 자료 제출과 전문가 사전 심사, 사업 심사 및 사후관리 등의 과정을 온라인으로 처리했고 심사 과정을 간소화했다. 과학기술 성과의 모든 소유권을 교수와 연구진에게 넘기고 대학은 계약에 따라 약정된 수익만 가져갔다.
“상하이교통대학은 교수들의 창업을 국내 어느 대학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진즈젠 주임은 상하이교통대학 교수가 자신의 특허를 이용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고 자금 지원과 지식재산권 귀속에 관한 지원 정책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많은 투자자가 핵융합을 상업용 항공우주사업과 비교한다. 두 사업 모두 정부가 기술연구를 지원하고 그 기술을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이 시장화를 시도했다. 사업 주기가 굉장히 길고 시험이 성공하기 전까지 돈을 벌기 어려워 투자자의 끊임없는 지원에 의존해야 한다. 인력이 부족하고 팀원과의 협력이 필요해서 경쟁자가 많지 않다.
 

   
▲ 핵융합 기술은 전력 생산 외에 항공우주 분야에 응용할 수 있고, 핵융합 추진 우주선은 지구에서 화성까지 90일이면 도착해 지금보다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2023년 11월18일 미국 텍사스의 로켓 발사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차세대 우주선이 이륙하고 있다. REUTERS

