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모든 생산공정 지역화 땐 차가격 30% 인상 불가피

기사승인 [151호] 2022.11.01  

공유
default_news_ad1

- [FOCUS] 중국 의존 벗어나기- ② 암울한 전망

지몬 하게 Simon Hage
마르틴 헤세 Martin Hesse
<슈피겔> 기자

   
▲ 광물 자급자족에는 한계가 있다. 아우디 이트론의 베터리셀에 들어가는 리튬은 중국에서,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수입한다. 콩고 남부에 있는 한 노천광산에서 노동자가 구리와 코발트가 든 자루를 옮기고 있다. REUTERS

반도체보다 부피가 큰 자동차부품의 경우 공급망이 항상 더 지역적이었다. “대만의 아주 작은 공장 홀로 전세계에 반도체를 공급할 수 있다. 하지만 케이블이나 전기시스템의 경우는 불가능하다.” 독일 뉘른베르크에 있는 자동차부품업체 레오니(Leoni)의 알도 캄퍼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아우디 브뤼셀 공장 조립라인1에서 레오니가 생산한 전기시스템을 조립한다. 작업복을 입은 노동자들이 섀시에 검은 튜브로 구성된 프레임을 고정하고 있다. 두꺼운 전기선이 일종의 중추 구실을 하는데, 전기선의 양옆과 끝부분에 수많은 케이블이 연결됐다. 레오니의 튀니지 공장에서 납품된 특별저압(ELV) 전기시스템이다. 몇 공정을 지나면, 레오니가 루마니아 공장에서 생산한 고전압 배전시스템을 전기구동장치에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배터리, 삼성SDI 제품
각 자동차의 전기시스템은 모두 상이하다. 고객마다 개별적으로 선택한 자동차 옵션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기시스템 제작은 상당히 노동집약적이다. 레오니는 인건비가 저렴하면서도 고객들의 위치에서 화물차량으로 가는 데 5~8일 이상 걸리는 곳은 피해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있다. ‘적기생산방식’(Just In Time) 납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오니는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 남동유럽에서 북아프리카까지 생산기지를 최대한 분산했다.
케이블이 연결되는 전기시스템의 플러그는 TE커넥티비티의 중국 공장 등에서 납품받는다. 중국이 팬데믹으로 주요 항만을 봉쇄하면서 전기시스템의 일부 공급망이 붕괴했다. 이에 레오니는 플러그 제조업체들과 여러 국가의 공장들로 플러그 생산을 분산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알도 캄퍼 CEO는 “레오니가 오래전부터 추진하는 지역화 외에 리스크를 분산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레오니는 이에 맞춰 생산을 조정한다. 케이블 제작업체 레오니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폭격 등 직접적 위협에서 우크라이나 서부에 있는 자체 공장들을 폐쇄하자, 폴크스바겐 등 자동차업체들의 자동차 생산이 연쇄적으로 중단됐다. “우크라이나에 있는 두 공장의 생산 용량을 루마니아, 튀니지, 모로코 등 다른 생산기지로 이전하고 있다.”
브뤼셀의 이트론 공장에는 배터리만 생산하는 라인이 별도로 있다. 생산라인 5곳에서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를 조립한다. 배터리는 두 차축 사이의 차 바닥 공간을 대부분 차지한다. 침대 크기의 틀에 모듈이 부착되고 전선으로 엔진과 연결된다. 이후 테스트를 통과하면 이트론으로 조립된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는 글로벌 가치사슬 차원에서 이해하고 통제해야 한다고 아우디 이사회 멤버이자 조달 및 정보기술(IT) 총괄인 디르크 그로세로아이데는 말한다. 그런데 이 핵심부품은 한국 삼성SDI에서 납품받는다. 삼성SDI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북부의 괴드 공장에서 배터리셀을 생산해 화물기차로 브뤼셀에 운송한다.
아시아 대기업들이 유럽으로 집결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다. 그로세로아이데는 “우리는 주요 아시아 생산업체들이 유럽에서 배터리셀 생산을 지역화하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 LG는 폴란드에, 글로벌 배터리 선도기업 중국의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은 독일 에르푸르트에 공장을 가동한다. 이들 반도체 기업은 아우디에도 반도체를 납품할 예정이거나 현재 납품 중이다. “우리는 다양한 수급처를 원하며,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광물 자급자족에는 한계가 있다. 원자재는 대부분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수입한다. 삼성은 이트론의 셀에 들어갈 리튬은 중국에서, 코발트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수입한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광산에는 불법 아동노동이 만연해 있다. 납품업체의 불법적 관행은 원청기업의 이미지에 좋지 않다.

배터리 재활용도 중국이 선두
대기업들은 이제 공급망을 직접 관리·감독하려 한다. 아우디 모회사 폴크스바겐은 현재 잘츠기터 공장의 배터리셀 생산에 대대적으로 투자한다. 그리고 폴크스바겐, 포르셰, 아우디 등 그룹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 대량생산을 위해 리튬 광산 참여를 계획 중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 얼마나 대가를 치러야 할까?
배터리셀에서 반도체까지 대부분의 부품을 유럽에서 생산하거나 조달할 경우, 얼마나 비싼 영수증이 청구될지는 불분명하다. 회계감사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자동차부문 총괄 펠릭스 쿠네르트는 “전체 생산공정을 지역화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은 자동차 가격을 약 30% 인상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의 자동차 전문가인 펠릭스 모게는 “향후 생산기지 결정에서 인건비의 중요도는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숙련노동자 부족에 따라 대규모 공급망의 유럽 이전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에너지 가격 인상은 원자재 자급에 브레이크를 걸 것이다. 에너지 가격 인상으로 아시아나 미국에 견줘 유럽에서의 자동차 생산비는 비싸질 것이다. 따라서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자동차는 향후 경쟁력이 줄어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모든 단계의 생산을 유럽으로 되가져오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러시아, 아시아, 미국,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에 여전히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로세로아이데는 “특정 광물과 소재는 글로벌 공급망을 거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도움이 되는 것은 순환경제다.” 아우디는 알루미늄에서 순환경제를 이미 시작했다.
소재집약적 자동차산업이 포기할 수 없는 차후 주요 단계는 리사이클링(재활용)이다. 리사이클링에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먼 여정이 남았는지는 배터리 사례에서 잘 알 수 있다. 싱크탱크 ‘미래이동성전국플랫폼’은 “배터리 리사이클링에서 중국은 국제적으로 선두주자”라고 말한다. 독일과 유럽의 리사이클링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 리사이클링이 광물 수급을 대폭 개선하려면 2040년은 돼야 한다. 2040년이면 이트론은 이미 과거의 모델이 돼 있을 것이다.

ⓒ Der Spiegel 2022년 제32호
Alle Wege führen nach China
번역 김태영 위원

지몬 하게 economyinsight@hani.co.kr

<저작권자 © 이코노미인사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