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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폐기 앞두고 재생 방안 고심

기사승인 [137호] 2021.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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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INESS] 전기차 폐배터리 처리- ① 현황

안리민 安麗敏 <차이신주간> 기자

   
▲ 2021년 8월 독일 베를린에 짓고 있는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배터리 재활용 업체 레드우드머티리얼스는 기가팩토리의 폐배터리를 회수해 처리하고 거기서 얻은 원재료를 파나소닉에 판매한다. REUTERS

전기자동차에는 배터리 수백㎏이 들어 있다. 폐차하면 배터리는 고체 폐기물로 변한다. 적절하게 처리하지 않으면 폐배터리가 환경을 오염시킨다. 신에너지자동차가 내세우는 환경보호, 에너지혁명이란 수식어가 무색해질 수 있다.
중국은 2009년부터 신에너지차 활용을 지원했다. 초기에 쓴 전기 버스와 택시의 내구연한이 끝나 폐차를 앞두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용량이 80% 이하로 떨어지면 계속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배터리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개인 차주는 대부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교체하지 않고 자동차 자체를 폐기한다.

회수체계 필요성 제기
신에너지차 산업이 발전하면서 수명을 다한 배터리는 ‘방 안의 코끼리’(모두 알고 있지만 누구도 말하지 않는 문제)가 됐다. 중국 배터리 제조사 CATL(寧德時代)은 2020년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가 약 14만t에 이른다고 밝혔다. 중국공업에너지절약·청정생산협회 배터리재활용 전문가위원회의 왕판에 따르면 2021년 4월 말까지 중국 신에너지자동차 누적 생산량이 629만 대, 총 배터리 장착 규모가 298기가와트시(GWh)였다. 앞으로 5년 안에 100GWh 넘는 배터리가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정부 업무보고에서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회수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의 신에너지차 산업이 초기 단계를 지났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반시설을 완비하고 제품 수명 전 주기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폐배터리 회수와 재활용은 중요한 분야이며 ‘도시 광산’의 일부다. 배터리 회수·재활용 기업 GEM(格林美)은 ‘폐배터리 회수·재활용 혁신사업’으로 2020년 중국 폴슨기금회에서 주는 ‘지속가능한 발전상’을 받았다. GEM은 2020년도 사업보고서에서 폐배터리 재활용으로 진정한 신에너지차의 ‘녹색성장’을 실현했다고 소개했다.
전기차 폐배터리를 다시 이용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배터리를 직접 분해한 뒤 가치 있는 재료를 회수해 순환 이용하는 재활용(Recycling)과 통신기지국이나 전기자전거 등 다른 분야에서 쓰는 재사용(Reuse)이 있다.
배터리 소재를 기준으로 중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로 나뉜다. 삼원계 배터리는 양극재 재료로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을 사용한다. 리튬과 코발트는 가격이 비싸 배터리를 분해해 회수한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성능이 안정적이고 사용 수명이 길어 재사용에 적합하다.
각 기관과 기업이 발표하는 폐배터리 규모는 신에너지차 보유량과 예상 수명을 기준으로 추산한 결과다. 폐배터리에 관해 업계의 일관된 자료가 없고 시장 규모 예측도 제각각이라는 뜻이다. 앞의 전문가위원회 리양 사무국장은 “폐배터리 규모 예측의 근거를 밝히고 계산법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며 권위 있는 기관이 정기적으로 관련 통계를 발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실무 차원에서 주관 부처는 자동차 제조사가 주도하는 시범사업을 계획했다. 2021년 6월9일 국가공업정보화부는 ‘자동차제품 생산자 책임확대 시범사업 실시방안’을 발표하고 자동차 제조사가 제품 수명 전 주기에서 적극적인 구실을 하도록 촉구했다. 방안에서 관련 기업이 협력해 폐차를 전문적으로 분해하고 배터리를 재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3년까지 자동차 재생자원 종합 이용률 75%, 자동차 재활용률 95%, 주요 부품의 재생원료 비율 5%로 올리는 것이 목표다.
회수는 시작일 뿐이다. 배터리를 분해하고 재사용하는 과정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에너지차가 비교적 젊은 산업이어서 주관 부처와 업계가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배터리 회수와 사용법을 탐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 광둥성 선전에 있는 전기차업체 비야디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배터리 장착 작업을 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용량이 80% 이하로 떨어지면 계속 쓸 수 없다. REUTERS