불확실한 미래
핵융합회의에서 리루징 팡정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융합 설비 제조 기업이 20년 전의 스페이스X와 닮았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2002년 상업용 항공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했을 때 성공을 확신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지만, 결국 미국 산업자본의 지원을 받아냈고 중요한 성과를 거둘 때마다 기업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양룬신 셴펑창칭 부총재는 “두 회사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스페이스X는 창업했을 때 성숙한 사업모델이 있었고 산업 규모도 상당했는데, 핵융합은 난도가 높은 새로운 과제”라며 “기술 개발이 최종적으로 성공할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 모두가 탐색하는 단계”라고 지적했다.
핵융합으로 전력을 공급하려면 적어도 네 가지 기술적 도전을 해결해야 한다. 첫째, 플라스마가 장시간 1억 도의 온도를 유지해서 충분한 핵융합반응이 발생해야 한다. 둘째, 연료를 소모하면 즉시 보충해야 한다. 셋째, 반응로 벽의 재료가 극한의 환경을 견디고 마지막으로 핵융합반응을 통해 생산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전력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금까지 이 문제를 전부 해결한 핵융합로 기술은 없고 각자 시행착오를 거치는 단계다. 핵융합반응의 연료는 몇 가지 기술을 선택할 수 있다. 먼저 가장 대표적인 중수소-삼중수소 반응으로 ITER과 중국의 양대 ‘국가대표팀’, 민영기업인 싱환쥐넝과 넝량치뎬이 이 방법을 선택했다. 그다음은 중수소와 헬륨-3의 반응으로 헬리온에너지가 시도하고 있다. 마지막은 수소-붕소 융합인데, 1998년 설립된 미국 핵융합기업 TAE와 중국 신아오그룹이 선택했다.
세 기술 가운데 중수소-삼중수소 반응이 가장 실현하기 쉽지만 삼중수소의 생산량이 적고 가격이 비싸서 핵융합로에 ‘삼중수소 공장’을 만들어야 한다. 핵융합 과정에서 나온 중성자가 리튬-6과 부딪쳐서 삼중수소를 만든 뒤 순환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전자를 갖고 있지 않은 중성자는 자기장의 제어를 받지 않아 극한의 에너지를 가진 중성자가 반응로 내벽에 충돌하면 내벽 재료가 손상될 수 있어서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중성자가 충돌한 뒤 내벽에 방사성물질이 남아서 방사능 오염과 폐기물 처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중수소와 헬륨-3 반응은 소량의 중성자만 생기고 방사성이 적고 설비 손상도 덜하다. 반응 과정에서 전자를 가진 입자가 전자기 유도를 통해 전기에너지로 바뀌기 때문에 중수소-삼중수소 반응처럼 증기터빈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헬륨보다 중성자가 하나 적은 동위원소인 헬륨-3은 지구상에 거의 없고 추출 비용도 많이 든다. 달에 저장량이 풍부해서 미래 달 기지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방법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소와 붕소의 핵융합반응은 원료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자연에 존재하는 붕소의 약 80%가 핵융합에 필요한 붕소-11이라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붕소-11은 방사성 성분이 없고 핵융합 과정에서 중성자를 배출하지 않아 더욱 깨끗하다. 문제는 수소-붕소 반응에 필요한 플라스마 온도가 중수소-삼중수소 반응보다 10배 이상 높아 단기간 내에 실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천루이 싱환쥐넝 최고경영자(CEO)는 지금 상황에서는 중수소-삼중수소 반응이 가장 타당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핵융합 조건이 간단하고 다른 핵융합 기술을 실현하려면 먼저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조건을 만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플라스마를 제어하는 방법도 토카막과 스텔러레이터 등 여러 선택지가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2021년 기준 통계를 보면 전세계에 약 60개의 토카막과 10개의 스텔러레이터가 운전 중인데 두 방법은 모두 연료를 1억 도 이상 고온으로 가열해서 플라스마 기체를 만들어 핵융합반응을 일으키는 자기 가둠 핵융합 방식이다.
토카막은 플라스마의 온도를 유지하는 기능이 뛰어나다. 반면 스텔러레이터는 구조가 복잡해서 건설하기 어렵지만 플라스마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기능이 훌륭하고 플라스마 붕괴 확률이 낮아 핵융합 시간을 늘릴 수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현재 토카막 방식을 더 많이 채택했지만 스텔러레이터가 핵융합발전소를 건설할 때 더욱 선호하는 기술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항공우주 분야에 응용
기술이 검증되지 않았기에 핵융합 기업의 상황을 지켜보거나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투자자도 많다. 왕광시 레노버창업투자 파트너는 “핵융합의 상황이 양자컴퓨터와 비슷해서 사람들이 대부분 언젠가 이론이 실현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개발을 진행하면 여러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론적 문제를 해결해도 효율적이고 사용하기 편한 핵융합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여전히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핵융합 조건이 너무 극단적이라 기술을 탐색하고 개선할 때마다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고, 사업을 진행할수록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현재 대다수 기업이 플라스마를 가두는 기술에만 집중하고 진정한 상용화까지는 거리가 멀다. 산업 가치사슬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정부가 어떻게 감독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감독과 규제 분야에서 영국이 가장 앞서 있다. 핵융합은 핵분열성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폭발 위험도 없어서 원자력발전보다 위험성이 낮아 구분해서 감독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도 핵융합에 필요한 극단적인 조건 때문에 핵분열의 연쇄반응이나 노심용해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핵융합 연료 주입을 중단하면 몇 초 사이에 운전을 멈춰서 안전하다고 밝혔다.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12.4년이고 중성자는 반감기가 약 15분 내외라서 소량의 방사선을 배출하는 저준위 방사성폐기물만 극소량 발생하고 핵분열처럼 대량의 핵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다. 국제원자력기구는 핵융합반응에서 오염된 방호복이나 청소용품 등은 기본적인 예방조치만 하면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열기를 통해 핵융합 기술이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고 성과를 거둘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핵융합산업협회는 전세계 43개 창업기업 중 같은 기술을 경쟁하는 기업이 적어서 리스크를 관리하기에 유리하고, 서로 다른 방향에서 연구하면 상용화를 실현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핵융합 기술은 전력 생산 외에 항공우주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핵융합 추진 우주선은 지구에서 화성까지 90일이면 도착해서 지금보다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페이로드(Payload·유효탑재량)가 로켓의 총중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에서 50%로 늘릴 수 있어서 인간의 우주여행을 지원할 것이다. 천루이 최고경영자는 “자신과 탄이 최고기술경영자(CTO)가 류츠신의 공상과학소설 <삼체>의 충실한 독자”라며 “싱환쥐넝이란 회사 이름을 이 소설에 등장하는 광속우주선 개발기업 싱환그룹에서 가져왔다”고 말했다. 핵융합 추진 우주선까지 기술 개발이 이어지려면 핵융합 기술의 성공이 그 첫걸음일 것이다.

ⓒ 財新週刊 2024년 제2호
人工太陽提速
번역 유인영 위원

 

장얼츠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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