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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침체 우려에도 외국인투자 약 2배 늘어

기사승인 [151호]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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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SINESS] 베트남 부동산 열풍- ① 현황

양민 楊敏 <차이신주간> 기자

   
▲ 베트남 수도 하노이 관광의 중심지인 호안끼엠호수 뒤로 보이는 고층 빌딩과 아파트들. 2022년 2분기 하노이의 아파트 분양가는 2배 가까이 뛰었다. REUTERS

세계경제 전망이 암울한 상황에서 외국인투자가 가장 활발한 지역은 어디일까? 베트남도 필수 선택지 중 하나다. 중국 베이징에 거주하는 투자자 저우훙은 2022년 7월 처음 호찌민을 방문했다. 세계 주요 지역의 부동산을 보유한 그는 호찌민과 하노이의 고급 아파트를 한 채씩 사들였다. 그는 “경기가 쇠퇴할 때 새로운 성장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개방적 대외정책, 상대적으로 저렴한 토지와 노동시장, 효율적인 코로나19 방역에 힘입어 베트남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외국인투자자의 주목을 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기업의 생산기지 이전으로 2022년 1~7월 베트남 제조업 분야의 외국인투자가 100억달러가 넘어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외국자본이 주목하는 또 다른 투자 분야는 부동산이다. 베트남 기획투자부 외국인투자청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7월 외국인의 베트남 부동산 투자는 177% 늘어난 32억달러에 이른다.
세계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각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의 부동산시장은 열기가 식었다. 하지만 베트남은 상승세를 보였다. 종합부동산서비스업체 존스랭라살(JLL·Jones Lang LaSalle Incorporated) 자료를 보면, 2022년 2분기 경제 중심지 호찌민과 수도 하노이의 주택가격이 동반 상승했다. 호찌민의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제곱미터(㎡)당 3173달러(약 460만원)로 23.5% 올랐고, 하노이는 1830달러(173% 상승)로 뛰었다.
6월 싱가포르 부동산개발사 캐피털랜드(凱德集團)가 호찌민 중심부 1군에서 고급 주택단지 제니티(ZENITY)를 분양했다. ㎡당 평균가격이 6500달러였다. 베트남의 부동산 투자자는 “이 정도는 호찌민 1군에 있는 아파트 중에서 저렴한 가격”이라며 “다른 아파트 단지는 가격이 ㎡당 1만~2만달러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 2022년 4월 베트남 냐짱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부동산개발사 빈그룹 팜퓟袁 회장. 2017년 설립한 전기자동차업체 빈패스트는 2022년 4월 미국 증시에 상장신청서를 제출했다. REUTERS

부의 축적
베트남 동남부에 있는 호찌민은 베트남 최대 도시이자 5개 중앙직할시 중 하나다. 경제, 무역, 교통, 문화의 중심지다. 호찌민의 행정구역은 19개 군과 5개 현으로 구성됐다. 1~12군은 숫자로 이름 붙였다. 1군에 상업시설과 정부기관, 각국 외교 공관, 유명 관광지가 몰려 있다. 부동산 가격이 가장 비싸다. <사이공타임스> 등 베트남 언론들은 베트남 부동산기업 반틴팟(VTP)그룹의 주선으로 2022년 4월13일 홍콩 청쿵그룹(長實集團)과 일본 오릭스(ORIX)그룹 대표가 호찌민 시장을 만나 투자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자오궈슝 청쿵그룹 상무이사는 “우리는 완전히 설득당했다”고 말했다. 청쿵그룹은 투자를 결정할 때 두 가지 조건을 확인한다. 현지 정부의 지원이 있는지와 가치 있는 현지 협력사를 확보했는지다. 베트남은 시장이 폐쇄적이어서 청쿵그룹은 현지 협력사와 공동개발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중국 여성 부호 쯔엉미란이 창업한 반틴팟그룹은 부동산, 교통기반시설, 금융서비스 등 여러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다. 호찌민의 황금 상권에 건물 여러 채를 보유하고 있다. 홍콩 기업인 추납기가 쯔엉미란의 남편이다. 청쿵그룹은 베트남 투자계획과 협력사 선택에 관한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8월8일 세계은행은 베트남의 2022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5%, 2023년 성장률을 6.7%로 예상했다. 개혁·개방 정책에 따라 경제가 성장하면서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투자처로 떠올랐고 부를 쌓는 기적을 써 내려가고 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부동산은 베트남의 부호를 만들어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022년도 부호 순위를 보면 베트남에 억만장자가 7명 있다. 그들의 자산은 모두 212억달러로 역대 최고였다. 베트남 최고 부호는 부동산개발사 빈(Vin)그룹의 창업자 팜퓟袁 회장이다.
올해 54살인 팜퓟袁 회장은 부동산으로 시작해 교육, 호텔, 의료보건으로 사업을 확장했고 최근에는 자동차를 만들어 주목받았다. 그는 2017년 설립한 전기자동차업체 빈패스트(VinFast)의 상장신청서를 2022년 4월 미국증권거래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상장에 성공하면 베트남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가 될 것이다.
두 번째 부호도 부동산과 관련 있다. ‘철강왕’으로 불리는 호아팟그룹(Hoa Phat)의 쩐딘롱 회장이다. 2021년 건축용 철재와 강관 판매가 강세를 보여 자산가치가 급등했다. 노바(Nova)그룹의 부이탄년 회장은 베트남 최대 부동산기업 노바랜드인베스트먼트를 보유하고 있다. 2022년 처음으로 베트남 억만장자 명단에 올랐다.
“도시화와 산업화가 베트남의 경제성장을 촉진했다. 중산층이 늘고 외국인 직접투자가 활발해졌으며 대도시가 빠르게 성장했다.” 로날드 테이 캐피털랜드 베트남법인 대표는 “베트남은 캐피털랜드의 핵심 시장”이라며 “앞으로 5년 동안 베트남에서 자본투자를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은행 자료를 보면 2021년 베트남의 도시화 비율은 38%로 중국의 2002년 수준과 비슷하다. 베트남 정부는 2021년 3분기부터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조정해 출입국 통제를 완화했고, 경제가 점차 고속성장 궤도로 돌아갔다. 베트남 통계국 자료를 보면 2022년 상반기 베트남의 GDP 성장률은 6.42%였다. 2020년 상반기(2.04%)와 2021년 상반기(5.74%)보다 높았다. 제조업이 여전히 성장동력이고 성장률이 9.7%에 이른다. 공업과 건축업이 7.7%, 서비스업이 6.6%를 기록했다.

