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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

기사승인 [122호] 202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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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VER STORY] 각성- ② 새로운 시작

 울리히 피히트너 Ullrich Fichtner <슈피겔> 기자

   
▲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의 한 해변에서 달리는 사람들. 코로나19는 이런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일깨웠다. REUTERS

인류가 전환점이나 경고로 여긴 천재지변은 끊이지 않았다. 1755년 포르투갈 리스본 대지진은 한 시대를 마치고 새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사고이자, 유럽 계몽주의를 촉발한 천재지변으로 기록된다. 1883년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섬 화산 대폭발은 당시 팩스 전송 기술 덕에 세계 최초로 종말론을 알리는 국제 뉴스가 됐다. 그때 많은 사람의 관심은 천재지변 책임자가 아닌, 전지전능한 신이 어떻게 인간이 엄청난 고통을 받도록 내버려두는지에 관해서였다.
코로나19 역시 비슷한 효력을 발휘할 것이다. 18세기에 전지전능한 신을 향한 관념이 무너지기 시작한 것처럼, 21세기 초반인 지금은 인간에 대한 물음을 더는 제쳐놓을 수 없게 했다. 코로나19 충격은 인류가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고 직접 걸어갔던 다층적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바이러스와 감염병 문제를 주목했다. 대표적인 문제로 인간의 지속적인 삼림 파괴, 야생동물 서식지 침투, 이국적인 생물종 판매와 소비 등 이제는 사라져야 할 불법 관행을 WWF는 지목했다. 이런 문제가 해결돼야 인수공통감염병과 팬데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아시아에서 시장의 위생 문제는 자국 보건에 중요한 과제가 돼야 한다.
각국의 문화 차이를 인정하고 타 문화권에 대한 우월감을 배제한 상태에서 특정 야생동물의 위험한 소비가 꼭 문화로 자리잡아야 하는지도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동물을 풀, 가루, 팅크제(tincture·생약에 알코올을 가해 유효성분을 침출한 액체)로 가공하는 중국 전통 의학은 비판적 고찰이 필요하다.
코로나19가 세상에 던지는 질문은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려는 게 아니다. 희생양을 찾는 건 시간 낭비일 뿐이다. 자기에게 책임을 묻는 행위는 인류를 진전하게 한다. 공기 오염이 심한 곳에선 코로나19 치사율이 더 높다는 게 확인된다면, 해당 도시와 산업 지역에선 많은 숙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현시점에선 중차대한 질문이 제기된다. 이런 물음은 더는 전지전능한 신을 향해 있지 않다. 세상은 왜 서슴없이 파괴를 저지르며, 세상은 두 눈 멀쩡하게 뜬 상태로 자기 삶의 토대를 파괴하는지, 전세계는 잘못된 것을 중단하고 올바른 것을 할 능력이 왜 없는지 같은 질문을 코로나19는 인류에게 던지고 있다.
이런 질문에 맞는 답을 찾는 일은 코로나19가 인류에 드리운 충격만큼 시급하다. 이미 진행 중인 변화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지식은 삼척동자도 알 법한 보편타당한 인식으로 순식간에 자리잡았다. 봉쇄 정책으로 공기 오염이 확연히 개선된 그래픽과 사진이 대표 사례다. 공기 질 개선을 보여주는 형형색색 지도와 사진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일단 아무리 부정적인 일이라도 반드시 헛되지만은 않다는 걸 알려준다. 실제 행동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고 환경문제에서 정치권이 필요한 행동을 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해왔다는 건 명확해졌다.
글로벌 봉쇄, 텅 빈 대도시, 개미 새끼 한 마리도 얼씬하지 않는 번화가 사진은 정치인들 뇌리에 강하게 남을 것이다. 각국의 총리와 대통령은 국민 전체를 실질적으로 가택연금한 상황에서, 이른 시일 안에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게 어렵다고 어떻게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유해 성분 제한 수치를 강화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동물 학대, 농약, 소음, 공기 오염, 불량식품 등에서 단순 대처 방안은 없다는 정치권의 항변을 누가 믿겠는가? 기후보호에서 무언가 실적을 내지 못하는 정치인을 대체 누가 다시 뽑겠는가?
전세계는 이번 감염병이 퍼지기 전에 대대적인 변화의 한가운데 있었던 만큼, 코로나19는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다. 증거는 독일 문화사회학자 안드레아스 레크비츠가 시대 단절에 대해 쓴 <착각의 종말>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책은 코로나19가 나타나기 불과 두 달 전인 2019년 10월에 나왔다. 사회적 대변환이 어떻게 이뤄지고, 집단 사고가 어떻게 변하며, 수십 년 동안 유효한 패러다임이 어떻게 해체되고 새 패러다임으로 대체되는지를 담고 있다.