수익성 높지 않아
재활용과 재사용에서 가장 난감한 점은 배터리를 회수하기 힘든 현실이다. 중국 허페이대학 교수이자 배터리 제조사 궈쉬안첨단기술(國軒高科)의 연구원 부원장인 양쉬라이는 폐배터리가 발생하는 경로를 세 가지로 들었다. 자동차 판매(Sales)와 고객서비스(Service), 부품판매(Spare parts) 등을 맡는 ‘4S 대리점’에서 교체한 배터리, 폐차한 자동차와 배터리 제조사에서 발생한 불량품이다. 현재 배터리 제조 공장에서 발생한 불량품만 공식 경로로 회수한다. 배터리 제조사와 연결된 회수 기업은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나머지 배터리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다. 회수 기업이 폐배터리를 확보하지 못해 수익성은 생각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국가 공업정보화부는 2016년 ‘신에너지차 폐배터리 종합이용규범’을 발표하고 조건에 들어맞는 27개 기업 명단을 공개했다. 배터리 소재 공급업체 화유코발트(華友鈷業)의 자회사인 화유순환과학기술유한공사도 명단에 포함됐다. 바오웨이(鮑偉) 화유순환 총경리는 “공식 경로로 회수하는 폐배터리가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폐배터리를 직접 회수할 수 있는 4S 대리점과 폐차장에는 회수 기업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다.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의 안전 문제도 있다. 바오웨이 총경리는 “보호장치를 갖춘 특수차량으로 폐배터리를 운반해야 한다”며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처리 방식에 따라 비용이 달라진다. CATL 설명서에 따르면 배터리 재활용을 위해 먼저 배터리 모듈을 철저하게 방전시킨다. 이후 자동화 설비와 전문 도구로 배터리셀을 분해한다. 배터리셀은 양극재와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으로 구성됐다. 양극재 재료를 검은 가루로 만들고 용액을 이용해 금속을 분리하는 습식야금법으로 필요한 금속을 추출한다. 전해액과 분리막은 유해성이 없도록 처리한다. CATL은 2015년에 방푸순환과학유한공사(邦普循環科技有限公司)를 인수해 배터리 회수 사업을 시작했다.
생태환경업 관계자들은 “비전문 기업은 아무런 보호 조처도 없이 수작업으로 배터리를 분해한다”며 “전해액을 그대로 버리고 분리막은 소각한다”고 지적했다. 배터리 전해액에는 육불화인산리튬이 들어 있어 그대로 버리면 지하수가 오염된다. 분리막을 소각하면 유해가스가 나온다. 금속을 추출하고 남은 찌꺼기를 그대로 매립하면 토양이 오염된다.
배터리 회수 기업은 안전을 위해 비용을 투입해야 한다. 2021년 1월 후난성 닝샹현에 있는 방푸순환의 창고에 폐배터리 알루미늄 찌꺼기를 너무 많이 쌓아두었다가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가 제대로 진압되지 않아 두 차례 연속 폭발했고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업계 관계자는 “방푸순환은 흑자를 달성한 몇 안 되는 전문 배터리 회수 기업”이라며 “안전사고 발생으로 업계에서 경각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외국 업체 움직임
결과적으로 비전문 회수 기업이라면 운영비용을 적게 지출하고 폐배터리를 고가에 매입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 업체는 그런 경쟁력이 없다. 업계에서 비전문 업체를 퇴출시켜도 물량이 충분치 않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흑자 달성은 폐배터리, 특히 수명이 다한 삼원계 배터리의 발생 규모에 달려 있다. CATL에 따르면 전국의 배터리 재활용 처리능력이 과잉 상태다. 삼원계 배터리의 가치가 높지만 삼원계 폐배터리 발생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테슬라도 초기에는 삼원계 배터리를 썼다. 2017년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 J.B 스트로벨은 회사를 떠나 배터리 재활용 기업 레드우드머티리얼스를 설립했다. 2020년 아마존과 투자사들로부터 약 4천만달러(약 457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스트로벨은 언론 인터뷰에서 ‘역방향 기가팩토리’ 구상을 밝혔다. “배터리 핵심 소재를 회수해 신제품을 생산하는 배터리 가치사슬의 폐쇄 루프를 완성하겠다.”
테슬라와 일본 파나소닉은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를 설립했다. 레드우드머티리얼스가 이 공장의 폐배터리를 회수해 처리하고 거기서 얻은 원재료를 파나소닉에 판매한다. 레드우드머티리얼스는 구체적인 기술과 회수 비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2020년 하반기부터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자 배터리 회수 사업은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회수 가치가 낮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기준으로, 배터리에 사용하는 탄산리튬의 시장가격이 t당 7만2천위안(약 1280만원)에 이르러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분해해 회수하면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상하이메탈마켓(SMM) 자료를 보면 2020년 10월부터 배터리에 사용되는 탄산리튬 가격이 올랐다. 2021년 6월24일에는 t당 8만7500위안으로 장을 마감했다.

ⓒ 財新週刊 2021년 제25호
退役電池何處去
번역 유인영 위원

안리민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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