분할된 시장
부동산은 억만장자를 배출하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평범한 국민의 꿈도 담고 있다. “캄보디아나 타이에 비하면 베트남 현지 투자자는 예전의 중국인과 비슷하다. 땅을 사고 집을 마련하는 것을 동경한다.” 대만에서 온 샤오차오위안은 베트남에서 가공공장을 운영하다 부동산 투자가 더 유망하다고 판단해 부동산중개업으로 업종을 바꿨다. “베트남의 평범한 국민이 선택할 투자 방법이 별로 없다. 주식과 보험 투자도 보편적이지 않아 부동산이 중요한 투자 방식이다. 지역 격차가 커서 주요 자원이 호찌민과 하노이에 집중되고 시장 수요도 크다.”
베트남의 중산층도 두꺼워졌다. 영국의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프랭크(Knight Frank)가 발표한 ‘2021 부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베트남에서 순자산이 100만달러 이상인 자산가가 7만2천 명이었다. 누적 증가율(59.2%)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2026년에는 11만5천 명으로 늘어난다. JLL 베트남 연구책임자 네티후옌짱은 “외국인투자자는 베트남의 고급주택을 선호하고 현지 투자자는 대부분 중급주택을 선택한다”며 “최근에는 고급주택을 매입하려는 베트남 부유층이 늘었다”고 말했다.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온 외국인투자자는 베트남 고급주택 시장의 주력이다. 대외개방 정책을 계속 확대한 덕분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베트남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지자 2010년 베트남 정부는 정책을 완화했다. 외국에 거주하는 베트남 교민이 본국에서 부동산을 매입하도록 장려해 부동산 거래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일부 교민이 부동산 담보대출을 이용한 갭투자와 전매 등 투기 방법을 동원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렸고 시장이 불안정해졌다.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2011년 1월 베트남 정부는 은행 대출을 규제했다. 대출 한도액을 정하고 주식과 부동산, 사치품 소비 등 비생산성 업종에 대한 투자를 제한했다. 그러자 부동산시장이 다시 얼어붙었다.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개발 중이던 주택단지는 시공을 중단했다. 부동산 투자자 니니는 “2012년 베트남 집값이 최소 40% 떨어졌고 2015년 정부가 외국자본 진입을 허가한 다음에야 시장이 회복됐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2015년 7월 베트남 정부는 주택법을 개정해 부동산시장을 개방하고 외국투자자를 불러들였다. 이 법에 따라 베트남 비자가 있는 외국인과 외국의 투자펀드, 은행, 기업의 베트남법인 또는 대표처가 아파트, 토지사용권, 타운하우스, 단독주택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에 두 가지 제한을 뒀다.
베트남 국민과 결혼한 외국인을 제외한 외국인 주택 매입자의 주택 소유권 기한은 50년으로 제한됐다. 외국인이 구매할 수 있는 주택의 면적과 수량에는 제한이 없지만, 동일 아파트단지 또는 지역 단위에서 한 채만 소유할 수 있다. 개발사는 한 아파트단지의 30%, 타운하우스는 10%까지만 외국인에게 팔 수 있다. 외국인 주택 매입자는 현지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렵다.
중국과 베트남의 외교관계가 개선된 것도 베트남 부동산시장의 회복에 기름을 부었다. 2017년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제25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비공식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트남을 방문하고, 베트남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중국-베트남 우호의 새로운 국면을 열자’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이후 많은 중국 기업인이 베트남을 방문해 공급처 이전과 현지 공장 설립 가능성을 타진했고, 베트남에 대한 중국 투자자의 관심이 고조됐다.

몰려오는 중국인
“2018년과 2019년 많은 중국 기업인이 베트남을 방문하고 부동산시장을 둘러봤다. 그때 사람들은 상하이 투자 기회는 놓쳤지만, 호찌민에 투자할 기회는 놓칠 수 없다는 각오를 다졌다.” 베트남의 부동산 투자자는 “당시 중국 기업인들은 호찌민을 ‘제2의 상하이’라 생각했고 투티엠신구(신도시)를 ‘베트남의 푸둥’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갈수록 많은 중국인이 베트남에 관심을 보였다. 어떤 기관은 한 번에 주택 수백 채를 매입했다. 기업인이 현지 시찰 뒤 공장을 이전하지 않아도 베트남의 땅이나 주택에 투자했다.” 니니가 근무하는 중국의 대형 펀드회사는 2004년부터 베트남 투자를 연구했고 2014년부터 베트남에 대규모 투자를 했다.

ⓒ 財新週刊 2022년 제32호
越南房地產虛火
번역 유인영 위원

양민 economyins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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