   
▲ 코로나19로 엄격한 사회 규제 조처를 시행하는 인도네시아 파당 지역에서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유로 벌을 받고 있다. REUTERS

코로나19 “후기 모던 사회를 변화시킬 것”
레크비츠에 따르면 서구 자본주의는 2019년 가을 역사적 지점에 이르렀다. 책에는 세계 금융위기가 일어난 2010년 이후에는 글로벌화가 과도한 위기에 놓였고, 이 결과로 불쾌한 현상이 점점 늘어난다고 했다. 2019~2020년 코로나19가 아니라도 모두가 보았던 ‘후기 모던’이 막을 내리고, 팬데믹은 단지 그 속도를 빠르게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인류는 지난 몇 년간 무엇인가 막을 내리는 역사적 현상을 혼란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봤다. 극단적 글로벌화와 신자유주의 경쟁국은 1990년대에 가졌던 매력을 잃어버렸다. 사회적 불평등 심화, 가난한 노동자와 부유한 자본가의 엄청난 격차는 지속될 수 없는 환경에서 불편함의 원인이 됐다. ‘월가를 점령하라’, 세계사회포럼, 프랑스의 ‘노란 조끼’ 시위, ‘미래를 위한 금요일’ 등 사회운동에서 표출된 주장과 분노는 어느덧 주류 감성을 건드렸다.
신자유주의 형태를 한 우파 성향의 글로벌화를 단순 비판하는 것 이상임을 레크비츠는 멋지게 보여주었다. 이 책에서 수명이 다한 시대는 경제적 극단성에서만 비롯되지 않았음을 이해할 수 있다. 경제적 극단성은 개인의 자유를 상당 부분 보장했고, 사회적 소수자를 낙인찍는 것에서 구해줬으며, 주변부 문화에는 인정받을 권리를 안겨주기도 했다.
지금 생존하는 패러다임은 경제만이 아니라 사회도 해방했다. 노동권과 고용 보호 규제 완화와 더불어 남녀 성별에 따른 장벽 등 속박 일변도인 전통과의 유대감은 느슨해졌다. 직업, 여가, 가족생활 균형을 시도하는 중산층이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에서 스포츠실용차(SUV)의 증가나 저가항공의 덤핑 비행기표 가격에서 자원 절약이 여전히 외면받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사회경제적 승자와 사회문화적 승자가 손잡는 상징적인 브랜드가 됐다. 정치적 우파는 경제 해방을, 경제적 좌파는 새로운 문화적 자유를 톡톡히 누렸다.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세계는 쇠퇴 중
자본주의자와 쾌락주의자는 수많은 실패자를 양산했고 주류 패러다임은 결국 위기에 빠졌다. 시대 종말 이론이 옳다면, 세계는 코로나19 위기 훨씬 전부터 쇠퇴 단계를 지나고 있었다. 신자본주의는 스스로 불러온 사회 불평등을 완화할 능력이 없었고, 스스로 무덤을 파는 게 눈에 보일 정도로 종말을 향해 질주했다. 무능력한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엄청난 보너스를 ‘셀프 지급’하는 반면, 연금생활자 수십만 명은 차디찬 노후 빈곤에 내몰리는 사회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이내믹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좌파와 진보도 실패자를 양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레크비츠는 비판한다. 엘리트층의 진보적 좌파 세력은 환경을 중시하는 다문화 사회에서 위협을 느끼는 사람을 문화적으로 배척하고 은근히 무시하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위 유지와 문화적 가치 상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기존 중산층은 사라졌다. 기존 중산층이 우파 포퓰리스트의 논란이 되는 의제에 쉽게 빠져드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귀결이었다. 기존 중산층이 계급 추락에 느끼는 두려움이 글로벌의 주류 세력에서 과소평가된 것은 코로나19 발병 직전 이미 최고조에 이른 위기의 핵심 문제였다.
코로나19로 생겨난 과제에 부합하는 새로운 정치적 패러다임이, 정치적 사고와 행동의 새로운 심층 구조가 이제 필요하다. 사회적 가치와 바람직한 유토피아는 처음에는 보이지 않게, 이후에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전세계는 개방, 자유화, 자아실현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다. 대신 제한, 더 큰 국가, 보험, 억제, 길들이기와 질서에 대한 희구로 돌아가고 있다.
머나먼 과거처럼 여겨지는 불과 6개월 전에 레크비츠는 자신의 책에 ‘착근된 자유주의’(시장의 자유가 사회에서 이탈된 게 아니라 사회에 뿌리를 둔 체제)야말로 인류의 미래라고 적었다. 당시는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우리가 살던 세상은 이미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있었다. 코로나19는 위기를 수면 위로 끄집어내 가속했을 뿐이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문제 해결을 쉽게 한 것도 없다.
누구도 그 끝을 알 수 없는 위기가 지속하는 한, 오래전부터 잘 알려진 다양한 ‘몰락 시나리오’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 정치적으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우파는 서양의 몰락을 예견하고,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좌파는 자본주의 몰락을 예견하는 논거를 긁어모으고 있다.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그 틈새에서 세계 몰락의 예언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주류 문화도 스스로 몰락의 상상력을 펼치며 구원의 손길을 고대하고 있다. 인터넷 등장에 순진무구하게 환호했던 분위기는 코로나19 시대 이전에 끝났고,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동영상, 음성 등 여러 멀티미디어를 이용하는 인터넷)은 사이버범죄와 대기업과 국가의 끊임없는 정찰에 따른 두려움으로 이미 오래전에 길을 잃은 듯하다.
정치 캠페인, ‘필터 버블’(Filter Bubble·이용자 관심사에 맞춰 거른 인터넷 정보로 편향된 생각에 갇히는 현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만연한 ‘왕따’ 현상은 인터넷 덕분에 자유·평등·형제애가 꽃필 것이라던 디지털 세상을 빛바래게 했다. 코로나19 시대에 홍수처럼 쏟아진 가짜뉴스는 월드와이드웹이라는 축복을 두고 의구심을 더욱 강하게 한다. 이제는 사이버공간에도 더 엄격한 규제와 관리가 이뤄질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코로나19가 발병했을 무렵 현대의 서구 자본주의 사회는 이미 심각한 위기 상황이었다. 서구 자본주의 사회도 잘 알고 있었다. “성숙한 시민을 해방한 반가운 권한으로 시작했던 것이 후기 모더니즘 문화에 이르러, 국가기관에 대한 개인의 이기주의로 변질할 우려가 있다”고 레크비츠는 책에 적었다. 2019년 10월 상황이었다. 2020년 4월 현재 이 문장은 오래전 일처럼 들린다. 코로나19 위기에 직면해 국가는 개인의 이기주의를 단번에 묵살해버렸다. 국가의 ‘월권’에 저항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금 세계에서 무언가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대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온갖 타당한 논거에도 가정에 불과하다. 오스트리아의 천재적이고 유쾌한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에곤 프리델(1878~1938)은 기념비적인 저서 <근대문화사>에서 인간은 언제나 자신이 놓인 현재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적었다. 프리델은 20세기 초반 “인간은 당대의 역사적 사건을 절대 전체적으로 보지 못하며, 겨우 부분적으로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인간은 당대의 역사적 사건을 임의로 잘린 토막으로만 바라볼 뿐”이라고 인식했다.

   
▲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직원이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감염병 대유행은 인류에게 치명적 바이러스의 위험을 진지하게 생각해보게 한다. REUTERS

자크 아탈리의 ‘불확실한 문명’ 현실화하나
실제로 그렇다. 극적인 팬데믹 시기에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어른거린다. 글로벌 위기와 휴지 사재기, 울고 있는 에콰도르인과 자택 발코니에서 노래하는 이탈리아인 등 혼란스러운 모습이 뒤섞인다. 이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은 무엇을 다루게 될까? 이 역사는 언제 시작됐는가? 이 중 얼마나 많은 장(長)이 진행됐는가? 언젠가 전체에 속할 부분은 무엇인가?
유럽 최고의 석학이라는 프랑스 이코노미스트 자크 아탈리는 1998년 유명한 저서 <21세기 사전>을 펴냈다. 여러 대통령에게 자문하면서 이름을 알린 아탈리는 <21세기 사전> 끝머리 찾아보기에서 수많은 주제에 대해 미래상을 제시했고 그렇게 미래학자로서 명성을 얻었다.
결과적으로 아탈리는 많은 부분에서 옳았다. 그는 인간·재화·정보·기관·공장의 국경 없는 이동을 뜻하는 ‘유목’(Nomadism)이 미래 세계에서 근본적인 형태가 되리라고 예측했는데, 유목은 당시엔 전혀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새로운 위험을 안고 있는 불확실한 문명이 생겨나고 있다고 적은 아탈리는 ‘감염병’도 빠뜨리지 않고 언급했다.
글로벌화는 대형 감염병 도래를 앞당길 수 있다고 아탈리는 책에 썼다. “바이러스 감염병은 1918과 1919년 겨울 스페인 독감만큼 위험할 수 있다. 21세기에는 특정 동물이 사는 서식지가 파괴돼 감염병이 생길 수 있다. 남반구에서는 대멸종이 예상되며 새로운 감염병이 전파되면서 유목문화와 민주주의까지 위협할 봉쇄 정책이 전세계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는 그 갈림길에 서 있다. 아직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우리의 가장 큰 걱정이며 두려움과 슬픔이 감염 지역을 휘감고 있다. 독일에서 수천 명이 죽고 수만 명이 치료받고 있다. 누구도 감염병이 어떻게 진행되고 언제 치료제가 나올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2차, 3차 대유행이 일어날 수도 있다. 다시 외출금지령이 내려질 것이다. 완치된 사람이 다시 감염됐다는 한국의 뉴스는 큰 걱정거리를 안겨준다.
냉정하게 보면 이번 팬데믹은 지속적인 건강 걱정이 현대의 새 지배 요소가 되는 역사적 순간이 될 것이다. 아무 걱정 없던 코로나19 이전 시기로 돌아가고 싶은 바람은 한낱 꿈이 될 것이다. 팬데믹이 종료돼도 또 다른 팬데믹이 올 것이다. 과거에 핵전쟁의 두려움을 안고 살았던 것처럼, 인류는 이제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살아야 한다고 빌 게이츠는 5년 전 한 강연에서 말했다.

   
▲ 벨기에 브뤼셀의 한 중학교 교실에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앉아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어떻게 이해할까. REUTERS

코로나19 시대의 열쇳말 ‘지속가능성’
인류는 치명적 바이러스의 위험을 과거보다 더 진지하게 여기고, 이 각성은 수많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재화의 글로벌 이동은 이전보다 원활하지 않을 것이다. 공급망이 달라지고 다른 방식으로 산업생산이 될 것이다. 안정적으로 식료품을 수급하려는 조처는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이 도래하리라고 내다본 ‘복지국가’를 고착화할 것이다. 농업 생산, 육류 생산, 모든 종류의 신선 식품 처리는 지속해서 국가의 관리·감독 아래 규제 대상이 되고, 외국산보다 국산을, 이국적인 것보다 친근한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강화될 것이다.
유럽연합은 ‘보호하는 유럽’이 될 것이다. 유엔은 새 역할을 찾아나서고, ‘밀레니엄 목표’ 형태로 더 공정하고 건강하며 안전한 세상으로 가는 시간표가 이미 정해져 있음을 전세계에 상기시킬 것이다. 글로벌 기업은 새 포지셔닝에 따라 새로 조직을 갖출 것이다. 회의 참석을 위한 동선이 훨씬 짧아지고, 연설과 협상은 화상으로 점점 대체될 것이다.
인터넷 대기업은 새 사업 분야에서 성장하고, 특히 노동시장에서 지금보다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다. 기업가는 공장 이전을 깊이 생각할 것이다. 중국에 거대 공장 하나를 세우기보다 생산기지 다섯 개를 세 국가에 분산해 세우는 방식을 선호할 것이다. 비용이 올라가고 효율성이 떨어지겠지만, 위험을 최소화해 생산을 지속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코로나19로 시작하는 시대의 열쇳말이 될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폭넓게 이해되고, 개인 영역을 포함해 모든 인간의 활동 영역에 적용된다. 미국은 자국의 흥청망청 쓰는 생활방식을 개선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서 머잖아 천민 국가 대접을 받을 것이다. 유럽과 중국은 환경보호 문제에서 파트너로서 접점을 찾아갈 것이다.
새로운 세계에 참여하는 일은 흥미진진할 것이다. 계속해 벌어지는 잘못된 흐름을 일단 멈추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떻게 새 패러다임이 펼쳐지고 기존 관념이 수명을 다할지 살펴보는 일은 황홀한 경험이 될 듯싶다.
코로나19 이전 시기를 극복하는 경험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면 끝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최근 부활절 연설에서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불사신 같은 존재며, 계속해 더 빨라지고, 더 높아지며 더 멀리 갈 거라고 너무 오랫동안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오류였습니다.” 오류 수정은 이제 시작만 하면 된다.

ⓒ Der Spiegel 2020년 17호
Am Anfang war das Virus
번역 김태영 위원

울리히 피히트너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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